작년 기대수명 78.6세, 전년보다 0.1년 감소

    대부분 선진국의 경우 주민들의 평균 기대수명이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것과는 달리 미국의 경우 자살과 약물남용으로 사망자가 늘면서 평균 기대수명이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공개한 연례통계에 따르면 미국은 금세기 중 지난 1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기대수명 감소 추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명감소 추세는 미국이 아직도 급증하는 약물과 자살위기 속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대수명은 사회의 건강을 나타내는 신뢰할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전문가들로부터 우려를 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 보도했다.

     공공보건 및 인구통계 전문가들은 미국이 1차 대전이 발생했던 지난 1915~1918년 이후 최악의 수명감소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당혹해하는 것으로 WP는 전했다. 1차 대전 기간 미국 내에서 유행성 독감으로 67만5,000명이 사망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5,000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CDC 산하 국립보건통계센터에 따르면 2017년에 출생한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78.6세로 나타났다. 한해 전인 2016년에 비해 0.1년이 감소한 것이다.

     남성의 경우 평균 기대수명은 76.1세로 2016년에 비해 0.1년이 감소했다. 여성은 81.1세로 2016년과 변동이 없었다. 반면 2017년 중 약물 남용에 따른 사망자는 7만237명으로 전년도의 6만3,632명에 비해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이른바 마약성진통제(opioid) 남용에 따른 사망도 4만7천600건에 달했다. 펜타닐과 헤로인 등 길거리 마약 및 처방 마약 남용에 따른 것이다. 특히 길거리 마약 가운데 펜타닐이 헤로인을 제치고 최대 수요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99년 이후 약물 남용에 따른 사망자 수는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마약성진통제로 인한 사망자는 거의 6배 이상 늘어났다. 약물 남용에 따른 사망자 수는 지역별로는 웨스트버지니아주가 주민 10만명당 57.8명으로 가장 높았고 반면 네브래스카주는 10만명당 8.1명으로 가장 낮았다. 약물 남용 외에 기대수명 하락에 영향을 미친 주요인으로는 지난 겨울 독감에 따른 사망급증과 만성 하기도감염, 알츠하이머, 뇌졸중과 자살 등의 사망자 증가가 지적됐다. 반면 암으로 인한 사망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CDC는 매년 12월 보건통계보고서를 발간해오고 있으며 2017년 보고서는 연 3년째 기대수명의 하락세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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