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사회 주의 필요

    콜로라도 오로라에 사는 김모씨는 얼마 전 황당한 영어 편지를 한 통 받았다. 수신자가 Mr.Kim으로 되어 있는 편지에는 자신을 GreenWolf~41이라고 밝힌 사람이 당신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비밀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다면 $3,650를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비밀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정작 구체적으로 그 비밀이 무엇인지 밝히지 못했다. 익명의 협박자는 김씨가 자신의 요구를 거부할 경우 김씨의 비밀과 관련된 증거를 김씨의 부인을 포함한 모두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했다. 또한, 김씨의 아내가 그 증거를 받아보지 못하도록 김씨가 중간에서 가로챌 것으로 대비해서 아내의 친구들과 가족 그리고 주변 이웃들 모두에게 복사본을 보내겠다고도 경고했다. 또한, 김씨가 아내에게 비밀을 자백하여 자신의 협박을 무력화시키고자 하더라도 자신은 다른 사람 모두가 비밀을 알도록 해서 김씨의 아내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게 만들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협박범은 우체국 소인이 찍힌 날로부터 9일 이내에 $3,650을 자신의 비트코인 계좌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그는 친절하게도 비트코인을 송금하는 방법까지 두 페이지에 걸쳐 영어로 빼곡히 설명해서 첨부했다. 이 편지를 받아 든 김씨는 “협박 내용 자체도 황당하지만, 더 황당한 것은 내가 비트코인이 뭔지도 모른다는 것이다”면서 “범인의 협박 내용보다 비트코인에 관한 설명을 이해하는 데 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실소를 금치 못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철저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실제로 범죄조직들이 익명성이 담보된 가상화폐를 이용하면서 유럽 국가들은 2013년부터 유럽 사이버범죄 센터를 설립하여 가상화폐가 불법자금 세탁과 같은 범죄행위를 위해 사용되는 것을 단속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협박 외에 비트코인을 구걸하는 스팸메일도 급증하고 있다. 덴버에 거주하는 강지영(가명)씨는 얼마 전 모르는 한국사람에게서 이메일을 한 통 받았다. 자신을 한국에 거주하는 학생이라고 소개한 이 전송자는 자신의 어려운 상황을 토로하면서 비트코인을 송금해서 자신을 도와달라고 했다. 강씨는 “한국어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약간 어눌한 한국어라서 곧바로 의심이 들었다”면서 “이전에는 영어로 아프리카의 난민이라며 도와달라는 스팸메일을 많이 받았는데 이제는 비트코인을 요구할 지는 몰랐다”고 밝혔다.  다행히 콜로라도 한인들 중에서 아직 본지에 피해 사실을 전해온 경우는 없었다. 또한, 콜로라도에 거주하는 한인들이 가상화폐를 친숙히 다룰 정도는 아니어서 협박이나 구걸 요청이 오더라도 응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어떤 경우라도 출처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 돈을 요구하는 이메일에는 응답하지 않는 것이 좋으며, 협박 내용이 구체적이거나 이미 피해를 본 경우에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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