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과 운동으로 자기 치유 기법을 배운다”

    콜로라도 김 한의원의 김병우 원장과의 인터뷰는 마치 한의학과 국선도에 대한 고급 강의를 듣는 것 같았다. 김 원장은 인터뷰의 많은 시간을 국선도 수련에 기초한 한방 치료에 대한 이야기에 할애하며 열정을 드러내 보였다. 매일 아침 새벽 5시에 일어나 두 시간 동안 수련을 한다는 김병우 원장의 인상은 맑고 결이 단단했다. 30년 동안 수련에 매진한 결과로 보인다. 국선도와 한의학은 어떤 공통점이 있는 것일까? 국선도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련 대상으로 삼는다’고 하고, 동의보감은 ‘이도이치병(以道以治病)’, 즉 '도(道)로써 병을 다스린다'는 정신을 서문에 소개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한의사들이 침을 놓는 대신 한약 치료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침을 놓을 때 기운이 소진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김병우 원장은 환자마다 다르긴 하지만 한 명의 환자의 진료와 치료에 대략 한 시간을 잡는다. 국선도 수련을 통해 오랫동안 침 치료를 해도 기가 빼앗기지 않는 것인지 질문하자 김 원장은 “자기 몸을 건강하게 해야 다른 사람을 치료할 수 있지요”라는 답변을 들려주었다. 기 수련을 하는 아버지로부터 기공을 배우면서 김 원장은 수련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랐다. 대학 졸업 후에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엔지니어로 일을 했는데 사내에서 단전호흡 동호회를 만들어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세도나로 명상 여행을 왔다가 이성의 세계를 초월한 체험들을 하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가서 ‘다 때려치우고’ 다시 세도나로 가서 명상과 기공을 가르치며 수련을 했다. 하지만, 호흡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꼈고, 끊임없이 ‘체계화된 수련’을 배울 수 있는 스승을 찾았다. 기 수련 분야가 혼란스럽고 신뢰 받지 못하는 이유가 가르치는 사람들이 저마다 자기 체험의 한계를 벗어나 객관화되지 못한 때문이라서 김 원장은 ‘도대체 누구를 스승으로 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진지하게 던지면서 과학과 같이 논리적이고 검증될 수 있는, 그리고 체계가 잡힌 수련법을 오랫동안 찾았다. 그러다 LA의 김창옥 원장을 통해 국선도를 만나게 되면서 수행에 매진할 수 있었다.

    국선도는 9,700년 전에 시작된 호흡을 통해 우주에서 건강하고 평화로운 존재를 발전시키는 수행이다. 호흡 수행으로 정신을 통합하고 인체의 음양을 운동시킴으로써 부정적인 에너지를 방출하고 신체를 정화하게 된다. 즉, 질병을 예방하고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는 수행이다. 국선도 수련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 면역체계의 강화, 숙면, 신체의 순환과 체력 강화, 피로 회복, 더 편안하고 활기 넘치는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김원장은 설명한다. 차력 같은 괴력을 발휘하는 것은 국선도의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다. 

    국선도와 호흡을 가르치면서 점차 질병과 고통의 원인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나면서 김병우 원장은 한의학을 배우기 시작했다. LA의 삼라대학(Samra University)에서 40년의 임상경험을 가진 최승일 박사를 통해 한의사 수련을 하고, 사상체질의 대가인 홍석철 박사를 통해 사상체질을, 조병홍 선생을 맥진과 침술을 배웠다. 이후 김 원장은 LA와 피닉스에서 한의사와 국선도 사범으로 활동하다 결혼을 하면서 콜로라도로 이주했다.
김 원장은 콜로라도에서도 오로라의 가동빌딩과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썬마트 옆에 한의원을 개원하고 환자들을 만나고, 국선도를 지난 달까지 가르쳤다.

    한의사로서 김 원장은 “인체의 병은 음양이 틀어지면서 옵니다. 맥을 통해 기의 상태를 파악한 후 기가 어떻게 틀어졌는지를 파악하고 침을 통해 그 틀어진 기를 조절하지요”라고 말하며 “국선도는 음양의 상태 이전의 일기(一氣), 즉 몸의 중심을 맞추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 원장은 체침, 오행침, 사암침, 동시침법 등 다양한 침법을 환자의 병증에 맞추어 구사한다. 또한 그는 맥진, 설진, 골격체형을 통해 인체를 종합적으로 진단하여 현재의 문제점과 체질적으로 약한 부분까지 진단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한다.  또한 중금속 오염으로부터 안전한 한약재를 쓰기 위해 한국생약협회와 휴먼얼브 등의 큰 기업을 통해 검증을 마친 신뢰할 수 있는 약재들을 사용한다고 김 원장은 말한다. 약효를 높이기 위해서 한번에 많은 양을 처방하기 보다는 한번에 열흘치, 또는 보름치로 끊어서 처방하고 차도를 보면서 약을 조절해나간다. 섬세하게 환자들을 돌보는 방법으로 보인다. 

    김 원장은 편작의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최고의 명의는 병이 나기 전에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양생법(養生法)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보통 생활 습관 때문에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인체에 첫 번째 에너지원이 음식이기 때문에 일정한 시간에 식사를 해야 위장이 건강할 수 있어요. 하루는 해가 아침에 떴다가 다른 날은 낮에 뜬다면 자연이 리듬과 균형을 맞추기가 어려워지듯이 인체도 제 시간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몸에서 교란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리고 잘 씹어서 위장의 부담을 줄이고, 식후에는 반드시 10~15분 정도는 천천히 걸어서 연동 운동을 도와야 해요. 이 정도만 잘 지키면 특별히 고장날 일이 없어요.”라고 조언한다.

    이어서 그는 “궁극적인 저의 목표는 사람들이 호흡과 운동으로 자기 치유 기법을 배우고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가지며 질병이 없이 사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김 한의원의 덴버점(진료: 화, 목, 토)은 11000 E. Yale Ave., #155, Aurora. CO. 80014, 문의는 303-882-8867, 콜로라도 스프링스점(진료: 월, 수, 금)은 3853 E. Pikes Peak Ave., Colorado Springs, CO. 80909, 문의는 719-596-3636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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