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버 사랑방 같은 수공방, Hand Makery by Agnes

    "덴버 사랑방’이라고 하면 어때요? 한국의 만화방처럼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곳이면 좋겠어요!” 오는 20일 수공방 ‘핸드 메이커리 바이 아녜스(Hand Makery by Agnes)’ 오픈을 앞둔 김 아녜스씨는 자신의 수공방이 ‘사랑방’ 같은 공간이 되어서, 손으로 만드는 성취감뿐 아니라 살면서 지친 마음도 쉬고 갈 수 있는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에 찬 음성으로 말했다. 게다가 수공방 ‘핸드 메이커리 바이 아녜스’는 김 아녜스씨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카페에서 함께 운영된다. 그래서 따뜻한 커피와 차, 그리고 향긋한 빵 굽는 냄새가 어우러진 공간이어서 ‘덴버 사랑방’이 되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인터뷰 내내 김 아녜스씨는 생글생글한 눈매에 얼굴 가득 함박 미소를 담고, 수시로 소리 내어 웃으면서 즐거워했다.

    덴버에 오래 산 한인들은 물론이고 현지인들은 김 아녜스씨의 ‘손 맛’을 이미 알고 있다. 젊은 시절의 그녀는 멕시칸 레스토랑, 아메리칸 베이커리, 유러피안 패스트리, 베이글 등 다양한 레스토랑 사업을 했었다. 김 모씨는 “김 아녜스씨가 운영하던 멕시칸 레스토랑에서 먹어본 브리또가 지금까지 먹어본 가장 맛있는 멕시코 음식”이라고 말했다. “베이글은 도매로 하루에 몇 백 개씩을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건 ‘손으로 만드는 공예품들’이라고 한다.

    그녀의 작품들은 소품에서부터 가구 종류의 대품까지, 바느질에서부터 목공예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그녀의 아이패드 사진첩도 그 동안 만든 수많은 작품들 사진으로 꽉 차 있다. 한국적으로 고혹적이고 아름다운 규방공예 작품들, 손뜨개로 만든 모자, 목도리에서부터 수세미까지, 종이로 만든 작품들, 십자수들 등등. 그녀는 최근 작품 중에 딸을 낳아서 키울 때 썼던 아기 요람을 하얀 레이스를 달아 다시 리폼해서 손녀를 위한 요람을 보여주며 뿌듯해 했다. 

    김 아녜스 씨는 “9살 때부터 뜨개질을 해서 팔았어요. 팔려고 만든 게 아니었는데 내가 만든 걸 보고는 사람들이 자기 것도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고등학교 때는 수학여행을 간다는데 얼마나 수학여행이 가고 싶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오랫동안 편찮으셔서 집에 돈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뜨개질해서 돈을 모아서 수학여행을 갔어요”라고 말하고는 “내가 뭘 만들면 사람들이 예쁘다고 했어요. 옷도 만들면 디자인이 다르다고 하고요”라고 했다. 그녀의 만들기 실력은 타고난 재능으로 보인다. “그림 공부는 어디 다니면서 했었는데, 뜨개질, 바느질 이런 거는 다 혼자서 배웠어요. 내가 혼자 독창적으로 디자인해서 하는 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그녀는 이야기 끝에 큰 소리로 웃었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삶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되는데, 어떻게 이렇게 화통하게 웃을 수 있는지 궁금했다. “속상하면 만들기를 하고, 명상을 해요. 그리고 만드는 데 몰두하다 보면 마음이 저절로 정화되요. 그래서 여기 오시는 분들도 그런 걸 같이 느끼실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만드는 성취감도 있고, 마음이 수양되고, 또 만든 것들을 주위에 나눠주는 행복감도 맛보실 수 있기 바래요”라고 김 아녜스 씨는 답을 한다.

    기자가 듣기에 ‘크래프트 수행’이라고 붙여도 좋을 것처럼 보였다. “한인 분들 하고 만들기 클래스는 이제 처음 시작하는 건데 그 동안 다른 나라 사람들은 많이 가르쳤어요. 흑인들도 많이 가르쳤어요”라고 김 아녜스씨는 공예 클래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그 동안 몸이 크게 아프고 났더니 이제는 제가 가진 거를 사람들과 나누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한인 분들하고도 클래스를 열려고 하는 거고요. 월, 화, 수요일에는 오후 2시부터 밤 9시까지 개인이나 소그룹으로 클래스를 하고, 원하시는 수업을 해드리고요. 토요일은 하루 종일 제가 가르치고 싶은 거를 가르치는 클래스이고 인원이 더 많을 수도 있어요”라고 수업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배우는 사람들 편에서 좀 더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했는데, 그 예로 미국에서 재료를 구하는 일이 꽤나 번거로운 일이고 또 개인이 사면 더 비싸기 때문에 수업에 필요한 재료도 제공하는 것이다. “DIY 패키지라고 생각하시면 좀더 쉽게 이해가 되실 거예요”라고 아녜스 씨는 말하고 “수업료도 제가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비싸지 않을 거예요. 제가 미국 사람들이 만들기 하는 곳에 배우러 간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비싸더라고요”라고 설명했다.   “10월 20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오픈 하우스를 할 거예요. 샘플들과 DIY 패키지를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차와 쿠키도 준비되니 가볍게 놀러 오세요”라고 한인들에게 초대의 말을 전했다. 강의는 영어, 한국어 모두 가능하고, 장소 및 문의는 오후 2시 이후에 전화 303-518-6394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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