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대만에 3억불 규모 무기 판매

    미국이 러시아 무기를 구매한 중국 군부를 제재하자 중국이 주중 미국 대사와 무관(武官)을 초치하고 예정됐던 미·중 군사 교류를 중단했다. 이 와중에 미국 정부는 24일 대만에 대한 3억3000만달러(3685억원) 규모 무기 판매안을 승인했고,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무역 분야를 넘어 군사 분야에서도 미·중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는 양상이다. 중국 CCTV 등에 따르면, 정쩌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 21일 밤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 대사를 베이징 외교부로 불러 중국 군부에 대한 미국의 제재에 대해 강력 항의했다. 정 부부장은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 협력을 한다는 이유로 중국 군부와 책임자를 제재하는 것은 국제법을 위반한 악질적인 패권주의 행위”라고 했다.

    22일에는 중국 중앙군사위 황쉐핑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미 대사관 무관대리를 불러 “미국은 중·러 간 군사 협력에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중국은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황 부주임은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 군사 관련 세미나에 참석 중이던 선진룽 해군 사령관을 즉각 소환했다”고 통보하고,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던 미·중 합동참모부의 대화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 국무부는 지난 20일“중국이 러시아에서 전투기와 지대공미사일 등을 구입한 것은 미국의 대(對)러시아 제재 위반”이라며 중국군의 무기·장비 현대화를 총괄하는 중앙군사위 장비발전부와 리상푸 장비발전부장(중장)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24일 미국은 중국군이 민감해할 만한 또 다른 소식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방부는 “미 국무부가 F-16 전투기를 비롯한 군용기 예비 부품을 대만에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승인된 거래 규모는 3억3000만달러로 F-16, F-5 전투기와 전술수송기 C-130 등 대만군이 운용 중인 군용기의 예비 부품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세워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를 강하게 반대해왔다. 이에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중국의 주권과 안전 이익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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