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라도주 태권도 대표 선수 선발전

    지난 14일 콜로라도주 태권도 대표 선수를 선발하는 ‘콜로라도주 챔피언쉽’이 오로라의 게이트웨이 고등학교(Gateway Highschool) 실내 체육관에서 펼쳐졌다. 이날 경기는 오는 7월 초 유타주 솔트레이크 시티(Salt Lake City)에서 열릴 전국 대회인 ‘2018 USA 태권도’ 출전권이 걸려 있어 그 열기와 치열함이 하루 종일 체육관 전체를 가득 메웠다.  이날 경기에는 콜로라도주 전체에서 6세부터 성인까지 총 350명이 나이별, 체급별, 띠별로 체급을 나누어서 경기를 펼쳤다. 체육관을 네 개의 영역으로 구분해서 겨루기와 품새 두 종목의 예선전과 결선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이어졌다. 주 대표를 선발하는 시합이다 보니 선수들은 그동안 갈고 닦은 각자의 기량을 충분히 선보이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도 조금이라도 실수하지 않기 위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모습들이었다. 태권도를 통해 키운 강건한 정신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의 선수들의 모습은 여타 다른 스포츠 종목에서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초록띠를 메고 월드 클래스 시니어 스파링(World Class Senior Sparring) 부문에 출전한 아담 클라크(Adam Clarke)씨는 태권도를 시작한지 4개월 밖에 지나지 않은 새내기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태권도를 알게 되었는데 운동량이 상당하고, 정신적인 수련을 할 수 있어서 태권도에 상당한 매력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권투를 즐겨 했었는데 검은 샌드백을 상대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운동이라고 덧붙였다. 처음 시도하는 겨루기 시합을 앞두고 기대감과 설레임을 드러내는 클라크씨의 모습은 태권도를 대하는 미국인들의 진지함을 잘 보여주는 케이스이다.  7살 때부터 3년동안 태권도를 배우고 있다는 나탈리 파우스트(Natalie Faust)는 파란띠 유쓰(Youth) 부문 겨루기에 출전했다. 결과는 패배였지만 대회를 준비하면서 즐거웠기 때문에 만족하고, 무엇보다도 태권도는 재미가 있고, 점점 스스로 강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고 했다. 나탈리의 부모 스티브(Steve)와 린즈에이(Lindsay)는 큰아들에 이어 둘째 딸인 나탈리까지 태권도를 시키는데 아이들이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기 방어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점이 태권도의 좋은 점이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주니어 웰터급(Welter)급에서 챔피언이 된 자얀 단호(Zayan Danho)는 반짝거리는 메달을 목에 걸고 “최고의 기분이다”라며 흥분에 찬 우승 소감을 밝혔다. 4년 동안 태권도를 갈고 닦았고, 앞으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단다. 단호 선수는 지금까지보다도 연습량을 더 늘려서 자신의 꿈을 이루고 싶다며 열의를 드러냈다.  이날 최고 영예는 품새 5개 종목 중 4개 종목에서 1등을 하면서 최종 우승자가 된 션 정(Sean Jung) 선수에게 돌아갔다. 무엇보다도 션 정 선수는 정기수 콜로라도 태권도 협회 회장의 아들이며, 한국인으로서 챔피언이 됨으로써 태권도종주국의 위상을 높였다. 션 정 선수는 지난 3월 ‘2018 팬 암 태권도 챔피언쉽(Pan Am Taekwondo Championship : 전 아메리카 대륙 선수권대회)’에 미국 대표로 선발되기도 했다.  이날 대회의 트로피는 70명이라는 가장 많은 선수가 참여한 스프링스 US 태권도 센터가 차지했다. JK 유나이티드 태권도 센터의 김진혁 관장은 15명의 선수들을 이끌고 참여했는데, 대회에 대한 정보만 제공하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선수들을 모집해서 각자의 동기부여가 더욱 부가되었고, 대회 참가를 통해 참가자들이 태권도에 대한 열의를 더욱 고취시키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부터 콜로라도 태권도 협회 회장을 맡기 시작한 정기수 회장은 작년에 220명이 참가했던 것에 비해 올해는 총 350명이 참석함으로써 일단 양적인 성장을 보인 데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20년 만에 한국인으로서 협회 회장직으로 선출될만큼 태권도 분야에서 한국인들의 활동이 위축되는 모습에 대해 상당히 안타깝다”며, 이번 대회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태권도장에서는 거의 출전을 하지 않았다고 말을 이었다. 이미 미국 내 태권도 리그가 미국인들 위주가 되어버린 동시에 한국인들의 입지는 현격하게 좁아진 데 대해 문제의식을 느낀다고 했다. 콜로라도주 전체 태권도 협회장으로서 새로운 선수 발굴을 비롯해 협회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노력을 통한 지원을 벌일 계획이므로 한국인 지도자들의 좀더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미국 지도자들의 경우 태권도에 대한 동기 부여가 보다 명확하고, 배우는 사람들도 동양의 정신이 접목된 훌륭한 수련의 하나로 태권도를 존중하는 것에 비해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태권도의 정신이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태권도의 종주국으로서 다시금 한국인들이 태권도가 활성화되는 데 좋은 기틀을 마련하는데 보다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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