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한반도 평화 미사’참석

    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미사’는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했다.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청의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미사 후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제로 한 연설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교황청 기관지를 통해 "교황청과 북한의 교류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자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에 실린 ‘교황 성하의 축복으로 평화의 길을 열었습니다’라는 제목의 특별기고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기 위한 전인미답의 길을 걸어가는 동안 화해와 평화를 위한 ‘만남의 외교’를 강조하신 교황 성하의 메시지를 항상 기억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의 평양 방문 때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여 김희중 대주교께서 함께 가셨다. 남·북한 가톨릭 간의 교류를 위해서"라며 "교황청에서도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기울여 주시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또 "남북의 진정한 화해와 협력, 항구적 평화는 정치와 제도가 만들어낸 변화 이상이 필요하다"며 "단지 경제적 이익을 나누는 것만이 아니라 서로가 형제처럼 아끼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가톨릭은 불의한 국가폭력에 맞섰지만 끝까지 평화를 옹호했다"며 "민주주의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존엄을 회복하는 길이며, 그 길은 평화적이어야 한다는 점을 끊임없이 일깨워주었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 추운 겨울의 그 아름답고 평화로웠던 촛불혁명의 정신에 그 가르침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나와 우리국민은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 성하의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긴다"며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포용국가를 향해 굳건히 나아갈 것이다. 그 길에 교황 성하의 축복과 교황청의 기도가 언제나 함께 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861년 창간된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교황청과 전세계 주요 가톨릭 인사, 외교단 등이 구독하는 매체다. 매일 이탈리아어로 발행되고 있으며, 영어 및 불어 등 9개 언어로는 주간 단위로 발행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프란치스코 교황을 평양으로 초청하겠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뜻을 전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한국시각으로 17일에는 세르지오 마테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면담 및 오찬,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와 한-이탈리아 정상회담도 가졌다. 한-이탈리아 정상회담에서는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새롭게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력 방안 등이 논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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