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마음과 손으로 이루는 한식 디저트의 현지화

     빙수, 붕어빵, 떡볶이! 이름만 들어도 한국을 떠나온 이들에게는 반갑고 기분 좋아지는 간식거리들 아닌가! 한국인들의 입이 궁금할 때 딱 그 부족함을 채워주는 간식들이 세련된 디저트들로 옷을 갈아입고 콜로라도를 찾아왔다. 지난 4월 말 사우스 하바나(South Havana)에 문을 연 스노울(Snowl)을 탐방해보자.  스노울이라는 이름부터 뭔가 의미가 있는 듯하고, 쉽고, 최신 유행을 연상시킨다. 서은옥 사장은 빙수를 연상시키는 스노우(snow)와 볼(bowl)을 합성해서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빙수가 주력이라는 것, 그리고 앞으로 빙수 전문점으로 거듭나고 싶은 비전을 이름에 담았다. 이런 창의적인 작명은 가족회의를 통해서 나온 결과라고 한다. 미술에 감각이 있는 딸의 아이디어가 매장 인테리어 곳곳에도 스며들어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산뜻하고 경쾌하고, 여기에 시원, 깔끔, 아기자기함까지 함께 느낄 수 있다. 천정에 달린 뭉게구름들은 빙수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의 기분을 표현한 듯하다.  서 사장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젊은이들이 즐겨 찾을 수 있는 밝고 오픈된 매장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다”고 전한다.  식사 후에 커피 외에는 디저트로 즐길만한 마땅한 메뉴가 없는 점 또한 스노울을 탄생시킨 요인이기도 하다.  스노울의 메뉴는 크게 네 종류로 구성되어 있다. 첫번째가 빙수인 스노우볼, 두번째는 붕어빵과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타이야키, 세번째가 버블티인 보바, 네번째가 떡볶이다. 스노우 볼은 모두 우유로 만드는 빙수이고, 밀크 스노우, 망고 스노우, 쵸코렛 스노우, 그린 티 스노우, 블랙 세서미 스노우 등 총 7 종이다. 서은옥 사장은 동물성 음식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비건들을 위해서 얼음 빙수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특별히 빙수 사이즈가 커서 2, 3명이 나눠 먹기에 적당하다. 토핑이 없는 밀크 스노우의 가격은 7.50달러이고, 그 외의 빙수는 11.50달러이다. 큼직한 양을 생각하면 결코 부담스러운 가격이 아니다.

    붕어빵에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는 것은 2, 3년 전부터 한국에서 ‘아붕(아이스크림과 붕어빵)’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해서 로스 앤젤레스나 뉴욕 등에서도 이미 핫해진 디저트 아이템이다. 서 사장은 H 마트에서 4년간 붕어빵을 팔던 데서 더욱 업그레이드해서, 다국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일본식 이름으로 ‘타이야키’라고 붙였다고 한다. 타이야키에서도 여러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우선 붕어빵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것인지, 컵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것인지 혹은 컵에 아이스크림과 붕어빵을 동시에 먹을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그 다음에 속을 팥이나 누텔라 중에서 골라서 채우고, 아이스크림은 밀크티, 맛차, 검은깨, 타로의 네 가지 중에서 고르면 된다. 두 가지 토핑은 무료로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붕어빵에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기본 타이야키가 5.95달러, 컵에 아이스크림과 붕어빵이 담긴 ‘컵 속의 타이야키(Taiyaki in Cup)’는 6.95달러이다.  버블티라고도 불리는 보바(Boba)는 대만에서 시작된 음료이고, 과일 맛이나 우유를 베이스로 얼음, 그리고 작은 타피오카 알갱이를 섞어서 달콤함에 씹는 맛이 더해진 음료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맛의 변화를 추구하는데 우유, 크림, 아이스크림, 과일, 시럽, 두유, 홍차 등의 재료를 혼합해서 복숭아맛, 리찌맛, 키위 딸기맛, 타로, 허니 듀 등 16가지의 보바를 준비하고 있다. 커피나 탄산음료를 피하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서은옥 사장은 보바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좋은 재료의 타피오카를 구해오고, 또 모든 음료에 알칼리이온수를 사용하는 등 신선한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여기에 매장이 널찍하기 때문에 여유있게 앉아서 수다도 떨고, 공부도 할 수 있고, 식사 후 더 놀고 싶어도 갈 데가 마땅치 않을 때 마음 편히 이용하는 장소가 되길 바란다고 한다. 이러한 바람에 따라 실내 인테리어에 굉장히 정성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무료 쿠폰도 받을 수 있는데, 대개는 방문 횟수에 따라 무료 서비스를 받는 데 비해 스노울에서는 구매 양에 따라서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한번 가더라도 9개를 사면, 무료로 보바를 마실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디테일에 신경을 쓴 때문인지 오픈하고 2주 남짓한 기간동안 구글에 올라온 이십 여 편의 리뷰가 모두 별점 다섯개를 채우고 있다. 오전 11시 오픈을 하자 마자 찾아온 제시카 둘리(Jessica Dooley)와 세레나 티레(Selena Teale)는 일주일에 서너번씩 오는 단골이라며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보바를 꼽았다.  서은옥 사장은 다가오는 여름에는 빙수와 타이야키, 보바를 주력으로 서비스하고, 가을 이후에는 따끈한 커피와 브런치 메뉴를 준비할 계획이라고 한다. 올 여름은 시원한 빙수 한 그릇과 아이스크림 붕어빵으로 더위도 잡고 그리운 한국의 맛을 느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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