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결점으로 돌아오다

    한동안 침묵했던 ‘테니스 스타’ 조코비치는 1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아르헨티나·4위)를 세트 스코 3-0(6-3, 7-6, 6-3)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380만 달러(약 42억7000만원)다.  2011년과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했던 조코비치는 3년 만에 패권을 되찾아오며 우승 트로피에 세 번째 입맞춤했다. 개인 통산 14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한 그는 피트 샘프러스(47·미국·은퇴)의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 최다우승 3위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 부문 1위는 20회의 로저 페더러(37·스위스·2위), 2위는 17위의 라파엘 나달(32·스페인·1위)이다. 조코비치는 윔블던에 이어 US오픈까지, 최근 메이저 2개 대회에서 연속 우승했는데, 조코비치가 메이저 대회에서 연속 우승한 건 2015년 윔블던, US오픈, 2016년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의 4연속 우승 이후 처음이다. 공교롭게도 조코비치는 메이저 대회 4연속 메이저 대회 우승 직후 슬럼프에 빠졌다. 2016년 프랑스오픈 우승으로 조코비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우승)을 달성했고, 그 후유증 탓인지 목표의식도, 극강의 모습도 잃은 듯했다.

    게다가 아내 옐레나와 불화설이 일었고, 팔꿈치 부상까지 당하면서 그의 시대가 저무는 듯했다. 그해 말 앤디 머리(31·영국)에게 세계 1위를 내줬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7월 윔블던 이후 약 6개월 동안 코트를 떠나 재활에 전념했다. 올해 들어서도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 당시 시드도 받지 못한 정현(22·한국체대·23위)에게 16강전에서 졌다. 결국은 순위까지 20위 밖으로 밀렸다. 그렇다고 조코비치의 시대가 저문 건 아니었다. 그는 주저앉지 않았다. 호주오픈이 끝난 뒤 팔꿈치 수술의 결단을 내렸다. 수술 이후 통증이 사라지면서 점차 예전의 날카로운 샷을 되찾았다.

    지난 6월 프랑스오픈 8강 진출로 부활의 시동을 걸었다. 7월 윔블던과 이번 US오픈 우승으로 ‘무결점 선수’의 완벽한 귀환을 알렸다. US오픈 주최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 테니스계를 주름잡던 조코비치가 돌아왔다”고 전했다. 조코비치는 우승 후 “슬럼프의 시간이 테니스 인생을 연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동안 나는 바닥난 에너지를 충전했고, 테니스를 계속하고 싶다는 걸 깨달았다. 시간을 다시 되돌릴 힘이 있다고 해도 나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을 것이다. 힘들었던 시간이 그만큼 귀중했다”고 말했다.

    한편, US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한 세리나 윌리엄스(37·미국·16위)는 벌금 1만7000달러(약 19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결승전에 오사카 나오미(21·일본·7위)와 격돌한 윌리엄스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라켓을 집어 던지는 등 과격한 행위를 해 경고를 받았고, 판정에 불복해 항의하면서 한 게임을 내주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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