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결과 27일 발표 … 김경수 지사 불구속 기소 전망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22일 결정했다. 특검팀 수사는 사흘 뒤인 오는 25일 종료된다. 드루킹 특검은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최초의 특검으로 남게 됐다.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그간 진상 규명의 정도와 증거수집을 비롯한 수사의 필요성 등 수사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특검은 더 이상의 수사가 적절할 정도는 아니라고 보아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 특검보는 이어 “수사 기한이 오는 25일 종료됨에 따라 수사대상으로 규정된 사항에 대한 진상 및 수사상 처분에 대해서는 27일 오후에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특검법에는 특검팀이 1차 수사 기간으로 규정된 60일 동안 수사를 마치지 못했거나 기소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30일간 추가로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드루킹 특검팀이 수사 연장을 신청하지 않은 데에는 이 사건 의혹의 핵심이었던 김경수 경남지사를 구속하는 데 실패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두 차례이나 소환조사하고 구속영장까지 청구하는 등 수사에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결국 구속에는 실패했다. 법원은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김 지사에 대해 특검팀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특검팀은 김 지사를 불구속 기소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특검’이라는 지적이 연장을 신청하는 데 부담이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간 여권(與圈)을 중심으로 특검팀의 수사는 비판의 대상이 됐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신종 정치브로커들의 일탈에 불과하다”고 했고, 홍영표 원내대표도 특검팀의 수사에 대해 ‘없는 것을 애써 구한다’는 뜻의 ‘귀배괄모(龜背刮毛)’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특검이 정치적 행위를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도 지난 18일 구속영장 기각 이후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면서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데 대해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다만 특검팀이 수사 초반 ‘별건’으로 간주되던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했다가 정치 특검이라는 역풍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드루킹 김동원(49)씨와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관계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던 특검팀은, 노 전 원내대표의 극단적인 선택 이후 한동안 수사가 교착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역대 13번째 특검인 허익범 특검팀은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하지 않은 최초의 특검으로 남게 됐다. 앞선 특검 가운데 특검법에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수사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된 특검은 6개였다. 이 경우 모두 수사 기간 연장 신청을 했다. 대통령 또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 연장을 승인하지 않은 것은 3개 특검이다. 조폐공사·옷로비·이용호 게이트 때는 대통령이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했다. 대북송금·내곡동 사저·최순실 등 국정농단 특검은 연장 신청이 승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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