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년간 입양아 캠프 이끌어온 공로 인정받아

   
    지난 29년간 콜로라도 한인 입양아 캠프의 코디네이터로 활동해온 박수지씨가 11월 16일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에서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박수지씨는 현재 캐헵 클리닉에서 약학박사로도 재직 중에 있다.  이번 국민훈장은 제12회 세계한인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정부가 해외에 거주하는 한인들 가운데 다양한 분야에서 현격한 공로를 세운 94명에게 포상이 이루어졌으며, 콜로라도에서는 박수지씨가 유일하게 수여했다. 다음은 박수지 씨와의 일문일답이다.

    포커스 : 축하 드립니다. 어떤 계기로 국민훈장을 받게 되신 건가요?

    박수지 : 제가 1990년부터 입양아 캠프를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에 헤리티지 입양아 캠프에 박준용 샌프란시스코 총영사님이 참석을 하셨었어요. 직접 현장을 보시고 저를 추천해야겠다고 생각하셨던가 봐요. 본래는 훈장 수여식이 10월 5일에 한국에서 있었는데 제가 한국까지 다녀올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샌프란시스코 영사관을 통해서 전수받게 된 것입니다.

    포커스 : 국민훈장을 받은 것은 콜로라도 한인사회에도 경사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박수지 : 이런 일이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감사드리고 싶은 분들이 너무 많아서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우선은 대한민국 정부에 감사를 드립니다. 세계 각국에 나가 있는 한인들을 잊지 않고, 동포로서 기억을 하고 돌보고 있다는 점에 대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로서는 한국을 떠나와 미국에 정착을 하고 미국 시민권을 갖고 살고 있지만, 가슴에는 항상 우리 민족이 첫째이고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좋은 일로 대한민국이 세계에 알려지는 게 우리가 원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마음을 한국 정부가 알아주는 것 같아 참 감사합니다. 그리고 그 동안 도움을 주신 주위의 많은 단체, 교회, 주간 포커스 신문사 등에서 항상 성원을 해주시고, 모금에도 협조해 주셨습니다. 또 부모님께서는 정직하게 남을 도와라 라는 말씀을 항상 들려주셨어요. 또 시어머님께서도 제가 공부하는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새벽기도를 하셨어요. 저의 남편 또한 항상 배려를 해주시고, 내가 힘들어 못한다고 할 때도 해야 한다 라면서 협조를 해주었어요. 한인 사회에서 동포들이 참여를 다 해주셨기 때문에 이런 일이 성과가 이루어진 것이죠. 저 혼자 한 일이 아닙니다. 감사를 어떻게 다 전해야 할 지 모르겠어요. 그래서 지면을 통해서라도 그 동안의 협조에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포커스 : 그 동안 어떤 활동들을 하셨나요? 

    박수지 : 제가 정말 어렵게 공부를 했어요. 미국을 처음 왔을 당시에 학비가 너무 비싸서 공부를 할 수 없었는데 미군에 다녀오면 대학교 학비를 대준다고 해서 미군에 지원을 했어요. 그리고 공부를 했는데, 공부가 군인생활보다 더 어려웠어요. 그런데도 공부를 잘 마쳤어요. 그리고 느낀 것은 나만 잘 살면 안되겠다, 남을 위해서, 이웃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났더니 주변에 할 일이 굉장히 많은 거예요. 그 중에서 2세를 키우는 데 관심을 갖고, 1990년에 라이온스 클럽에 장학사업을 창설했어요. 그렇게 해서 2세들에게 장학금을 주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같은 해에 헤리티지 캠프를 시작했고, 1992년에는 비영리재단으로 등록을 하고 지금까지 한번도 빠지지 않고 매년 해 왔어요. 어떤 해에는 정말 몸이 너무 아파서 꼼짝을 못하는 상태에서도 캠프에 다녀왔었고요. 그리고 의료보험이 없거나 돈이 없어서 병원 치료를 제대로 못 받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비영리재단인 캐햅(CAHEP)도 조직해서 매년 한인 사회뿐 아니라 범 아시아 민족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어요. 또 최근에는 UN군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비 설립 활동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포커스 : 이번 훈장은 입양아 캠프 활동에 대한 것인가요?

    박수지 :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에서는 입양을 보내놓으며 그 다음은 사실 모르잖아요. 그래서 그 동안 다리를 많이 놓았어요. 입양을 온 아이들이 비록 미국에 와서 살고 있지만 우리의 피를 가진, 한국 혈통이잖아요. 아무리 엄마 아빠에게 미국 교육을 받고, 영어를 사용하지만, 뿌리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한국인이라는 정신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요.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성장하고,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어서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어 주어야 합니다. 이런 걸 우리가 하지 않으면 저절로는 알 수 없는 일이예요. 입양아들이 무조건 알기를 바랄 수는 없어요. 이 일을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봐요. 제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포커스 : 젊은이들에게 들려주고 말씀이 있으시다면?

    박수지 : 저는 34살에 미국에 왔고, 이미 아이 엄마가 된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이 나라의 시스템을 알려면 공부를 하는 게 가장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하지만 등록금이 너무 비쌌어요. 그래서 미군에 지원해서 4년 동안 군복무를 했었던 겁니다. 그리고는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에서 약대를 다녔고 대학병원에서 근무를 하면서, 다시 박사까지 공부를 했어요. 그런데 약대 학장이 어떻게 알고 찾아와서 제가 굉장히 학생들에게 굉장히 좋은 롤 모델이라고 강의를 요청해 와서 학생들에게 강의도 했습니다. 제가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저의 이야기가 자극이 되어서 각자의 삶이 바뀌기를 바랍니다. 읽으시는 분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포커스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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