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스에서 모텔 경영하는 김남진씨 아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이 한창 열리고 있는 지난 23일, 남자 역도 77㎏급 결승에서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모텔을 경영하고 있는 김남진(61)씨의 아들인 김우재(27·강원체육회) 선수가 인상 160㎏, 용상 187㎏, 합계 347㎏을 들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역도가 얻은 첫 메달이다. 단 1kg 차이로 북한의 최전위 선수에게 금메달을 놓친 김우재 선수는 "제가 아시아 2위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더 아래에 있습니다"라며 "금메달을 놓친 건 아쉽지만, 자만하지 말라는 의미인 것 같다"고 겸손한 소감을 밝혔다. 금메달을 획득한 북한의 최전위는 용상 2차 시기까지 합계 기준 김우재에 7㎏ 차로 뒤졌으나 3차 시기에서 193㎏을 들어 올리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도 이날 심판 판정이 아쉬움을 남겼다. 김우재 선수는 용상 1, 2차 시기에서 187㎏을 머리 위까지 들어 올렸지만 두 번 모두 '실패' 판정이 나왔다. 이를 두고 심판진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김 선수는 "용상 1차 시기 판정이 2차보다 아쉬웠다. 허리가 조금 빠지긴 했지만 성공했다고 생각했는데, 쉽긴 하지만 판정도 경기의 일부분이다. 내가 더 확실하게 들어야 했다"며 기특하고도 야무진 소감을 이어갔다. 김 선수는 자신의 평소 기록을 만들지 못한 것을 심판 판정보다 더 아쉬워했다. 김 선수는 "합계 기준 360㎏까지 들고 싶었다. 인상에서 한 차례, 용상에서 두 번을 실패해 그 기록까지 도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메달도 값지다. 촉망받던 빙상 스피드스케이팅 선수였던 김 선수는 중학교 2학년 때 역도로 전향했다. 같은 체급에 사재혁 등 뛰어난 선수가 많아 국제 무대에는 2015년이 되어서야 데뷔했지만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기록이 늘었고, 2018년에는 생애 처음으로 종합 대회 대표로 선발됐다. 다소 늦은 나이에 첫 종합 대회에 나섰지만, 김 선수는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는 "나는 아직 서른도 되지 않았다. 이명수 대표팀 감독님, 김동현 코치님을 만나 기록이 늘었고, 아시안게임까지 나왔다. 나는 운이 좋다"고 말하며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아직 젊고,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웃었다.

    김 선수는 넘고 싶은 상대도 많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역도가 '도핑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는데,  이를 떠올리며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땄다고 내가 아시아 2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는 뛰어난 선수가 많다. 그들을 따라잡으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아들 경기를 지켜본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김남진씨는 "자랑스러웠다. 잘 커 줘서 고맙다. 아들은 다음 올림픽에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따고 싶어했다. 이번 아시안 게임으로 인해 더 큰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며 지인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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