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는 3학년부터 시작

          덴버 랭귀지 스쿨(Denver Language School, DLS)를 비롯한 덴버의 유명 공립학교들이 영어보다 중국어나 스페인어를 아이들에게 먼저 가르치고 있다. 학생들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세상에 보다 잘 대비하기를 원하는 덴버 차터 학교 중 일부는 영어 대신 스페인어나 중국어를 킨더에서부터 2학년까지 가르치고 있다. 스페인어와 중국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들로 스페인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사람이 약 5억 명, 중국어는 약 13억 이상이 사용하고 있어 약 3억 명 정도가 사용하는 영어를 능가하고 있다.  언어기술과 문화 적응성 모두를 강조하는 K-8 DLS의 학생들은 3학년이 되야 공식적인 영어 학습을 선택할 수 있다. 이 학교는 지난 8월 17일 콜로라도 교육부가 발표한 평가에서 영어와 수학 부분 1위(3학년)을 비롯해 대부분의 분야가 10위 안에 든 명문 학교다.  이 학교의 케이시 벤젤 교장은 “우리는 아이들이 말하기 뿐 아니라 그 언어가 사용되는 지역의 문화나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 모두를 잘 이해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교의 교실들에는 중국어나 스페인어로 된 그림이나 포스터나 장식들이 가득하며 학생들은 교사들과 중국어나 스페인어로 가벼운 대화나 농담을 나누기도 할 정도다. DLS은 가능한 한 해당 언어의 원어민을 교사로 채용하여 학생들이 정확한 발음과 억양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어서 중국어 교사의 대부분은 중국 본토나 대만 출신들이고 스페인어 교사들은 다양한 스페인어 사용 국가 출신들로 이루어져 있다. “학생들이 해당 언어를 원어민과 같은 발음으로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벤젤 교장은 부연했다. 이를 위해 DLS은 학사운영을 아주 엄격하게 하고 있다. 수학과 과학 및 사회과목들을 비롯한 핵심 과정은 스페인어나 중국어로만 가르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둘 중 하나의 언어를 직접 선택해야 한다. 3학년이 되면 단계적으로 영어로 수업을 하지만, 그렇더라도 전체 핵심 과정의 50%가 넘지 않도록 하고 있다. DLS이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강조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 두 언어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기 때문이다. 벤젤 교장은 “스페인어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두 번째 언어일 뿐 아니라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속도가 가장 빠르다. 따라서, 중국어와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국내외적으로 21세기를 가장 잘 대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학교의 공동 설립자인 카밀라 모데싯은 “외국어 집중 교육은 뇌과학의 측면에서 두뇌발달에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면서 “중국어의 경우 언어를 사용할 때 좌뇌와 우뇌 모두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지 능력 향상에 좋다”고 밝혔다.  미국 내 한인 자녀들을 대상으로 한 스페인어와 중국어 교육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덴버의 스페인 계열 학교에 딸을 보내고 있는 김민선 씨(가명)는 “앞으로 제2외국어는 필수라고 생각하는데 기왕에 미국에서 산다면 스페인어를 해두는 게 아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중국어 보모를 통해 중국어를 가르친 이강재 씨(가명)는 “뉴욕에서 살 때 이웃들 대부분이 그런 식으로 중국어를 가르쳤다. 앞으로 중국어를 모르면 사회생활에서 크게 불리할 것이라고 생각들을 하기 때문”이라면서 “업무차 한국에 파견나갔을 때도 많은 강남지역 학부모들이 영어와 중국어를 같이 가르치는 것을 보고 더욱 확신을 갖게 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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