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다국적 우주인 6명이 체류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공기가 밖으로 유출돼 내부 압력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조사 중인 러시아 우주 당국이 ISS에 체류 중인 미국 우주인이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사진)에 고의로 구멍을 냈을 가능성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러시아 언론 매체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이날 우주분야 소식통을 인용해 ISS에 도킹 중인 러시아 ‘소유스 MS-09’ 우주선 구멍 발생 원인을 조사해온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특별위원회가 미국 우주인들이 우주선 벽에 고의로 구멍을 뚫었을 가능성을 유력한 가설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ISS에는 러시아인 2명, 미국인 3명, 독일인 1명 등 모두 6명의 우주인이 체류 중이다. 만일 이 같은 가설이 확인되면 우주에서의 미-러 협력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미-러 관계가 ‘제2의 냉전’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서도 우주는 유일하게 양국 협력이 유지되는 분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연방우주공사는 이러한 언론 보도와 관련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타스 통신은 전했다. 군사·우주 분야를 담당하는 유리 보리소프 부총리도 이날 미국 우주인들이 소유스 우주선 훼손에 연관됐다는 근거 없는 정보를 확산시키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이 우주선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내부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포착했다. 이에 모든 우주인이 공기 유출 근원지를 찾는 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지난 6월 ISS로 올라와 우주정거장과 도킹해 있던 러시아 소유스 MS-09 우주선에 지름 2mm 정도의 미세한 구멍 2개가 생겨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우주인들은 선장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앤드루 포이스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폐접착제와 의료용 거즈, 덕트 테이프 등을 이용해 구멍을 때우는 작업을 벌여 일단 공기 유출은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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