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메트로폴리탄 스테이트 대학, 남성 건강학 부전공 개설

    최근 덴버 메트로폴리탄 스테이트 대학(Metropolitan State University of Denver)에서 남성 건강학 강의가 개설되면서 과도한 남성성으로 인한 해악을 연구하고 있다. 이는 미국 내 최초로 남성 건강 관련 강의이며, 스티브 리스먼(Steve Rissman) 교수가 강의와 연구를 맡고 있다. 리스먼 교수에 의하면 현대 사회에서 남성들이 그다지 잘 수행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 못하다. 남성들은 자살을 포함한 다양한 요인들로 여성들보다 평균 5년에서 7년 가량 일찍 사망한다. 

    미국질병관리센터(CDC)에 따르면 주요 사망 원인 10가지 중 대부분의 요인에서 여성보다 남성의 사망 가능성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너무나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대부분의 성인 남성들은 물론 청소년들도 자신들의 상황과 위치에 대해 혼란스러워하며, 이는 분노 및 적대감과 뒤섞이고 있다”고 리스먼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남성들에게 허용된 감정은 오직 ‘분노’라는 말을 해왔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이치에 맞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고 리스먼은 덧붙였다.

    하지만 현대 남성들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두려움’이나 다른‘부드러운’ 감정들이 억압됨으로써 신체적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의 문제까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리스먼 교수가 강조하는 부분이다. “만약 남자들이 자신의 취약함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도움을 구할 수 없을 것이고, 자연히 장기적으로 더욱 큰 문제를 만들어내게 될 것이다”라고 리스먼은 강의한다.  현대 사회는 소년들에게 “원하는 것을 표현하지 말라. 그 대신 강하게 나가라”고 가르치고, 이런 가르침은 때로는 화를 내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방법은 오늘날 남자들이 일찍 사망하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그저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상황이다.

    그러나 리스먼 교수는 남자들이 부딪친 이런 문제를 당연한 것으로 치부하지 않고, 자신의 남성 건강 강의를 통해 원인과 함께 문제 해결 방법을 조사하고 있다. 리스먼 교수의 수업은 미국에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남성 건강(Men’s Health)에 대한 강의이며, 현재 메트로폴리탄 스테이트 대학의 모든 전공 과목에 오픈되어 있다고 한 대학 관계자는 말했다. 향후 10년 간 리스먼 교수가 이끌어갈 이 코스는 젊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분노와 불안 문제에 대해 상담과 조언을 들려주고, 이를 토대로 남성들의 질병과 정신 건강에 대한 광범위한 연구로 이어질 예정이다. 

    개설된 강의들은 ‘남성과 화’ ‘남성의 건강’ ‘문화를 통해 보는 남자’ 등이며, 봄 학기에는 ‘아버지와 부성’이 새로 추가된다. 리스먼 교수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문화적 시각을 통해 남성들을 관찰하고 남성의 건강을 해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수업은 남학생들뿐 아니라 여학생들에게도 열려 있다. 이에 대해 리스먼 교수는 “이 뿐 아니라 정말로 많은 여성들이 '남자들은 도대체 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거지?'라고 묻고 있다. 이에 대해 아마 우리가 몇 가지 답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언급하며, "이 프로그램들이 남자들로 하여금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남성 건강 부전공 과목을 수강한 의대생 폴린 자모라(Pauline Zamora)는 "그 동안 여성의 건강에 대해 말하는 많은 수업들이 여성들에게 제공되는 것은 보아왔지만, 남자들의 상처를 조명하는 수업은 이제껏 본 적이 없다"라고 말하며 "수업이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여자인 내가 남자들과 더 잘 소통할 수 있게 해주었고, 남자들이 침묵 속에서 고통 받고 있으면서도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을 위해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응급 의료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가르시엘라 토레스(Garciela Torres)는 자신의 아버지와 오빠를 이해하고 남자들이 어떻게 건강 관련 문제에 반응하는지를 이해하고자 해당 강좌를 신청했다. “남자들의 문제에 대해 이전보다 더 이해를 넓히게 되었고, 상황을 이해하게 되면서 판단하고 비판하기를 줄이게 되었다. 응급 구조 상황에서도 남자와 여자가 스트레스와 두려움에 다르게 반응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되었고, 응급 구조사로서 이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에 대한 이해도 얻을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앤드류 팍스(Andrew Parks)는 리스먼 교수의 수업을 통해 “사회적 변화가 남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배웠으며 긍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더 이상 남자로 성장하는 것에 대한 성인식 같은 의식이나 의례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 더 이상 젊은 남자들을 이끌어줄 어른들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많은 경우에서 남자들은 자신들의 약점을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여자들과 싸우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국립 흑인 남성의 건강 네트워크(National Black Men’s Health Network)의 설립자인 진 본호메(Jean Bonhomme)는 "우리는 성으로 나누어서 특별히 남성의 건강을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들의 죽음, 질병, 장애는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시간 낭비와 생산성을 저해하고, 가정의 안정을 위태롭게 한다"라고 지적하며 “질병과 장애로 인해 소외된 남성들은 직접적, 감정적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성과 어린이의 건강을 약화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리스먼 교수는 최근의 수업을 통해 “많은 가정에서 자녀들이 배우고 모방할 수 있는 아버지의 역할 모델이 없으며 대부분의 가정에서 자녀 교육에 대한 책임을 여자들에게 전가하는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관찰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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