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깍이 하버드대 학생된 배리 티그먼씨

           ‘학업에도 때가 있다’는 말이 있다. 그 만큼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는 것은 여러 가지 힘든 일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뒤늦게 깨닫게 되더라도 돌봐야 하는 가족과 생계를 위해 공부를 포기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평생 그 꿈을 펼치지 못해 후회를 하더라도‘이제는 너무 늦어 버렸다’고 꿈을 접어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도 있다. 정말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성취하기 위한 방법도 어딘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콜로라도의 부동산 브로커인 배리 티그먼(35)씨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 주는 좋은 예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티그먼씨는 호텔, 카지노, 골프장, 리조트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동산 기업인 HREC에 입사해 콜로라도와 메릴랜드를 오가며 일을 하고 있다. 최소 100만 달러에서 최고 1억 달러에 달하는 굵직굵직한 부동산만을 취급하는 기업이다 보니 그만큼 업무강도도 세고 철저한 업무능력을 요한다.  그런 상황에서 티그먼씨는 하버드 대학에서 지난 2016년 여름부터 시범적으로 15명 만을 선발해 운영하는 대학원 프로그램에 지원해 당당히 합격하게 된다.  현재 일을 하고 있는 사회인이기 때문에 일반 학부나 대학원에 들어 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지만, 아이비리그에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부단히 찾은 끝에 그 길을 찾아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하게 되면 2019년에 하버드대학 국제학 학사 학위, 2020년에 하버드 대학원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매일 2시간씩 다른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수강하고, 엄청난 양의 숙제를 소화해 내야하며, 여름에는 1달씩 직접 하버드대학에 가서 수업을 들어야 하는 조건이 었다. 풀타임으로 고강도의 일을 소화해 내야 하는 사회인의 입장에서 공부까지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잠을 줄여 가며 공부를 해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아내 니콜과 이제 18개월이 되는 아들 테오도르의 응원에 티그먼씨는 이를 악물고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고 있다.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가려는가 라는 질문에 티그먼씨는 “아들에게 노력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고, 힘들게 두 아들을 키워낸 어머니를 더 자랑스럽게 해주고 싶어서”라고 답변했다. 티그먼씨의 어머니는 현재 부동산 분야에서 통역을 도와주고 있는 조남순씨다. 당시 미군이었던 남편과 결혼해 어린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온 조씨는 미국인들의 인종 차별보다 더 차갑고 모멸적이었던 같은 한국인들에게 받은 모욕에 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미군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같은 한인 이민자들로부터 무시와 모멸을 다 참아내며 조씨는 꿋꿋하게 두 아들을 반듯하게 키워냈고, 티그먼씨는 “정말 힘들게 우리 형제를 키워 주신 어머니에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다”며 어머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나타냈다.  일리노이주 낙스칼리지에서 철학과 정치학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티그먼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곧바로 법대에 지원해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변호사가 되어 평생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어 텍사스로 가서 델 컴퓨터사에서 한동안 일을 했다. 그러다가 정치쪽으로 방향을 틀어 텍사스 주지사를 위해 일을 하다가 콜로라도로 돌아와 당시 웨인 앨러드 상원의원과 수년간 일하다 부동산 사업에 뛰어 들었다.  흘리는 땀없이 쉽게 이루어 낼 수 있는 일은 없다고 믿는 티그먼씨는 기왕 시작한 일이니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는 각오로 잠까지 줄여가며 열심히 공부해 스트레이트 A의 학업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메릴랜드가 있는 동부는 사회적 분위기가 콜로라도와 많이 다르다. 일례로 내가 현재 근무하고 있는 HREC사의 직원들은 대부분 아이비리그 대학 출신들이다. 뛰어난 인재들이 대거 근무하는 회사이다. 그들과의 경쟁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나도 그들과 동등한 위치까지 올라가야 한다. 그러니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다”며 스트레이트 A는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강조했다.  부동산 사업이 본인과 잘 맞다는 티그먼씨는“내가 하는 일에서 성공을 거두면 좋지만, 그렇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싶지는 않다. 내 목표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기왕이면 비영리 단체를 통해 좋은 일을 하고 싶고, 누군가에게 동기 부여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단 목표를 세우고 계속해서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면 결국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한인 젊은이들에게도 알려 주고 싶다. 나도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도전하고 목표를 성취해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내 아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 늘 노력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 주고 싶다”고 피력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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