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법원 추방소송 적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난 3월 69만여 건에 달했던 적체소송 건수가 이민법원 역사상 처음으로 70만 건을 돌파했다. 시라큐스 대학교 사법정보센터(TRAC)가 지난 8일 공개한 전국 이민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 건수는 5월 말 현재 71만 4,067 건이었다. 이는 법무부 산하 이민재심집행국(EOIR)이 최근 공개했던 3월 말 69만 7,777 건보다 1만 7,000여건이 늘어난 것이다.  TRAC은 보고서에서 이민법원 적체소송 건수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 1년 4개월 만에 17만 1,656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던 지난 2017년 1월 말의 이민법원 적체소송은 54만 2,411 건이었다. 소송적체가 급증하면서 이민법원 소송을 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갈수록 장기화되고 있다. 추방소송의 경우, 지난해 보다 28%나 소요시간이 늘어나 추방결정에 392일이 소요됐던 지난해보다 약 4개월이 지연돼 평균 501일이 걸리고 있다.

    이민법원이 결정하는 망명(Asylum) 결정도 14% 이상 지연돼 올해는 평균 1,064일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이 훨씬 넘는 시간을 대기해야 이민법원의 최종결정을 받아볼 수 있는 셈이다. 적체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이민자가 이민판사 앞에 서기까지 걸리는 대기시간도 길어져 4년 가까운 세월을 기다려야 이민판사 앞에서 첫 심리를 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최악의 소송적체가 나타나고 있는 휴스턴과 시카고, 캘리포니아 임페리얼 카운티, 덴버 등지의 이민법원은 소송이 시작되기까지 이민자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최장 6년 넘게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스턴 릴랜드 연방청사에 위치한 이민법원의 경우, 현재 첫 심리도 하지 못한 채 1,440일간 계류 중인 소송이 6,596건에 달하며, 이 소송들의 첫 심리가 열리려면 앞으로 311일을 더 대기해야 할 것으로 추산돼 평균 대기기간은 1,751일로 나타났다. 휴스턴 이민법원에서 현재 소송심리 일정을 잡을 수 있는 가장 빠른 날짜는 2021년 9월 13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 소송 케이스가 접수되더라도 첫 심리일은 2021년 9월에나 잡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TRAC 보고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임페리얼 이민법원의 적체가 가장 심각했다. 현재 계류 중인 3,239 건의 소송들은 801일이 지났지만 첫 심리가 열리지 않았고, 앞으로 695일이 더 지나야 첫 심리가 열리게 된다. 7만여 건이 계류 중인 LA 이민법원도 적체가 심각해 첫 심리가 열리기까지 947일을 대기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샌프란시스코 이민법원은 평균 1,183일을 기다려야 첫 심리를 받게 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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