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금요일 아라파호 크로싱 개봉


     오랜만에 한국영화 기대작이 덴버를 찾는다. 한국형 첩보영화의 새 장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 영화 <공작(The Spy Gone North>이 바로 그것이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민란의 시대>의 윤종빈 감독과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변신을 보여주고 있는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황정민이 암호명 흑금성으로 활동하며 북으로 간 스파이였던 박석영 역을, 이성민이 흑금성의 카운터파트로 베이징 주재 북한 고위간부였던 대외경제위원회 처장  리명운 역을, 조진웅이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주지훈이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제2국 과장인 정무택 역을 맡아 각각 열연했다.

    박석영은 국군정보사령부 소령 출신으로 안기부로 스카우트되어 대북 사업가로 변장한 스파이다. 리명운은 자본주의를 공부한 엘리트 출신으로 외화벌이를 책임지는 북한 권력층 내 핵심인물이며, 속내를 알기 힘든 사람으로 그려지고 있다. 또한, 정무택 과장도 엘리트 출신으로 중국에 파견근무를 나온 북한 보위부 소속 요원이다. 리명운과는 서로 견제하는 긴장관계를 형성한다.  최학성은 대북 공작전을 기획하는 안기부 총책이자 흑금성의 정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윤종빈 감독은 “황정민 씨는 실제로 흑금성의 젊은 시절 모습과 닯았다. 흑금성이 군인 출신이라 군인의 우직하고 순박한 얼굴과 그 이면의 반항적인 얼굴이 함께 필요했다”고 주연으로 낙점한 이유를 밝혔다.

    실화인 일명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15대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가 주도했던 북풍 공작 사건을 말한다. 당시 안기부가 한 광고회사에 위장 취업시킨 요원 박채서 씨의 암호명이 흑금성으로, 안기부는 박 씨를 통해 대북사업과 관련된 공작을 시도했고 박 씨는 평양에 들어가 김정일 을 만나기도 했다. 가장 성공한 공작으로 여겨지던 흑금성 사건은 그 후 박채서 씨의 신분이 드러나고 이중 간첩 활동으로 기소되어 복역하면서 실패한 공작으로 막을 내리게 되었었다. 다만, 영화는 1991년부터 1998년까지 7년 간 벌어진 이야기만을 다룬다.  특히 '공작'은 이효리의 깜짝 출연으로 더욱 화제를 모았다. 흑금성은 안기부의 지령을 받고 대북사업가로 위장, 남북 협업을 추진하는데 이 과정에서 이효리가 등장한다. 이 장면은 지난 2005년 남북의 톱스타인 이효리와 조명애가 광고를 통해 만났던 실제 이야기를 모티프로 한 것이다.

    오는 8월 8일 한국 내 개봉이 확정된 <공작>은 올해 초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면서 화려한 배우들의 캐스팅 못지않게 작품성으로도 화제가 되었었다. 티에리 프레모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윤 감독에게 "강렬하면서도 대단한 웰메이드 작품"이라며 "다음번은 경쟁 부문"이라고 전했다는 후문이다. 우디네 극동 영화제 집행위원장 사브리나 바라세티는 "최근 남북의 두 국가 원수들이 만난 시점에 다시 냉전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력적인 설정의 영화였다"면서 "황정민과 이성민은 남북한을 위한 환상적 연기를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외에 "남북을 둘러싼 특별한 이야기를 영리하고 독창적으로 연출했다"(프랑스 배급사 관계자), "엄청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에다 긴장감과 지적인 매력이 있다" (대만 배급사 관계자) 등의 반응도 나왔다. 이러한 호평에 힘입어 최근에는 111개국에 해외 판권 계약이 성사되는 등 ‘웰메이드 첩보영화’라는 호평 속에 국내외적인 관심도 높다. 첩보의 세계를 그리다 보니 말 한 마디에도 뼈가 담겨 오가며 긴장감이 극대화된 ‘구강액션’이 큰 볼거리다.  한편, 한국형 첩보영화의 새로운 장을 연 <공작>은 AMC 아라파호 크로싱 16 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극장 주소는 6696 S. Parker Rd., Aurora, CO 80016이며, 상영시간 등 관련 문의는 303-766-7200으로 하면 된다.              
저작권자 © 주간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