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난제‘중성자 붕괴 가설’입증

           미국 대학생들이 만든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이 60년 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밴앨런대 전자의 기원 가설을 입증했다.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는 “학생들이 만든 ‘큐브샛’이라는 꼬마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려 60년 전에 제기된 ‘밴앨런 방사선벨트(밴앨런대)의 고에너지 전자가 우주선 알베도 중성자 붕괴(CRAND)로 생성된다’는 가설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의 논문은 과학저널 <네이처> 13일자에 실렸다.  최소 65명 이상의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참여해 제작한 큐브샛은 구두상자 크기밖에 안되는 65㎤의 작은 위성이지만 안에는 스마트폰 같은 전자기기와 과학장비들이 빼곡히 쌓여 있다. 학생들은 위성에 큐브샛(CubeSat)이라는 이름을 붙여 2012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국방부의 발사체에 실어 우주공간으로 올려보냈다. 논문 제1저자이자 교신저자인 콜로라도대 (볼더 캠퍼스) 대기우주물리학연구소의 진린 리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지구의 밴앨런대 중 내부방사선대(내대), 특히 안쪽 경계지점에 존재하는 고에너지 전자들이 초신성 폭발에서 유래한 우주선에 의해 생성된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지구 밴앨런대에서 고에너지 전자들을 직접 검출하기는 처음이다. 60년 된 난제를 풀어냈다”고 말했다. 1958년 미국 물리학자인 제임스 앨프레드 밴앨런은 지구가 고에너지 입자층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구 자기장에 의해 포획된 입자들은 2개 층으로 이뤄져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밴앨런 방사선벨트의 내대와 외대로 일컬어졌다. 밴앨런대 발견 당시 미국과 러시아 물리학자들은 ‘우주선 알베도 중성자 붕괴’가 지구 자기장에 포획된 고에너지 입자들의 기원이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하지만 60년이 지나도록 중성자 붕괴 때 생성된 전자를 발견해하지 못해 가설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큐브샛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해, 크랜드 과정에 지구 대기에 진입한 우주선이 중성 원자들과 충돌해 파동을 일으키면 전자를 포함한 하전 입자들이 생성돼 지구 자기장에 의해 포획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우주로부터 고에너지 전자가 지구에 도달하는 과정을 이해하고 예측해낼 수 있는 연구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고에너지 전자는 인공위성을 손상시키거나 우주선 밖에서 활동을 하는 우주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연구팀이 수행한 과제명은 ‘콜로라도 학생 우주기상 실험’(CSSWE)이다. 소형 망원경으로 태양 유래 고에너지 양성자와 지구 밴앨런대 전자의 흐름을 관측하는 것이 과제의 임무였다. 연구팀은 2012년 큐브샛이‘아틀라스 브이 로켓’에 탑재돼 우주로 발사된 뒤 교내의 한 빌딩 옥상에 지상관제소를 설치해놓고 2년 동안 운용해왔다. 이들은 또 다른 콜로라도대 연구팀이 개발한 관측장비(REPT)를 큐브샛에 장착할 수 있도록‘미니어처’로 만들었다. 이 관측장비는 논문 공저자인 대니얼 베이커가 만들었는데, 2012년 나사의‘밴앨런대 탐사 프로그램’에 사용됐다. CSSWE팀은 베이커 관측장비의 미니어처에‘소형화된 상대론적 전자와 양성자 망원경’(REPTil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베이커는 “학생들의 값싼 위성이 수행한 뛰어난 업적은 소형 장비로도 연구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큐브샛은‘거기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줬다. 요기 베라가 한 ‘단순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고 말했다. 요기 베라는 미국 프로야구 양키스에서 활약한 선수로 뒷날 감독 시절 때까지 ‘끝난 것이 끝난 게 아니다’라는 식의 수많은 명언을 남긴 것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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