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2명 사상·2명 실종 … 농경지 4천879㏊침수

    장마 전선과 북상 중인 제7호 태풍 쁘라삐룬 영향으로 일부 지역에 300㎜가 넘는 비가 내리는 등 전국에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2명이 숨지거나 다치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또 도로와 바닷길이 막히고 항공편이 끊기는 등 국가 교통망이 큰 타격을 입었다. 농경지 4천800㏊가 물에 잠기는 등 농작물·시설 피해도 속출했다. 2일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실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전북 군산에 305.9mm의 비가 내린 것을 비롯해 충남 공주(유구) 286.0mm, 경기 용인 267.0mm, 경기 광주(오포) 237.5mm, 경북 영주 191.0mm, 강원도 정선(신동) 187.0mm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오후 6시 기준 경기 화성, 양평, 광주, 용인 4곳에는 호우 경보가 발령됐다. 또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는 태풍주의보가 발령됐다. 제주도 산지, 남해동부·남해서부 먼바다, 경북 등에는 태풍예비특보가 내려졌다.

◇ 1명 숨지고 1명 부상, 2명 실종
    2일 오후 5시 15분께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곤지암천에서 중학생 A(14)군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경찰은 A군이 쌍문교 근처 산책로에서 우산이 하천으로 떨어지자 친구 1명과 함께 폭 20m짜리 하천으로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A군 친구는 하천에서 무사히 빠져나왔다. 곤지암천은 평소 깊이가 1m에 불과하나 이날 비가 많이 와 크게 불어난 상태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전남 영광에서 모내기하던 한 태국 여성(53)이 낙뢰를 맞았다. 이 여성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날 오후 9시 18분께 숨졌다. 1일 오전 8시께 전남 보성에서 73세 여성이 흘러내린 토사로 부상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광주 광산구 송산교 인근에서 74세 남성이 요양병원에서 외출 후 실종돼 수색이 진행되고 있다.

◇ 주택 등 건물 61채 침수 피해
    전북 군산, 전남 여수, 경기 화성, 충남 서천 등에서 총 5채의 주택이 일부 파손됐고, 전남 보성의 한 아파트에서 차량 52대가 침수돼 인근 도로로 옮겨졌다. 제주, 경기, 전북, 전남, 경남, 세종에서는 주택과 상가 61채가 물에 잠겨 배수 지원을 받았고, 1일 대전 서구에서는 축대가 유실돼 차단봉 설치작업이 이뤄졌다. 전남지역 2천377㏊의 논이 물에 잠기는 등 전국 농경지 4천879.4㏊가 침수 피해를 봤다. 전북지역 축사 3곳에 빗물이 들어차 닭과 오리 5만6천여 마리가 폐사했으며, 전남 무안에서도 계사가 침수돼 병아리 6천여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또 경북과 전북지역 비닐하우스 4.23㏊가 물에 잠겼다. 10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린 강원에서도 곳곳에서 나무가 쓰러지거나 토사가 유출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 하늘길·바닷길도 끊겨
    오후 5시 기준으로 지리산과 한려해상, 다도해 등 전국 국립공원 14곳의 305개 탐방로가 통제됐다. 경기 김포·울산·경남 사천, 제주 등 4개 공항 13편의 항공기가 결항했고, 여수에서 거문도를 오가는 여객선 등 14개 항로 20척의 여객선이 발이 묶였다. 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까지 전국에 50∼15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3일에는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을 받아 남해안부터 비가 시작돼 낮에 서울, 경기와 충남 서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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