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목숨을 앗아간 종로 여관 방화범 유모(52)씨가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여관 주인에게 성매매 문의를 했다 거절당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불을 지르기 1시간 전, 여관 주인과 다퉈 경찰이 출동했지만 훈방 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투숙객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유씨가 출입구에 인화물질을 뿌린 뒤 불을 질렀던 탓에 피해자들이 제대로 된 대피를 하지 못하면서 사상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20일 오전 3시쯤 종로구 종로5가 서울장여관에 불을 내고 10명을 사상하게 한 혐의로 유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유씨는 이날 오전 2시6분쯤 “여관 주인이 들여보내주지 않는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여관 주인 김모(71)씨도 유씨를 따라 경찰에 두 차례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했지만 경찰은 유씨에게 훈방 조치했다. 하지만 풀려난 유씨는 오전 3시8분쯤 휘발유를 들고 여관으로 다시 돌아왔다. 유씨는 주저하지 않고 여관 1층 현관문을 열고 복도에 휘발유를 뿌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건물 밖으로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당국은 신고 8분만에 소방차 50여대와 소방관 180명 가량이 도착해 진화 작업 시작 1시간이 돼서야 불을 잡을 수 있었다. 불이 잡히자 구조 작업이 시작됐다. 안타깝게도 여관에서 투숙하던 10명 중 1명 최모(53)씨를 제외하고 모두 건물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상태였다. 현재까지 최씨 포함 박모(52)씨, 진모(53)씨, 유모(26)씨 4명은 신원이 확인됐고 나머지 한 명은 화상이 심해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대부분이 건물 안에서 발견됐고 화상 정도가 심하거나 심지어 소지품도 심하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신원을 확인해 가족에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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