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 대신 떠난 아프리카 선교에서 콜링을 받다

     덴버 중앙장로교회 허성영 목사는 지난 달 2일에 콜로라도에 첫발을 디딘 새 식구이다. 로키 산맥을 볼 수 있고, 눈을 자주 볼 수 있는 덴버의 자연환경이 마음에 들어 무난히 적응을 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교회 성도들의 도움으로 처음 담임 목사직을 수행함에도 불구하고 힘들지 않게 첫 시작을 무난히 해나가는 중이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덧붙였다. 특히나 부임하고 나서 2주 만에 시작하게 된 성전 리모델링을 위해 성도들이 청소는 물론 직접 페인트칠까지 하면서 화사한 공간으로 재탄생을 시켜놓은 데 감동과 힘을 받았다고 했다. 또한 부임 이후 바로 시작된 사순기간 동안 매일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는데 전체 성도들의 70% 정도가 오전 5시 30분에 시작하는 새벽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하루의 첫 시작을 말씀으로 시작하면서 영성적인 힘을 얻기 위해 시작한 새벽 예배인데 생각지도 않았던 많은 수의 성도들까지 함께 참여하고, 성도들 각자의 삶에서 변화를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데 대한 감사의 말을 이어갔다.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은 목사로서 성도들과 물리적인 세대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이 사회적 경험 등을 고집하지 않는 대신 마음을 열고 이해하는 태도로 목회적인 지도자로 받아들이며 협력을 이뤄나가는 모습에 큰 지지를 받는다고 했다. 

    허 목사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행정학을 전공했고, 석사를 마치면서 이내 미국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할 계획이었다고 했다. 그런데 미국으로 오기 전 결혼을 하게 되었고, 신랑과 신부가 될 두 사람은 기도를 통해서 결혼한 첫 해를 하나님께 드리고 싶다는 마음을 내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허니문도 없이 떠나게 된 아프리카 선교는 이들 신혼부부의 삶을 전혀 계획하지도 않았던 방향으로 틀어놓는 계기가 되었단다. 허 목사 부부는 당시 박사 과정을 위해 모아 놓았던 돈을 다 들여서 우간다에서 교회 행정을 도우며 컴퓨터를 가르치기 시작했단다. 선교를 하던 중 만난 한 신학생의 간증은 그의 마음을 감사하는 삶에 대해 눈 뜨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 신학생은 케냐, 콩고, 수단 등 우간다 주변국들간의 대학살 사건 일어났을 때 어머니와 여동생 등 온 가족이 눈앞에서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했다. 너무나 참혹한 사건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살아 있음에 대해 감사하다는 간증을 하는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리고 또 잊을 수 없는 다른 한 분은 신학을 공부하기 위해 콩고에서부터 목숨을 걸고 게릴라 전을 뚫고 일주일 동안 걸어서 우간다까지 오셨던 70세가 넘은 할머니라고 했다. 이 젊은 부부가 아프리카 선교를 마치고 귀국 준비를 하던 즈음 이 할머니가 대단히 고급스러운 아프리카 전통 천을 이별 선물로 건네시며 자신의 고향에 복음이 필요하니 미래에 와 줄 수 있겠냐는 초청을 받는 순간, 마음에서부터 목사가 되겠다는 부르심을 느끼게 되었다고 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가서는 준비가 다 되어 있던 미국에서의 행정학 박사 코스 대신 신학교를 가서 목사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고 했다. 이런 인생의 대전환을 이룰 수 있었던 데는 목회자 가정에서 자라고, 목회상담을 공부한 아내의 힘이 컸다고 했다. 아내의 성장 배경으로 하나님 음성에 보다 더 민감할 수 있었고, 결단도 보다 쉽게 내릴 수 있었다고 한다. 허 목사는 교회의 본질이 복음이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교회는 가장 우선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곳이라는 주 목적을 잊어서는 안되며, 이러한 토대 위에서 신도들간의 친교가 이루어 지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복음에 나오는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말씀을 따르면서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복음을 통해 신도들 각자가 변화된 삶을 살게 된다면 각자가 가진 빛이 자연스레 드러나 사회에 필요한 변화의 동력이 되고, 그렇게 세상 속의 기독교인으로 살게 된다고 했다. 그래서 더더욱 교회가 복음에 목적을 두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목사로서 하나님께 받은 비전은 너무 많은데 현재는 중앙교회의 표어인 ‘말씀으로 든든히 세워지는 교회’를 가장 중심에 두고 있다고 허 목사는 말했다. 매일 새벽 예배가 이어지면서 40년간 담배를 피우시던 분이 한달 이상 담배를 중단하는 변화를 맞이한 분도 계시고, 기도의 응답이 일어나는 체험을 하는 분들이 이어지는 등 여러 가지 기쁜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거듭 반복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거나 중앙장로교회를 모르는 분들께 허 목사는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성령께서 이끄시기에 가족 공동체 같은 교회 안에서 말씀 가운데 하나가 되는 기쁨을 나누자는 초대를 열어 놓았다. 차분하고 진지한, 그리고 아프리카의 순수한 열정이 섞인 허 목사의 에너지가 성전을 가득 채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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