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방중 시작부터 심상찮네

           문재인 대통령 부부가 3박4일의 중국 국빈방문을 시작한 13일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중국측 인사들의 영접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첫번째 중국 방문을 위해 베이징에 도착한 13일 오전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장쑤성 난징에서 열린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시 주석이 참석한 것은 2014년 첫 행사 이후 3년 만이다. 시 주석은 12일 장쑤성 쉬저우에서 건설중장비업체 쉬공그룹을 방문하는 등 19대 이후 첫 민생시찰을 한 후 난징으로 이동했다.  중국 CCTV 등이 생중계한 이날 추모식 장면에는 시 주석과 위정성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시 주석의 경제책사로 유명한 류허19대 신임 상무위원, 류옌둥 부총리 등이 눈에 띄었다. 중국 외교의 실무를 책임지는 왕이 외교부 부장(장관)도 보였다. 한국에서는 노영민 주중 대사가 국가추모일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주중대사관이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당초 상하이 총영사와 베이징 주중대사관의 공사참사관이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문 대통령이 중국의 중요한 국가적 행사에 대사가 직접 참석해 뜻을 기리는 것이 좋겠다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 1937년 12월 13일부터 1938년 1월까지 국민당 정부 수도였던 난징을 점령했던 일본군이 30만 명 이상(중국측 추정)의 중국인을 학살한 사건이다. 중국 정부는 2014년 2월 입법 형식으로 매년 12월 13일을 난징대학살 희생자 국가추모일로 정했다. 문 대통은 이날 3박 4일 일정의 첫 일정으로 베이징 완다문화주점에서 열린 재중국 한국인 간담회에서 “오늘은 난징대학살 80주년 추모일로, 우리 한국인들은 중국인들이 겪은 이 고통스러운 사건에 깊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다”며 “저와 한국인들은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희생자들을 애도하며 아픔을 간직한 많은 분께 위로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중국을 국빈방문한 문 대통령을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영접한 중국 인사는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아주담당 부장조리(차관보), 추궈홍 주한대사 등이다. 통상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이 영접한 전례에 비춰 격을 낮췄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3년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은 당시 왕이 외교부 부부장, 2008년 5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우다웨이 부부장, 2013년 6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장예쑤이 상무 부부장의 공항 영접을 받았다. 11월 국빈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양제츠 국무위원의 영접을 받았다. 문 대통령을 이번에 영접한 쿵쉬안유 부장조리는 노 전 대통령이 국빈방문할 때 아주사 부사장(부국장)으로서 왕이 부부장 등과 함께 영접에 나섰던 인물이다. 조선족 동포 출신인 그는 지난 8월부터 북핵 6자회담의 중국 측 수석대표를 겸하는 자리인 중국 한반도사무특별대표도 맡고 있다. 중국 외교부에는 장 부부장을 포함 4명의 부부장이 있다. 시 주석과의 회담은 지난 7월 독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및 지난달 베트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 회담에 이어 세 번째다. 정상회담 일정은 공식환영식, 확대·소규모 정상회담, 양해각서 서명식, 국빈만찬 순으로 진행되며, 한중 수교 25주년을 기념한 문화교류의 밤 행사도 열린다. 문 대통령이 베이징에 도착한 지 하루가 지난 뒤에 중국측과 공식행사을 시작하게 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국빈방문 첫날 환영식 공동 기자회견 국빈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 것과 비교된다. 때문에 중국 전역이 난징대학살 추모 분위기에 빠지는 12월13일을 방중 개시일로 잡은 게 잘못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45억어치 팔린 평창 롱패딩
올림픽 굿즈, 수익도‘굿’

                요즘 한국의 거리에서는 ‘Passion. Connected.’라는 문구가 적힌 옷을 입은 젊은이들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이 문구는 평창 겨울올림픽의 영문 슬로건으로 하나 된 열정이란 뜻이다. 이 문구를 사용한 ‘평창 롱패딩’은 한동안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를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제품은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이하 평창조직위)로부터 평창올림픽 총괄 라이선스 사업권을 얻은 롯데가 만든 것이다. 구스다운(거위털 충전재) 제품인 평창 롱패딩의 가격은 14만9000원. 품질은 좋은데 가격이 싼 편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한정판으로 나온 롱패딩을 사기 위해 수천 명이 백화점 앞에서 밤을 지새우는 진풍경이 나타났다. 이어 천연 소가죽으로 제작된 평창 스니커즈(5만원)도 평창 롱패딩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었다. 지난 1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뒤 일주일간 예약자 수 12만 명, 예약 수량 20만 켤레를 기록했다. 롯데는 롱패딩과 스니커즈에 이어 평창올림픽 개막 직전인 내년 초엔 ‘평창 백팩’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3월 롯데는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한스키협회 등에 총 600억원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라이선스 사업권을 따냈다. 이후 롯데백화점은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해 롱패딩과 스니커즈를 개발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평창 롱패딩만으로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스니커즈는 이보다 두 배나 많은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세계에 우리 그룹이 알려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평창올림픽 마케팅이 활발해지면서 ‘앰부시 마케팅(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들이 간접적으로 자사 광고나 판촉 활동을 하는 것)’도 고개를 들고 있다. 평창조직위는 최근 ‘피겨 여왕’ 김연아와 스켈레톤 국가대표 윤성빈을 앞세워 광고를 제작한 SK텔레콤에 방영 중단을 요구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김보름을 출연시킨 아웃도어 의류브랜드 네파를 상대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평창조직위 류철호 법무담당관은 “SK텔레콤과 네파는 평창올림픽 공식 후원사가 아니다. 그런데 광고 내용에 평창올림픽을 암시하는 부분이 상당 부분 들어가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분야당 1개 회사를 선정하는 올림픽 파트너는 삼성(무선통신장비), 코카콜라(음료), 오메가(계측장비), 도요타(자동차) 등 13개 업체다. 국제 스포츠대회가 열릴 때마다 앰부시 마케팅은 골칫거리였다.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 나이키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개최지 ‘LA’를 언급하는 옥외 광고와 육상 선수를 모델로 한 벽화를 선보였다. 이 덕분에 미국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나이키를 공식 후원사로 인식했다. 당시 공식 후원사는 컨버스였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앰부시 마케팅으로 짭짤한 재미를 봤다. 공식 후원사 KTF는 ‘코리아 팀 화이팅(Korea Team Fighting)’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웠는데, ‘붉은 악마’ 캠페인을 펼친 SK텔레콤의 ‘비 더 레즈(Be the Reds)’가 더 큰 반향을 일으켰다. 조성식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올림픽 관련 마케팅이 평창올림픽 열기를 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 그렇지만 올림픽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한다고 해서 경기장을 찾는 관중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후원사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올림픽 관련 산업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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