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수성가 트럼프? "이미 8살에 백만장자, 편법 상속"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 프레드 트럼프로부터 최소 4억 1300만 달러를 물려받았고,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탈세에 가담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NYT는“트럼프 일가는 유령회사를 세우고 국세청에 부동산 가격을 축소 신고하는 등의 편법으로 증여세와 상속세를 탈세했다”며“1990년대에 트럼프 대통령도 명백한 사기를 포함해 의심스러운 세금 회피 작전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보도는 자신이 자수성가해 백만장자가 됐다고 강조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는 것이다. 과거 트럼프 대통령은 자서전 등을 통해 “아버지에게 빌린 100만 달러(11억원)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자까지 내고 갚아야 했다”며 자신의 힘으로 부를 축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의 재산은 아버지의 재산과 깊이 얽혀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3살 때 오늘날 기준으로 연간 약 20만 달러에 해당하는 금액을 벌고 있었고, 8살 때 백만장자가 됐다. 40대와 50대엔 연간 500만 달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아버지로부터 빌린 돈은 최소 6170만 달러, 오늘날엔 1억 40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며, 이중 상당 부분은 상환하지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트럼프 일가가 재산을 상속하는 과정에서 유령회사를 세운 정황도 포착됐다.

    1992년 설립한 올카운티사(All County Building Supply & Maintenance)는 프레드 트럼프의 빌딩에 보일러와 청소 장비를 공급하는 회사로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자녀들에게 수백만 달러를 상속하는 데 이용된 유령회사다. 이외 1990년대 말 트럼프 대통령의 아버지가 사망하기 전, 대부분 부동산 소유권을 자녀에게 넘겼는데 이 당시 신고된 부동산 가격이 4140만 달러였지만, 이 역시 축소된 금액이라고 NYT는 보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부모가 자녀들에게 10억 달러 이상을 양도해, 세금으로 5억 5000만 달러를 내야 하지만, 세금신고서에 따르면 트럼프는 약 5%에 해당하는 5220만 달러만 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찰스 하더 트럼프의 변호사는 “사기나 탈세는 없었다. 허위진술을 근거로 한 이 보도는 매우 부정확하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 사안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관련 업무는 친척과 세무전문가들에게 전적으로 위임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형제 로버트 트럼프도 “적절한 재산세 신고를 모두 했고 필요한 세금을 냈다”고 주장했다. 한편 NYT는 재무관련 서류와 트럼프 일가의 회사들이 신고한 미공개 세무 신고서 등을 바탕으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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