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걱정말라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지린성 정부 기관지가 6일 핵 공격 시 대비 요령을 대대적으로 보도해 중국 네티즌들이 하루 종일 ‘전쟁 불안감’으로 술렁거렸다. 민심이 동요하자 관영 환구시보는 “전쟁이 나더라도 북한의 1차 공격 대상은 한국이므로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의 사설을 실어 논란이 일고 있다. “(핵 오염 상황이 오더라도) 지금은 겨울철로 한반도에 북서풍이 불어 중국에 유리하다”고도 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린일보의 이날 특집 보도였다. 이 신문은 신문 1개 면을 털어 핵무기에 대한 상식과 방호, 피폭 시 대응 요령 등을 삽화를 곁들어 상세히 설명했다. 지린성의 북한 접경 지역은 북핵 실험장인 풍계리에서 거리가 100여㎞에 불과하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도발과 한·미 공군의 역대 최대 규모 연합 훈련 등이 맞물린 국면에서 전례 없는 기사가 실리자 네티즌들은 웨이보 등에 이 기사를 퍼 나르며 “성급 기관지가 이런 기사를 싣는 이유가 뭐냐” “한반도에서 전쟁이 터지는 거냐”는 우려를 쏟아냈다. 민심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지린성 선전부 간부가 “특별한 의도가 없는 대중 계도성 과학 기사”라고 해명했다. 환구시보도 이날 오후 ‘지린일보의 핵무기 상식 소개는 뭔 일?’이라는 제목의 긴급 사설을 싣고 “이번 기사는 성 인민방공판공실에서 제공한 정상적인 국방 교육 내용일 뿐”이라며 “한국과 일본도 이런 내용을 학교에서 배우고 평소 훈련도 한다”고 썼다. 문제는 다음 대목이었다. 환구시보는 “만에 하나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가장 먼저 북한의 공격을 받는 것은 한국이고, 이어 일본 및 아·태 지역의 미군 기지일 것”이라며 “중국 땅이 직접 전화를 입을 가능성은 그보다 후순위”라고 했다. 또 “한반도에서 전쟁이 난다면 핵 오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은 북서 계절풍이 부는 겨울철이기 때문에 중국 동북 지역에 유리하다”고 했다. 설령 북한이 핵 공격을 한다고 해도 오염물질이 중국 쪽으로 날아올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잇따른 북핵 실험으로 불안해하는 접경 지역 주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 해도 중국 관영 매체가 한반도 전쟁 시 핵 공격으로 인한 피해가 한·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도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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