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 불량 : 너무 앞머리가 아프다고 찾아오신 환자분이 계셨습니다. 병원가서 혈액검사부터 다 해보았는데 이상은 없다고 하고 두통약도 처음에는 도움이 되다가 이제는 먹어도 도움도 안된다고 하시는 중년 여성환자분의 맥부터 보고 소장과 위장맥의 이상으로 소화불량같다고 말씀드렸더니 의아한 눈초리로 자신은 소화에 문제가 없다고 부인하셨습니다. 진료침대에 눕히고 복진을 해보니 명치밑부터 치골 위까지가 굳어 있고 좌측 상복부의 위장도 많이 뭉쳐 있어서 누를때마다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셨습니다. 어깨나 허리 근육이 굳는 것은 알지만 소화의 중심인 위장, 소장의 근육이 굳어져서 연동운동도 잘 안되고, 영양흡수도 잘 안되고 관련된 여러 증상이 나타나지만 평상시 배 한번 만져보는 일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장의 상태에  대해서 완벽하게 무지합니다.
 
    이분과 달리 소화가 안되고, 더부룩하고, 입맛 없다고 병원에서 피검사하고 내시경검사를 해보지만 이상없다고 홀대받는 사람들이 많은데 대부분 신경성 위질환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환자들은 스트레스, 운동부족, 인스턴트 식품, 과도한 영양섭취가 늘어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전부터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약이나 보약은 질병을 치료하는 일시적인 것이 될 수는 있지만 결국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근본은 매일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과 소화능력에서 큰 영향을 받습니다. 몸의 보존이 결국 음식물에서 얻어지는 영양분에 의지하며, 몸이 정신을 담는 그릇이라고 보았을 때 몸과 정신을 기르는 근본이 음식과 소화흡수 능력이라 해도 과연은 아닙니다.
 
    증상 : 자연의 생명력은 우리의 입을 통해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오고 위에서는 위의 소화액과 섞여 소장으로 내려와 영양분의 형태로 인체에 흡수됩니다. 이러한 소화와 흡수는 음식물의 종류와 양 그리고 육체적 소화 능력에 의해 에너지와 인체의 구성물질로 전환되지만 바르지 못한 식습관과 생활은 인체의 생명선인 위장, 소장의 소화 흡수를 방해하고 식상증을 유발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식상증을 대수롭지 않게 일상적인 일로 생각하고 삽니다. 식상의 증후를 보면 오목가슴 부위에서 복부까지 막힌 듯 답답하고, 헛배가 부르면서 더부룩하고 심하면 복통도 옵니다.
 
    트림이 나는데 그 냄새가 계란 썩은 냄새가 나며, 밥이나 음식 냄새를 싫어하게 되며, 신물이 음식물과 함께 역류되며 입으로 올라오는 탄산증이 나오기도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속이 쓰리고 아프며, 메스꺼움과 구토,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특히 한의원에 앞머리, 뒷머리 두통, 머리에 띠를 두른 듯한 통증, 잠이 편하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는 진단을 하다보면 소화불량이 원인인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원인과 치료 : 가장 주류를 이루는 원인은 과식과 식사습관입니다. 동의보감에도 가장 많은 식상증의 원인은 많이 먹어서 생긴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위에 먹을 것들이 넘쳐나다보니 시도때도 없이 먹게 되는 데다 양이 많고 기름기와 단백질이 많은 미국식당에서 먹는 음식물로 자신도 모르게 소화기관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또한 얼음물같은 찬음식, 맵고 짠 자극성 음식, 약물 섭취도 소화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이 됩니다. 한의원에서 보는 원인으로는  위장 자체의 문제(위산과다, 역류성 식도염, 궤양 등), 소장의 문제, 췌장의 소화액 분비 약화, 담즙분비 문제, 찬아랫배, 스트레스 등이 원인이며 맥과 설진, 복진 등으로 원인 진단이 가능하며  침이나 약물로 증상의 개선이 이루어지지만 평상시의 적절한 관리가 계속 필요합니다.
 
민간 요법 : 체했을 때 하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손을 따는 방법입니다. 사람들마다 피를 내는 방법과 위치가 다양한데 손톱의 뿌리 부분을 바늘로 찌르는 사람들부터 손톱 뿌리의 모서리를 찌르는 사람, 손톱 끝의 밑을 찌르는 사람 등. 저는 주로 십선혈(인터넷 참조) 중에서 오른쪽 엄지 손가락(소상혈로 모든 경락의 시작점, 옛날에 침을 놓으시던 침술사 분들 중에 소상혈에 먼저 침을 놓아 경락의 전체 기운을 먼저 돌리고 침을 놓으시던 분들이 많음), 오른쪽 엄지 발가락(오른쪽 엄지 손가락과 같이 태음경락을 열어 가슴과 위장의 울결 해소), 왼쪽 가운데 손가락(심포경으로 심장과 위장을 염), 왼쪽 엄지 발가락(간의 소설작용을 자극해 장부 전체의 기능 촉진)을 따서 몸의 사방을 소통시키는 것을 먼저 권합니다.
 
