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술판으로 논란

    일본 서부 지역의 집중 호우로 수십 년 만에 최악의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폭우가 그친 이 지역에 이번에는 폭염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폭우 피해 지역에는 이날 낮부터 섭씨 30도를 웃도는 땡볕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정오 현재 교토(京都)시 33.6도, 에히메(愛媛)현 세이요(西預)시 33.3도, 히로시마(廣島)시 31.3도, 오카야마(岡山)현 구라시키(倉敷)시 30.7도 등 피해 지역 대부분이 30도를 넘었다. 서부 지역에서는 최소 1주간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는 날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폭우로 발생한 토사 재해는 346건이며 여전히 57명이 행방불명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와 중앙 정부, 지자체의 요원들은 무더위와 싸워가며 토사 철거 작업과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더위의 괴롭힘을 받는 또 다른 사람들은 수해로 집을 잃고 피난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이다. 피난시설에 몸을 피했던 사람 중 일부는 폭우가 그치자 집으로 돌아갔지만, 여전히 1만 명 이상이 피난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방재 당국은 피난시설에서 생활하는 이재민들이 수분 부족으로 건강을 잃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이날 오후 6시 30분 현재 157명으로 집계됐다. 행방불명자를 더하면 214명이나 된다. 교도통신은 이번 폭우에 대해 299명의 사망자와 행방불명자가 발생한 1982년 나가사키(長崎) 수해 이후 36년 만의 최악의 수해라고 설명했다. 폭우 피해 지역이 무더위와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번 폭우 피해에서 벗어나 있었던 도호쿠(東北)와 간토(關東) 지역 등 동부 지역 일부에서는 이날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 호우가 내려 또 다른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이날 호우 전선과 습한 공기의 영향으로 혼슈(本州) 동부의 도호쿠 지역에서 수도권 간토 지역, 서부의 긴키(近畿) 지역에 이르기까지 넓은 지역에서 많은 비가 내렸다. 이 중 도호쿠의 야마가타(山形) 현 일부 지역에서 이날 오후 5시 50분까지 시간당 110㎜의 물 폭탄이 내렸고, 오사카 인근 나라(奈良) 현에서도 비슷한 시간 시간당 100㎜의 많은 비가 쏟아졌다. 또 수도권 군마(群馬) 현에서 시간당 83㎜, 나가노(長野) 현에서 34㎜의 폭우가 내렸다.

    기상청은 이날 밤 천둥을 동반해 시간당 50㎜ 이상의 폭우가 내리는 곳이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토사 피해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막대한 피해를 입힌 기록적인 폭우에 대한 정부의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폭우가 본격 시작됐던 지난 5일 아베 신조 총리가 내각 관리들과 술판을 벌인 사실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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