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영어 말배우기만이 영어에 대한 언어적 직관과 신체적 능력 및 실용적 자원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이유는 읽기나 쓰기 및 문법 영역의 ‘문자 언어’나 듣기 영역의 ‘청각 언어’가 아닌 입으로 구사하는 ‘회화’즉‘말’만이 언어의 종합적인 영역과 현상을 가장 많이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회화만이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및 문법까지 이르는 언어의 모든 영역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영역간의 보상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즉, 문자 언어나 청각 언어 또는 문자 언어와 청각 언어를 모두 정복한다고 해서 문자 언어와 청각 언어학습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회화능력이 저절로 보상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실제로 오랫동안 문자영어와 청각 영어에 몰입했던 수많은 영어학습자들을 통하여 쉽게 검증된다. 토익이나 토플의 고득점자들은 모두 문자영어와 청각 영어에 능통한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그들 가운데 회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회화능력이 심각하게 결여되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이 영역간의 보상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역간의 보상이 없다는 것은 그 반대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현대의 언어교육은 대부분 활자로 인쇄된 교재를 활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회화능력의 습득 훈련과정에서 문자 인식 과정을 반드시 거치게 된다. 또한 회화에는 듣고 말하기 과정이 있기 때문에 청각 언어능력 터득을 위한 기초과정이 필수적으로 발생된다. 이것은 마치 피아노 연주를 배우는 과정에서 악보를 읽을 수 있는 능력과, 음을 구분하여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자연스럽게 터득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문자 언어나 청각 언어교육은 각 영역의 특성상 회화 터득 과정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회화능력의 습득이 어렵지만, 회화 교육과정에는 문자 언어 및 청각 언어 훈련과정이 자연스럽게 포함되기 때문에 언어의 종합적인 현상 즉, 듣기와 말하기, 읽기, 쓰기 및 문법능력까지 모든 것을 동시에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필요충분조건이 되는 것이다.  그러면 BTM이 제공하는 언어습득의 필요충분조건으로서의 말배우기 과정은 무엇이며, 성공적인 말배우기는 무엇인가?

    BTM이 제시하는 말배우기 과정은 효율적인 인풋을 최대한 활용하여 가능한 한 많은 실용적인 표현들을 유창하게 익혀서 보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즉, 학습자들에게 공급되는 효율적 인풋에 대하여 양적, 질적, 실용적 기준을 각자의 상황에 따라 극대화하여 보유하도록 하는 과정이다. 그와 같은 말배우기 과정을 위하여 BTM은 학습자가 필요로 하며, 최대한 흥미롭고, 실용적이며, 간단하고, 이해되는 효율적 인풋을 제공하고, 학습자들이 항상 반복하여 듣고, 따라하며, 독백하고, 유의적인 ‘말하기 연습’에 몰입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준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위의 모든 것이 말하기 중심이 아닌 말배우기 중심의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말을 하기 위한 여건’과 ‘말을 배우기 위한 여건’은 분명히 다르다. 다수의 원어민을 동원하여 아무리 좋은‘말하기 여건’을 제공한다고 해도 영어를 못하는 학습자들에게는 무의미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영어를 못하는 학습자라고 해도 단 한 명의 원어민 없이 편안하고 실용적인 ‘말 배우기’ 여건을 제공하면 효율적으로 영어를 배우고 유창하게 말할 수 있게 된다. 즉, BTM은 말을 배우고 익혀두면 말하기는 상황에 따라 발생되는 자연적인 기능으로 보는 것이다.

    한편, BTM은 제공되는 인풋에 대하여 학습자가 자유자재로 옵션을 선택하여 속도 조절, 자기 녹음, 반복 플레이, 따라하기, 듣기, 일대일 대화하기 등의 기능을 학습자의 수준과 능력에 따라 활용할 수 있는 btmPlayer라고 하는 인터넷 학습 장비를 통하여 학습자의 학습효율을 높인다. 그러면 BTM이 말하는 성공적인 말배우기란 무엇인가? 성공적인 말배우기의 기준을 계량화 하는 것은 어려울뿐만 아니라 무의미할 수도 있다. 사람에 따라 환경에 따라 변수가 많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BTM은 성공적인 말배우기의 기준으로 각자의 일상생활을 영어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수준을 제시한다. 즉, 자신의 일상생활과 연계된 상황에서 무난하게 영어로 의사 소통이 될 수 있을 정도면 성공적인 말배우기로 볼 수 있다. 여기서 무난하게 의사 소통을 할 수 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완벽하게’라는 것은 아니다. 가령 3-4세의 어린 아이들은 하루종일 유창하게 떠들어 대지만 실제로 사용되는 어휘는 불과 3~400 개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그것을 표현의 유형으로 나누어 본다면 많아야 100 마디 이상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다.

   3~4세의 아이들은 생활 반경과 만나는 사람들이 지극히 제한적이며, 대화의 소재 역시 지극히 제한적이다. 자세히 관찰해보면 발음도 상당 부분 불분명하고, 서투른 표현도 많다. 용법도 부정확한 경우도 종종 발견된다. 즉, ‘완벽하게’라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일상의 생활에서 의사 소통을 무난하게 잘한다. 그렇지만 학교에 입학하고, 상급 학교로 진학하고, 직장을 갖고, 사회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일상생활의 반경과 그로 인하여 연계되는 상황은 3~4세의 어린이가 마주치는 환경과는 천차만별이다. 따라서 각자가 마주치는 상황에서 영어로 무난하게 의사 소통을 하기 위하여 요구되는 표현의 양은 상대적으로 다르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할 것은 일상생활과 연계된 표현들은 대부분 관용적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관용적 표현이라는 말은 해당 언어의 문화와 역사 및 전통을 배경으로 토착화된 표현으로 있는 그대로 배우지 않고는 알 수 없는 표현들이라는 점이다. 모르면 못할 수밖에 없는 말들이 관용적 표현들이다. 말배우기만이 영어에 대한 언어적 직관과 신체적 능력 및 실용적 자원을 동시에 균형적으로 습득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지만 아무 말이나 배운다고 해서 그와 같은 습득의 효과가 똑같이 발생한다는 것은 아니다. 어떤 말을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이처럼 말배우기에 제공되는 영어와 말배우기의 과정에 해당하는 인풋은 영어습득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BTM은 그와 같이 중요한 인풋의 선별기준으로 인풋-아웃풋 작업가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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