    손끝을 따는 이유는 경락의 작용 때문인데 경락의 시작과 끝이 손끝 발끝이고 근본은 장부에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며 손끝, 발끝은 음경락과 양경락의 교차점인 이유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봉혈이라고 하여 손가락 안쪽의 첫번째 마디 가운데를 사혈하는 것도 효과가 좋은데 혼자는 할 수 없어서 다른 사람이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 자리는 원래 6살 미만 아이들의 만병통치혈로 각종 질환에 효과가 좋은 사혈자리입니다. 그 다음으로 많이 쓰는 방법이 지압법인데 가장 대표적인 자리가 합곡혈, 내관혈, 족삼리혈 등이 있습니다. 체증이 심하지 않을 때는 족삼리부터 해계혈까지를 양쪽 주먹의 안쪽 부분으로 두들기는 방법도 좋습니다. 그리고 흔히 등을 두들기는 방법이 있는데 뇌에서 척추를 통해 장부로 신경선이 연결되어 있으므로 장부를 자극하여 기능을 북돋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양손으로 주먹을 쥐고 척추 양쪽의 기립근을 두들겨 내려오거나 혼자서 할 때는 벽에 등을 부딛히는 방법도 좋습니다.
 
    간단한 약재로는 맥아(싹티운 겉보리, 식혜), 소엽차, 생강 등이 좋으며 배가 차서 소화가 안되는 경우는 평상시 계피, 생강, 대추차를 꾸준히 드셔도 도움이 됩니다. 위궤양이 있어서 생강, 커피, 고추가루에 속이 쓰리신 분들은 민들레, 알로에 등도 좋습니다. 간단한 약재로는 3선이라 불리는 맥아, 산사, 신곡, 나복자 등이 있으며 한번 체한 음식에 반복적으로 체할 때에는 체하게 만든 음식을 태워서 먹음으로써 체한 기운을 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옛날에 쓰였던 무식한 방법으로는 동네마다 체내리는 할머니 같은 분들이 쓰셨던 방법인데 참외꼭지를 말려 적소두와 함께 갈아 마셔서 무자비하게 토하게 만들어 흉격의 울결을 풀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체해서 기절한다든지 하는 응급상황으로 가는 경우에만 쓰는 방법입니다.
 
    평상시의 소화기능 관리 : 소화기능은 평상시의 관리가 제일 중요한데 4가지 정도를 권해 드립니다. 첫번째는 식사 후 앉거나 누워 있지 않고 5분에서 10분 정도 천천히 걸어서 위장의 연동운동을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옛날 분들은 밥먹고 누워 있으면 소가 된다고 하셨는데 반드시 몸을 움직여야 하며, 위장기능의 약화로 식사 후 졸리시는 분들은 식전에 먼저 잠깐 눈을 붙이고 자거나 쉰 후에 장기의 기운을 회복하고 식사를 하시기를 권합니다. 둘째는 음식을 천천히 꼭꼭 씹어서 드시는 것입니다. 특히 위장기능이 좋으신 태음인들이나 소양인들의 경우에는 젊을 때부터 대충 씹고 삼키는 것이 습관이 되어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전반적인 장기의 기능약화와 생기는 위기능의 약화로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음식을 죽이 될 때까지 씹는 습관은 젊을 때부터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는 규칙적인 식사입니다.
 
    몸은 항상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려고 하며 에너지를 사용하는 몸의 기관이 너무 많습니다. 하루 세번 먹느냐 두번 먹느냐보다는 자신의 식사시간을 정해 놓고 일정하게 유지해야 몸이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합니다. 네번째는 찬 음식을 피하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모든 식당에서 얼음이 들어간 찬 음료수를 내어 주는데 배는 항상 따뜻하게 해 주어야 장기의 기능이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유형의 물질인 음식에 소화기능이 손상되면 먼저 해야 할 일은 음식을 줄이는 것입니다. 기수련단체에서는 단식으로 인체의 리듬을 깨는 것을 권하지 않기 때문에 속이 불편하더라도 규칙적인 식사를 지키면서 소화가 잘 되는 음식 위주의 소식으로 소화기관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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