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라나는 아이들은 누구나 악기 한둘쯤은 다루는거 같습니다. 그만큼 음악교육이 어느 시대보다 활발하고 또 그만큼 쉽게 악기를 접할 기회들이 생겼다는 것이겠지요. 그 중에서도 피아노는 어렸을 때 뿐 아니라 삶의 어느 시기에도 가장 쉽게 접하는 악기가 된것 같습니다. 어느 동네나 피아노 학원이 넘쳐나고 있고, 개인레슨도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손쉽게 시작할 수 있기에 어떤 악기보다 음악교육의 첫 출발이 피아노 레슨이 되는 경우가 흔하지요. 언제 피아노 레슨을 시작할 수 있냐고 많은 분들이 물으십니다. 대답부터 해드리자면 어떤 연령이든 배움의 시작에는 한계가 없다는 것입니다. 다만, 시작을 할 수 있는 시기는 보통 아이들이 손에 연필이나 숟가락을 제법 안전하게 쥐기 시작하는 두살반에서 세살 사이면 시작이 가능하다는 것이지요. 이번 컬럼에서는 피아노레슨에 앞서 고려할 점을 유아기, 유년기, 성인으로 분류하여 소개해 보겠습니다.

     유아기는 초등학교를 시작하기 전의 아이들을 말합니다. 아이들마다 개인차가 조금은 있지만 두세살부터 아이들은 노래를 따라한다거나, 피아노 건반에서 들은 멜로디를 재생하는 시도를 합니다. 4세 이전의 아이도 그룹으로 진행되는 음악교육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때입니다. 이 시기에 아이들은 손근육이, 특히 잔근육들이 조금씩 발달이 되어서 피아노 건반을 누를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됩니다. 다만 피아노는 다른 악기처럼 아이들을 위한 사이즈가 따로 마련이 되어있지 않기에(예를 들면 바이올린은 성인 사이즈의 16분의 1사이즈도 판매하기에 어린아이는 자신의 몸의 맟추어 악기를 대할 수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이 시기의 피아노 레슨은 좀 더 음악과 편해질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 지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리듬감이나 음감을 놀이를 통해서 키워줄 수 있는 시기이고, 세계적인 음악가들의 대부분은 4세 이전에 음악교육을 시작한 예가 많지요. 실제로 필자는 4살 아이의 피아노 수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데, 아이가 피아노를 실질적으로 치는 시간보다 리듬과 음감훈련으로 시간을 더 보냈고, 실제 피아노보다 토이 피아노에서의 피아노 수업을 아이는 훨씬 더 편해했고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보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이 시기의 교습법으로는 Suzuki, Yamaha, Kindermusik 등과 같은 교습법들이 많이 쓰이기도 하는데, 기존의 악보를 보며 시작되는 교습법과는 달리 악보에 의존하지 않고 아이들의 음감과 음악성에 의존해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는 교습법입니다. 어떤 교습법이 절대적으로 좋다라고 하기보다는 아이에게 가장 맞는 교습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겠으며 그것은 교사와 부모님이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 교습법에 대하여는 차후에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유년기는 대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의 시기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때 본격적인 피아노 레슨을 시작하게 되는데요, 아래의 몇 가지를 고려하시면 피아노 교육의 첫시작을 좀 더 지혜롭게 결정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명한 피아노 교육가인 James W Bestien은 저서 'How To Teach Piano Successfully' 에서 아래의 몇 가지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첫째로, 여러분의 아이가 피아노 건반에서 어떤 멜로디를 따라 할 수 있는가, 노래로써  따라 부르는가 아니면 듣기만 하는가 라고 묻습니다. 결국 음악은 귀로 듣는 것을 악기를 통하여 재생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아이가 음악을 따라 한다던지 들었던 음악을 기억해서 노래하거나 피아노에서 재생해내는 작업을 시도한다면 아이는 피아노 교육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추었다고 봐야합니다.  두 번째는, 한번에 적어도 10-20분 정도 연습할 만큼 집중력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아이들의 집중력은 매우 짧습니다. 아이가 적어도 이 정도의 집중력은 갖추어야 30분 이상인 레슨과 집에서의 연습을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것입니다. 이 정도의 능력을 갖추었다면 일대일로 진행되는 피아노 레슨을 시작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손가락 등의 작은 근육들을 잘 놀릴 수 있는가? 즉, 연필을 잘 쥐는가를 고려해야 합니다. 피아노는 손으로 건반을 눌러서 액션 끝의 헤머라는 파트가 현을 쳐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손가락의 힘이 요구된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아이들은 주먹을 쥔 형태로 피아노 건반을 누르기는 쉽지만, 하나하나 각각의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는 것에 애를 먹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를 치면서 손모양을 유지하고 어깨와 팔에 무리가 가지 않으려면 각각의 손으로 건반을 무리없이 누를 수 있는 정도의 근력이 갖춰진 후에 피아노 교육을 시작하는게 바람직합니다.

    다음으로는 글과 숫자에 대한 개념입니다. 아이가 글자에 대한 개념이 생겼는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피아노 교육의 첫 단계에서는 박자와 노트를 읽는 것이 가장 중요한 개념이기에 아이가 알파벳과 숫자에 대한 이해가 있는 것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부모님이 아이의 피아노 교육에 참여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이 시기에는 부모님의 연습과정의 도움이 아이들의 실력 향상에 큰 영향력을 미칩니다. 가능하다면 교사의 동의하에 레슨에도 정기적으로 참관하실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연습에 참여를 하셔야 하는지 많은 질문이 있으실텐데요. 다음 기회에 이 부분을 다뤄볼까 합니다. 성인이 되어서 피아노를 시작하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으신데, 여러가지 이유로 그만두었던 피아노를 다시 시작하시는 분들도 있고 초보자 분들도 계십니다. 아이들에 비하여 인지능력과 언어전달 능력, 그리고 대화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치는 방법을 터득하시는 데는 빠른 시간 내에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과 몸의 움직임이 아이들에 비하여 민첩하지 못할 수 있기에 리듬감이나 테크닉(손가락, 몸의 움직임)을 위한 연습들이 많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인내심을 가지시고 연습의 모든 과정을 수행하시는 것이 이 시기에는 요구되며, 교사와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피아노 연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곡 선택 또한 중요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사항들을 고려한다면 삶의 어느 시점에도 피아노 교습을 즐겁고 지혜롭게 시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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