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숙한 팝과 탈춤, 가야금 공연 등으로 관객 사로잡아

     쥬빌리 앙상블이 지난 19일 비스타 피크 프리파토리(Vista Peak Preparatory)에서 2018 봄 정기 공연을 가졌다. 비가 내리고 기온이 내려간 날씨에 공연장 위치가 오로라 외곽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백여 명의 관객이 객석을 꽉 채우고, 뜨거운 박수를 보내며 공연을 즐겼다.  이번 공연은 여느 때와 달리 클래식이 아니라 영화음악, 뮤지컬, TV 드라마 삽입곡 같은 팝으로 구성되었다. 김나령 지휘자는 처음 곡을 선곡할 때 단원들이 많이 아는 노래들이라서 쉬울 것이라고 기대했었는데 의외로 클래식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고 전한다. 이어서 클래식은 교과서적으로 가르치고 부를 수 있는 데 반해 팝 등의 현대 음악들은 정해진 룰이 많이 없고, 해석의 방법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표현 방법에서 훨씬 힘들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듣는 관객들은 친숙한 곡들이라서 보다 쉽고, 편안하게 즐기는 분위기였다. 공연의 시작은 쥬빌리 코럴(Jubilee Chorale)이 ‘Singing In the rain’을 부르며 막을 열었는데, 공연 당일 비가 내리는 바람에 딱 어울리는 선곡을 한 셈이 되었다. 이어서 ‘A spoonful of Sugar’ ‘A Medley of Justin Bieber Hits’ ‘Colors of the wind’ ‘When you believe’를 부르며 관객의 박수를 받았다. 쥬빌리 코럴은 3학년부터 8학년까지 총 스무 명의 남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두번째 무대는 중고등학교 남학생 7명으로 구성된 쥬빌리 B가 꾸몄다. ‘Kumbaya’와 ‘Just the way you are’ 두 곡을 율동이 섞인 퍼포먼스와 함께 들려주었고, 변성기를 맞은 남학생들이 들려준 중저음의 화음이 듣는 이들에게 편안한 마음을 전해주었다.

    이어서 리틀 쥬빌리 12명이 ‘Sarasponda’와 ‘산토끼 달토끼’를 부르며 세번째 무대를 꾸몄다. 커다란 무대 위에서 더욱 어려 보이는 어린이들이 가벼운 율동과 귀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는 모습에 관객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리틀 쥬빌리는 킨더에서부터 초등 2학년까지로 구성되며 쥬빌리 코럴의 예비반이다. 열한 명의 남학생 단원들과 한 명의 아버지가 선보인 탈춤 무대는 이날 공연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쥬빌리 공연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탈춤인 데다 퓨전 국악 그룹인 소리아 밴드(Sorea Band)의 ‘뷰티풀 코리아(Beautiful Korea)’ 노래에 맞춰 역동적인 춤사위를 보여주었다. 현대화한 탈과 함께 리본을 사용해서 흥겨운 감정을 표현했다.  이어서 여고생 7명으로 구성된 쥬빌리 걸스가 ‘You raise me up’과 ‘오늘도 수고했어’를 들려주며 관객들의 마음을 다시 촉촉하게 만들어주었다. 이들은 여러 번의 무대 경험이 있는 시니어들답게 무대 위에서 여유가 넘쳤다. 쥬빌리 코럴이 다시 무대에 올라 ‘도라지꽃’ 노래를 부른 데 이어, 이수아 양이 가야금 독주로 한국민요 ‘도라지’를 들려주었다. 이수아 양은 지난 2월 콜로라도 스프링스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기념행사에서도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주목을 받았었다. 이날 공연은 쥬빌리 단원 모두가 ‘아리랑’을 함께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쥬빌리 B와 탈춤 공연에 참가한 신동준 군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는 많이 긴장되고 떨렸는데, 막상 무대 위에서는 그 동안 열심히 연습한 실력을 보여준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부른 ‘Just the way you are’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익숙한 노래인 데다 사람들 모두가 인생에서 특별한 사람을 갖고 있다는 의미를 생각하면서 즐겁게 연습했다고 전했다.

     쥬빌리 코럴에서 활동하면서 가야금 독주를 한 이수아 양은 “가야금 연주할 때 많이 떨렸는데 숨을 크게 쉬고, 눈을 감고 연주하면서 잊어버렸어요”라며 연주 소감을 표현하며, ‘도라지 꽃’ 멜로디가 예뻐서 제일 좋아하는 노래인데 이번에 공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연에서 주목을 받은 인물 중 한 명은 쥬빌리 B 단원인 윤현우 군의 아버지로서 아들과 함께 탈춤 공연에 참여한 윤정훈 씨이다. “그냥 어렵게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과 어울린다는 생각에 참여했는데 막상 무대 위에 오르기 전에는 아이들보다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에 제법 긴장이 되었다”고 밝혔다. 이어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처 몰랐던 아이들 마음도 알게 되고, 아이들의 삶도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공감하게 되었다. 아무래도 아들과 시간 보내면서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된 게 큰 수확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수아 양의 어머니 이경민씨는 “아이가 무대에서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공연 횟수가 늘어날수록 집중력이 길러지는 모습이 눈에 띌 정도로 좋아졌다”라며 쥬빌리 활동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서 “외동 아이로 자라면서 단체 생활을 어색해했었는데, 합창단에서 화음을 맞추다 보니 단체 생활에 대해 배우는 게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김나령 지휘자는 미국에서 자라는 2세들이 사춘기를 겪으며 정체성에 대한 혼란도 겪게 되기도 하는데, 한인 아이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고서 한국 문화를 배우면서 한국인이라는 연대감을 갖게 되고, 여기에 단원들끼리 가족처럼 친밀한 커넥션을 갖는 것 또한 쥬빌리 앙상블이 갖는 효과라고 했다. 쥬빌리 앙상블은 6월 27일부터 2박 3일간 체리크릭 파크에서 썸머 캠프를 준비하고 있으며, 단원이 아니어도 참가가 가능하다. 또한 7월 말에 는 오디션을 통해 신입단원을 모집할 예정이다. 문의는 720-232-5880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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