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국장(이하 김): 안녕하세요, 이 기자. 5월 마지막 한풀이를 시작해야겠네요.
이00 기자(이하 이): 네, 5월도 숨가쁘게 달려온 것 같습니다. 
김: 원래 콜로라도 한인사회도 5월에 행사가 많죠. 6월에는 청소년문화축제가 있으니 6월도 기대가 되네요. 이번 주는 뭘 얘기해 볼까요?
이: 오랜만에 경제 이야기를 좀 해보려고요.
김: 돈 되는 이야기인가요?(웃음)
이: 그보다는 있는 돈 지키는 얘기일 듯 싶습니다.(웃음) 돈 버는 게 아니라 돈을 잃지 않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는 말들이 돌고 있거든요. 
김: 미국 경제가 그래도 계속 좋아지고 있는 듯 한데 뭔가 위기적인 부분도 있나보죠?
이: 한국에서는 ‘10년 위기설’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1997년에 IMF 금융위기가 왔고 2008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왔다는 것이죠. 그래서 또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시점이 좀 조심해야 할 때가 아닌가라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김: 공교롭네요. 우연이겠죠?(웃음)
이: 네, 주기설이란 것이 대개 실체가 없으니까요. 사후적으로 보니 그렇더라라는 것인데 근거는 부족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은 있죠.
김: 금융세계화가 되면서 이제는 전 세계 어디 한 군데에서라도 뭔가가 터지면 누구나 맘편히 있을 수는 없게 되었잖아요?
이: 맞습니다. 사실 1990년대 금융위기도 태국에서 시작한 외환위기가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거쳐서 우리나라까지 확대된 것이었고요, 2008년에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도 미국에서 시작된 문제가 확산된 것이고요. 다만,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에서 위기가 시작되면 여파가 훨씬 크고 오래간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겠습니다.
김: 고질적으로 금융위기를 겪는 남미에서도 슬슬 문제가 터지고 있죠?
이: 네, 아르헨티나가 최근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통화인 페소화의 가치가 사상 최저 수준에 근접하게 되니까 통화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아르헨티나 당국이 기준금리를 40%까지 올렸는데도 통화가치가 안정을 못 찾고 있습니다.
김: 브라질도 문제고요?
이: 브라질도 경제위기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1/4분기의 경제성장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고요. 경기부양을 위해서 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는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추세라 어떻게 해볼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김: 한 때 한국에서 브라질 채권이 유행했다면서요? 그럼 투자한 사람들은 피해가 크겠네요.
이: 한국 정부가 해외투자를 장려하면서 브라질 채권에 대한 이자에 세금을 물리지 않게 해줬거든요. 채권 자체의 이자도 연 10% 정도 되니 아주 매력적이죠. 문제는 환율입니다. 아무리 이자를 많이 받아도 환율이 10% 이상 떨어지면 손해죠. 물론 반대로 환율 덕에 이자에다가 환율차익까지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요. 아무튼 지금은 헤알화가 약세라 손해를 볼 것 같습니다.
김: 그런데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데 왜 한국이나 브라질이 문제죠?
이: 글로벌 자금의 이동 때문에 그렇습니다. 금리인상은 이런 의미인데요. 미국은 자국 경제가 좋아져서 호황이 되면 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경제가 좋아져서 돈이 많이 돌다보니 물가가 오르거든요.
그럼 금리를 높여서 물가 상승을 억제하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금리 인상은 긍정적인 의미가 있죠.
김: 이자율이 오르는 게 실감이 나요. 얼마 전에 모기지를 한번 알아봤는데 많이 올랐더라고요.
이: 네, 미국은 6월에도 금리 인상이 유력합니다. 문제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전 세계 투자자금이 미국으로 쏠리게 된다는 것이죠. 기본적으로 미국 경제를 가장 안전하다고 보는데 가장 안전한 경제가 이자도 잘 주면 당연히 돈을 다 거기에 맡기려고 하겠죠.
김: 그렇게 되면 한국이나 브라질 등 신흥국에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들어갔던 외국 자금들이 미국으로 옮겨가게 되는 것이군요.
이: 네, 맞습니다. 그렇게 되면 달러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니까 달러 가치는 상승하고요. 반대로 각국 통화 가치는 낮아지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한꺼번에 많은 돈이 빠져나가게 되면 신흥국들은 달러가 부족하기 때문에 바꿔줄 수가 없거든요. 이걸 노리고 환차익에 베팅하는 투기자본이 들어오면 더더욱 문제가 복잡해지고 결국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죠.
김: 메커니즘만 듣고 보면 복잡하지는 않은데, 왜 미리 예방이 안되죠?
이: 심리적인 문제가 큽니다. 금융위기 연구의 대가 찰스 킨들버거는 이를 광기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보다 유명한 표현으로는 케네스 로고프와 카르멘 라인하트 교수가 낸 책 제목이기도 한 “이번엔 다르다(This Time Is Different)”가 적절한 예일 것 같습니다.
김: 금융위기가 계속 발생하고 반복되어도 사람들은 이번엔 뭔가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거군요.
이: 맞습니다. 위기의 조짐은 호황이 버블이 될 때 이미 태동하는데요. 워낙 경기가 좋아 보이니까 사람들이 위기의 신호들이 감지되더라도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는 것이죠. 그간의 경험으로 위기의 원인이 해소된다고 보거나 이번의 경제상황은 이전과 다르기 때문에 위기의 원인이 확대되지 못한다거나 그렇죠.
김: 참 어렵네요. 똑똑한 사람들이 넘쳐나는데도 제대로 된 예측이 불가능한 거군요.(웃음)
이: 경제상황에 비관론자들도 항상 존재하는데요. 낙관론자들은 비관론자들이 100번 비관하다 한 번 위기가 오면 그걸로 예상이 맞았다고 자랑한다고 오히려 비판합니다. 99번을 틀리고 1번을 맞추기 위해서 계속 비관만 한다는 것이죠. 반면에 비관론자들은 낙관론자들이 위기의 조짐을 무시한다고 비판하고요.
김: 그래서 이 기자는 위기가 올 것 같아요, 안 올 것 같아요?(웃음)
이: 위기가 와도 미국에 계신 분들은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웃음) 미국에서 발생한 위기가 아니라면요.
김: 그렇기는 하네요. 왠지 안심이 좀 되는데요.(웃음)
이: 한 가지는 위기가 오면 동시에 기회도 온다는 것입니다. 위기 때 현금이 풍부한 경우라면 아주 싼 가격에 많은 자산을 구매할 수 있죠. 제가 계속 드는 예지만, 제 집주인 할머니는 2008년 경제위기 때 아파트를 몇 채 구입했는데 시세차익에 렌트까지 이익이 계속 늘고 있죠. 역발상 투자라고 모두가 공포에 떨 때 그 공포를 사야한다는 말도 있습니다.
김: 제가 현금이 많아질 때까지 위기가 안 왔으면 좋겠군요.(웃음) 오늘은 여기까지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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