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공연 김정은 관람·기립박수 환호

    10년 이상 얼어붙었던 한반도의 봄을 알리는 우리 예술단의 공연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 봄이 온다’가 1일 평양 대동강지구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렸다. 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를 비롯해 북측 정부 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출연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층 객석 중앙에 앉아 공연을 관람하며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은 이날 오후 갑자기 결정된 김 위원장 참석으로 예정보다 1시간여 늦은 한국시간으로 오후 6시50분부터 시작돼 오후 9시까지 2시간 10분 동안 진행됐다. 가왕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은 3층으로 이뤄진 1천 500석의 공연장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남과 북, 세대를 뛰어넘는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강렬한 사운드와 한명 한명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에 북측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로 뜨겁게 호응했다. 공연의 문은 이번 공연의 주제인 ‘봄이 온다’를 형상화한 환상적인 홀로그램 퍼포먼스와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로 열렸다. 이어 정인과 알리가 자신들의 노래 ‘오르막길’과 ‘펑펑’을 부른 뒤 듀엣으로 ‘얼굴’을 들려줬다. 사회를 맡은 서현은 “이렇게 약속을 빨리 지킬 수 있을지 몰랐는데 봄에 약속을 지킬 수 있어서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며 “남북 관계에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서현은 지난 2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 공연 때 북측 가수들과 함께 ‘다시 만납시다’를 부르며 화합의 무대를 연출한 바 있다. 뒤이어 2002년 평양공연 후 16년만에 다시 평양 무대에 선 윤도현과 YB밴드의 강렬한 무대가 이어졌다. 락버전으로 편곡한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에 이어 자신의 히트곡 ‘나는 나비’, 통일을 염원하는 ‘1178’을 차례로 불렀다. 네 번째 방북 공연인 최진희는 북측에서도 널리 애송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애창곡이기도 한 ‘사랑의 미로’와 ‘뒤늦은 후회’를 불렀다. 이선희는 ‘J에게’, ‘알고싶어요’를 부른 뒤 특유의 폭발력 있는 목소리로 ‘아름다운 강산’을 열창했다. 2005년 평양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던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은 북측에서 요청했다는 ‘그 겨울의 찻집’에 이어 ‘꿈’‘단발머리’ ‘여행을 떠나요’를 메들리로 들려줬다. 관람석의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쳤으며, 출연진은 꽃다발 세례를 받았다. 김 위원장은 공연이 끝난 뒤 출연진을 불러 일일이 악수하며 격려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은 2005년 조용필 콘서트 이후 13년 만이다.

안철수, 서울시장 출마 선언
“내가 야권 대표 … 힘 모아달라”

    안철수 바른미래당 인재영입위원장이 4일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사·교수·IT 전문가·경영인으로 성공한 경험을 서울시를 바꾸는 데 모두 쏟아붓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표는 한 곳으로 모아야 힘이 되고 의미가 있다”며 “야권의 대표선수로 나선 안철수에게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6·13 선거의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라며 “지난 5명의 시장 중 4명을 야당 출신으로 뽑힌 것도 서울 시민의 민주 의식이 작동한 결과”라고 밝혔다. 현장에 모인 500여 명(바른미래당 추산)의 지지자들은 이에 크게 환호했다. 회견 현장에서도 안 위원장의 지지자들은 안 위원장이 사실상 야권의 대표 주자로 부상할 것이라 확신했다. 자신을 바른미래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중년여성은 “여당에 맞설 유일한 인물은 안철수뿐”이라며 “안 위원장은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다른 노년의 남성도 “자유한국당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안 위원장보다 ‘깜’이 안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국당과 연대 없이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야권의 대표 선수’라는 발언이 야권연대의 가능성을 함축하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야권연대는 없다”며 “당의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서울시의 구청장 후보들은 물론 광역 지자체장 후보도 열심히 찾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서울에 살지 않는 분이 갑자기 서울시장 후보로 나오는 것은 아주 큰 실례”라며 한국당의 김문수 전 지사를 에둘러 비판했다.안 위원장은 또 7년 전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던 인물이자 더불어민주당의 유력 후보인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그는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 후보직을) 양보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때는 잘할 거라 믿었지만, 지난 7년간 서울이 제대로 변화할 시기를 많이 놓쳤다”고 밝혔다. 그는 “박 시장에게 (서울시장직을) 양보받겠다는 생각은 없다”며 “박 시장이 놓쳤던 부분을 제가 다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6·13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의 대결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유한국당도 김문수 전 경기지사 카드를 검토하고, 현재 여권에서도 ‘예선이 곧 본선’이라고 할 만큼 낙관론이 퍼져 있다. 그러나 일단 3자 구도가 형성되면 여러 변수들이 생기면서 선거판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의 주요 변수는 야권 연대 성사 여부, 안철수 위원장에 대한 박원순 시장의 ‘양보론’ 프레임 가능성,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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