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국장(이하 김): 안녕하세요, 이 기자. 7월이 시작되었네요. 이제 2018년도 절반이 훌쩍 지났어요. 새로운 반년을 알차게 보내 보자고요.  
이강규 기자(이하 이): 한 해가 지날수록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올해가 반년밖에 안 남았다니 개인적으로는 좀 초조해지네요.(웃음) 
김:  열심히 살면 되죠. 하긴 말이니까 쉽긴 하지만.(웃음) 그럴 때일수록 건강도 잘 챙겨야 하고요. 그나저나 오늘 주제는 뭔가요?
이: 바로 말씀하신 그겁니다. 건강.(웃음)
김: 우리 건강기사가 따로 나가고 있는데, 뭔가 획기적인 거라고 나왔나요. 암치료? 탈모방지?(웃음) 아, 문재인 대통령 건강 얘기 말 이겠군요.
이: 네, 그 얘기입니다. 대통령의 건강은 매우 중요한 정보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청와대에서 대통령의 상태에 대해 공개를 했죠.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쉴새없이 달려왔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기사들도 좀 우려하는 쪽으로 나오고 있는데요. 안 중요한 시기가 없겠지만, 지금은 특히 격변의 시기이고 그 중심에 문 대통령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관심이 많이 가는 것도 사실이죠.
김: 사실 역대 대통령들도 건강이 민감한 부분이었죠?
이: 그렇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비교적 고령에 당선되었기 때문에 건강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고요. 실제 아픈 적도 많았는데 괜히 나이랑 얽혀서 불안이 커질까봐 공개를 안했다고 합니다.
한 가지 에피소드인데 김 전 대통령은 섭씨 27도 정도를 제일 좋아해서 실내 공기가 여름이라도 에어컨을 끄고 조금 높아지는 것 같으면 대통령이 방문하거나 지나가는 것으로 알았다고 제 지인이 그러더라고요.
김: 이명박 대통령이나 박근혜 대통령 얘기도 나오던데요.
이: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가 건강을 가지고 이미지 메이킹을 좀 한 케이스죠. 해외순방 같은 경우 소위 링거투혼이라고 언론에 소개할 정도였으니까요.
김: 그게 근데 업무 때문이 아닌 거였죠?(웃음) 이명박 대통령은 뭔가요?
이: 자서전에서 재임당시 폐질환을 앓았다고 하는데요. 외부로 알려질까 봐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화장품을 발라서 안색을 가리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좀 믿기 어려운 것이 대통령은 대개 전속 화장 담당자들이 있거든요. 굳이 영부인의 화장품을 가져다 직접 쓸 일이 없죠.
김: 본인 자서전에서 한 얘기니 뭐 100% 믿을 수는 없군요. 그래도 건강해 보이려고 노력하는 건 사실인가 보네요. 미국도 마찬가지죠?
이: 네, 그렇습니다. 어느 나라든 국가 정상의 건강은 초미의 관심사니까요. 일례로 정상이 해외에 가면 호텔에 묵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건강상태가 다른 나라에 노출 될까 봐 대소변까지 다시 챙겨서 온다는 얘기도 있거든요.
트럼트 대통령은 취임 당시 만 70세여서 취임 시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건강과 관련된 우려가 대선 전부터 나오기도 했고요.
올해 초에는 직접 건강검진을 받고 주치의가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김: 특이하게 트럼프 대통령은 정신건강 문제가 많이 제기되었죠.(웃음) 미국의 다른 대통령들도 문제가 된 경우가 있었나요?
이: 아주 많았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우드로 윌슨 대통령은 심각한 뇌졸중이 왔었다고 하는데요. 주치의와 영부인은 이를 숨기고 영부인이 대신 집무를 봤다고도 하네요.
루즈벨트 대통령은 아시는 것처럼 소아마비랑 비슷한 질병을 앓아서 휠체어를 탔는데 휠체어를 타는 모습을 공개하지 않으려 엄청 노력했다고 하고요. 가깝게는 오바마 대통령이 인후염 치료를 받은 뒤에 주치의가 직접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김:  다른 나라도 비슷하죠?
이: 대개 사회주의 국가들이 최고 지도자들의 일정을 공개하는 것으로 정치를 많이 하는데요. 그래서 최고 지도자들의 일정이 며칠 정도만 공개되지 않아도 와병설이 돌거든요.
시진핑 주석도 2012년 경에 한 2주 정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서 온갖 설이 돌았는데요. 그 후에 공식석상에서 동작도 평소보다 크게 하고 목소리도 더 힘줘서 해서 와병설을 잠재우려고 했죠. 북한 김정은의 건강에 대해서도 자주 거론되고요.
김: 한 나라에서 가장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이면 주변에서 건강도 잘 챙겨줄 것 같고 몸에 좋은 것만 먹을 것 같은데, 그래도 건강관리가 쉽지 않나 보죠?
이: 일단 일의 양이 엄청나니까요. 피로가 누적되는 데다가 일 자체가 쉬운 일이 없고 대부분이 첨예한 갈등을 조정하거나 아주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상상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예전에 한 번 다국적 기업 CEO의 1년 스케쥴 표를 우연히 본 적이 있는데요, 향후 1년 스케쥴이 시간별로 다 짜여 있었거든요. 기업의 총수가 이 정도인데 나라의 지도자라면 그에 못지 않은 건 당연하겠죠.
김: 실제 청와대 업무가 어느 정도인데요?
이: 이것 자체가 일종의 비밀일 수도 있는데요. 듣기로는 365일 출근은 기본이고, 대개 새벽 4시 정도에 출근해서 밤 12시 경에 퇴근한다고 합니다.
지인 말로는 밤 12시에 퇴근해서 다음날 오전 4시쯤 출근하면 읽어야 할 보고서가 이미 책상에 수북했답니다. 물론 사람마다, 부서마다, 시기마다 차이는 좀 있겠죠. 그런데 가장 바쁜 시기가 집권 1,2년 차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어느 정권마다 임기 초에는 수많은 일들을 야심 차게 추진하려고 하다 보니 실무진이나 대통령이나 업무가 많죠. 하지만, 말년이 되면 일도 어느 정도 익어가고 또 새 정권에 일을 넘겨줄 생각만 하니까 조금 느슨해지는 것도 사실이라고 하네요.
어차피 임기 말이 가까워올수록 각 부처도 말을 잘 안 듣는다고 하고요.
김: 이번 문재인 대통령 같은 경우는 집권 초인데다가 인수위 기간도 없이 바로 업무를 시작해서 더 피로가 가중되었을 수도 있겠네요. 게다가 본인이 청와대에서 근무를 해봤으니 더 업무에 속도를 낼 수도 있었겠고요.
이: 그런 것 같습니다. 상사가 업무를 잘 아니 밑에 사람들도 힘들죠.(웃음)
김: 공직에 있는 사람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야 하지만, 업무과중을 덜자는 정부에서 대통령이 업무피로로 건강에 이상이 온다는 게 서글픈 현실이네요.
한국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벨을 찾자는 분위기가 요새 많아졌다는 데 아직도 갈 길이 멀군요.
이:  노벨 경제학 수상자인 폴 크루그만 교수가 한국을 찾아서 토론을 하는데 이번에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으로 줄였다니까 그게 줄인 거 맞냐고 놀랐다고 하던데요. 좀 즐기면서 일하는 문화가 생겼으면 합니다.
김:  저도 그렇게 되길를 바랍니다. 다음 주에 다시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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