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우스톤 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은 1872년 미국에서 가장 먼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전세계에서도 최초의 국립공원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아주 특별한 공원이다. 몬태나주, 와이오밍주, 아이다호주 등 3개 공원에 걸쳐져 있으며, 수많은 간헐천, 버팔로, 무스, 엘크, 곰, 늑대 등 수많은 야생동물의 서식처이기도 해 최고의 자연경관과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몇번을 가도 늘 감탄하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되는 옐로우스톤 국립공원의 모습을 소개한다. 콜로라도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와이오밍쪽으로 해서 옐로우스톤으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3개 주에 걸쳐 있는 방대한 공원이고,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만 다섯 개나 된다. 와이오밍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랜드 티턴(Grand Teton) 국립공원이라는 또하나의 국립공원을 거치게 되는데 마치 알프스산 같은 천혜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와이오밍의 또다른 자랑이다.  옐로우스톤에는 수많은 간헐천이 있다. 공원이 워낙 넓어서 이런 곳도 있고, 저런 곳도 있지만, 부글부글 물이 끓어오르는 깨끗한 간헐천이 수십개가 넘는다. 들어가서 몸을 뜨끈하게 풀고 싶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국립공원이다 보니 목욕은 절대 금지, 게다가 어떤 간헐천은 너무 뜨겁다. 공원을 둘러볼 때는 공원 곳곳에 놓여진 산책로나 트레일(Trail)을 이용해야 한다. 옐로우스톤은 거대한 휴화산과도 같다. 땅 밑에서는 끊임없이 엄청나게 뜨거운 물이 끓고 있다. 김이 뭉글뭉글 솟아나는 저 땅을 한번 밟아보겠다고 난간 바깥으로 뛰쳐나갔다가 갑자기 솟아오른 뜨거운 물줄기에 화상을 입거나, 땅이 푹 꺼져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트레일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옐로우스톤의 수많은 간헐천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Old Faithful Geyser)이다. 올드 페이스풀은 1870년에 붙여진 이름인데, 정확하게 예고된 시간에 분출하는 바람에 유명해졌다. 올드 페이스풀에 붙여진 분출 시간표에 의하면 매 45분에서 120분 간격으로 (늦어봤자 1-2분 정도) 1.5분에서 길게는 5분까지 물을 분출한다. 분출하는 물의 양은 3,700 갤런에서 8,400 갤런, 분출 높이는 올드 페이스풀의 기분에 따라 106피트(32미터)에서 185피트(56미터), 어떤 때는 70미터까지도 올라간다. 물기둥이 워낙 높이 올라가다 보니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도 볼 수 있을 정도다. 이 밖에도 사람들이 던진 동전이 온천의 유황성분과 결합해 아쿠아 블루의 푸른 연못이 노랑, 파랑, 초록 등의 신비한 물색깔로 바뀐 모닝 글로리 풀은 옐로우스톤을 검색하면 어김없이 나오는 정말 아름다운 연못이다. 또 자이언트 가이저는 분출시기가 매우 불규칙해 종잡을 수가 없어서 유명하다. 1955년부터 수년간은 한번도 분출하지 않았고, 1963년부터 1987년까지는 6차례 분출했다. 반면 1997년부터는 짧으면 4일에 한번씩 분출하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11차례, 2006년에는 47차례, 2007년에는 무려 54차례나 분출했으며, 2008년에 13차례, 2009년에는 한번도 분출하지 않았으며 2010년에는 1월에만 두 차례 분출했다. 그후 다시 한동안 잠잠하다가 2017년 11월 3일에 간만에 분출했다. 왜 이렇게 제멋대로인지는 아무도 이유를 모른다.

     옐로우스톤은 야생동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방대한 면적의 공원에는 버팔로, 늑대, 엘크, 무스, 곰 등이 미국 정부의 철저한 보호 아래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옐로우스톤의 또다른 관문인 북쪽의 몬테나로 이동하면 매머드 핫 스프링스(Mammoth Hot Springs)라는 작은 타운이 발달해 있는데, 그곳으로 가기 전에 꼭 한번 거쳐야 할 곳이 노리스 간헐천 분지(Norris Geyser Basin)이다. 사실 노리스 간헐천 분지는 올드 페이스풀 간헐천 같은 곳보다는 한국인들에게 덜 알려져 있다. 북쪽으로 치우쳐져 있기도 하지만, 올드 페이스풀, 옐로우스톤 호수 근처만 슥 둘러보고 옐로우스톤을 다 봤다고 선언하기에는 노리스 간헐천 분지가 가지고 있는 신비가 너무 많다. 널찍하게 펼쳐진 분지는 흰색의 온천 침전물인 보드라운 규화(sinter)로 매우 밝은 빛을 띄고 있다. 이곳은 포슬린 분지(Porcelain Basin)이다. 노리스 간헐천은 두군데로 이루어져 있는데, 하나는 포슬린 분지이고, 또하나는 숲으로 둘러싸인 Back Basin이다. 노리스 간헐천 분지는 옐로우스톤에서도 가장 뜨거운 온도를 가진 간헐천이다. 1년 사시사철 과하게 뜨거운 물이 펑펑 솟아 나오다 보니, 이곳, 특히 포슬린 분지의 경우, 나무도, 풀도 잘 자라지 못한다. 물은 풍부하지만, 너무 뜨겁고, 강산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리스 분지는 옐로우스톤 안에서도 상당히 고립되고 독자적인 모습을 간직한 간헐천 분지로 꼽히고 있다.

    몬태나 주의 경계이자 와이오밍주 북쪽 끝에 위치한 매머드 핫 스프링스는 옐로우스톤에서 가장 유서깊고 규모가 큰 마을이다. 겨울에는 옐로우스톤이 하얀 설국이 되기 때문에 종종 남쪽과 서쪽 입구는 출입이 차단되지만, 북쪽에 있는 매머드 쪽은 늘 개방이 되어 있어 겨울에 옐로우스톤을 찾는 사람들은 매머드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 매머드 핫 스프링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매머드 핫 스프링스 테라스다. 테라스(Terrace)는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 베란다란 뜻이 아니다. 테라스는 마치 계단식 논처럼 층층히 내려앉은 지형 형태를 의미한다. 특히 옐로우스톤의 이 테라스는 '석회화단구'라고 불리는 독특한 지형으로, 인간이 감히 모방할 수 없는 자연의 걸작품이다.  1988년, 옐로우스톤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처음에는 작은 불 몇 곳으로 시작되었는데, 몇년째 계속된 가뭄과 강풍으로 인해 삽시간에 대형 산불로 번져버렸다. 이 산불로 방대한 면적의 공원 36%가 전소되어 옐로우스톤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당시 산불에 소실되었던 곳에는 잿더미가 된 나무들을 양분삼아 나무들이 다시 자라나기 시작했고, 과거의 비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죽은 나무들과 살아남은 나무들, 어린 나무들이 한데 공존하는 숲...  태고적 신비를 간직하고 있는 옐로우스톤은 앞으로도 우뚝 선 바위처럼 우리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르쳐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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