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가득, 감성 충만한 140여 작품 선보여


    강정화 화백이 운영하는 강정화 아트 스튜디오(Katharina Kang Art Studio)에서는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3일에 걸쳐 제11회 그룹전을 선보였다. 지난 1년 동안 수강생들이 갈고 닦은 솜씨를 보여준 이번 그룹전은 강정화 화백과 16명의 수강생들이 자연, 일상생활, 인물, 고향, 종교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140여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전시회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전시된 그림들에 못지 않게 놀라웠던 것은 140여 점의 작품들의 디스플레이였다. 크기와 주제, 그리고 색감마저 제 각각인 140여 점의 그림들을 아기자기하게 배치하여 어느 한 그림이 너무 도드라져 보이지도 않고 어느 한 그림이 전체적인 분위기를 흐리게 하지도 않는 조화로운 디스플레이를 보여주었다. 또, 오프닝 리셉션을 찾은 많은 갤러리들에 둘러싸인 가운데서도 그림들이 생기를 잃지 않아 전시회장 그 자체가 곧 하나의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룹전을 준비한 강 화백은 “매년 전시회를 준비하면서도 40대에서 8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회원들이 이렇듯 오랜 기간을 함께 하면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는 것이 새삼 감격스럽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그림을 통해서 이민사회의 어려움을 잠시나마 내려놓고 인생의 여유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트 스튜디오에서의 모임이 단순히 미술 기교적인 것 이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무척 행복하다”고 전했다. 그룹전에 출품한 회원들도 “그림을 그리는 동안에는 거기에만 몰두하게 되어 다른 것들을 잊을 수 있다”면서 “그 시간만큼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어서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강정화 아트 스튜디오는 유화를 기반으로 하지만, 회원들이 원하는 작품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각각의 개성에 맞게 다양한 화풍과 미술사조의 기법을 강 화백이 직접 전수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빛을 발해 강 화백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서 회원들의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다는 점도 정말 뿌듯한 부분이다”고 강조했다. 올해로 5번째 그룹전에 참가했다는 김정양 씨는 “지난 번에 인도여행을 가서 느낀 강렬한 인상을 화폭에 담아보고 싶었다”면서 “인도에서 접했던 풍경 등은 색감이 흔히 생각하던 것들이 아니어서 그림에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어려운 시도라서 고민도 했는데 막상 작품이 전시되고 보니 아주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이번에 처음 그룹전에 참가한 임보경 씨는 “오래 전부터 그림을 그리는 데 관심이 있었는데 올해부터 기회가 되어서 참여하게 되었다”면서 “그림을 그리면서 나 자신이 스스로 뭔가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아주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한국의 기와와 버드나무 등 그리운 고향의 정취를 표현해보고 싶었다고 한다.

    한편, 수강생뿐 아니라 강 화백도 직접 몇 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To Home>이라는 작품은 강렬한 아련함을 풍겼는데 한 쌍의 기러기가 고향으로 날아가는 모습을 통해서 이민생활에서 느끼는 그리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강 화백은 설명했다. 인상파 화가들의 강렬한 색채와 선을 특히 잘 표현하는 강 화백의 스타일답게 짙은 노랑색의 인상적인 색감이 가을의 정취와 뭔지 모를 쓸쓸함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다. 이 밖에 <In-Between>이라는 작품은 앞의 작품과 대비되는 초록의 색감을 보여주어 흥미로웠다. 강 화백은 이 작품의 취지를 “베일의 빽빽한 침엽수림을 지나면서 느꼈던 감정을 치밀한 관계 속에서 피어나는 생명력을 모티브로 표현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이번 그룹전은 강 화백의 작품뿐 아니라 16명 수강생들의 작품들을 통해서 고즈넉한 콜로라도의 가을에 그리움이 은은하게 가득 차오르는 감성이 충만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기회였다. 콜로라도 한인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 이번 그룹전에는 임보경, 공엘리사벳, 문앤, 유폴린, 함정순, 김정양, 서로사, 임명순, 김정진, 김경미, 이유리, Eunice Park, Jenny Lee, 채동호 신부, Laetitia 수녀, Anita 수녀 그리고 강정화 화백 등 총 17명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강정화 아트 스튜디오는 그림을 통해 삶의 여유와 아름다움을 일궈나가는 성인을 위한 미술교실로 일주일에 2번, 하루 3시간씩 총 6시간을 자신에 투자하는 시간을 갖는다. 스튜디오는 주중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연다.  스튜디오의 주소는 8811 E. Hampden Ave. Suite 101, Denver, CO 80321이며, 전화 문의는 720-448-4615로 하면 된다.  한편, 강 화백은 2018년 서울 개인전도 함께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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