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영주권도 적체 심화, 취업비자 취득 힘들어

         시민권 적체 건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에 놀란 이민자들의 귀화 신청이 급증하면서 시민권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영주권자가 무려 80만 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방 이민서비스국(USCIS)이 25일 공개한 2017회계연도 시민권 신청서(N-400) 처리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회계연도 3사분기 말인 6월 30일 계류 중인 N-400은 78만3,595건(군 복무자 신청포함)인 것이었다. 1사분기 말이던 지난 해 12월 31일 현재 N-400 계류 건수는 63만 6,164건이었다. 불과 6개월 만에 계류 건수가 14만 7,000여 건이 늘어난 것으로 23%가 증가한 것이다,  80만 건에 육박할 정도로 N-400 적체 건수가 불어나고 있는 것은 영주권자들의 시민권 신청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2017회계연도에 접수된 N-400은 1사분기 23만 8,000여 건, 2사분기 28만 6,000여 건, 3사분기 25만여 건 등으로 한 분기당 평균 25만 3,000여 건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나 통상적인 신청 건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선거가 있었던 지난 2013회계연도와 비교하면 2017회계연도의 분기별 평균 신청 건수는 32%가 급증한 것으로 3분기 만에 2013년도의 연간 접수 건을 이미 넘어섰다.  이민 당국은 지난 1월부터 N-400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적체 건수는 줄지 않고 있다. 1사분기 13만여 건을 처리한 USCIS는 2사분기 18만여 건, 3사분기 22만 4,000여 건 등으로 처리건수를 늘려가고 있으나, 시민권 신청 증가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시민권 적체 현상과 더불어 취업을 통한 영주권 신청도 급증하면서 적체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민서비스국(USCIS)이 최근 발표한 취업 영주권 신청 계류(I-485 Inventory pending) 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해부터 1~4순위까지의 분야별 신청이 전년도에 비해 10배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 올해의 경우에는 분야와 월별로 차이를 보였지만 특히 1순위의 경우 1월부터 5월까지는 지난해보다 3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통계 자료를 보면 2015년 2월 현재 계류 중인 영주권 신청 건수가 161건인데, 2016년에는 1139건으로 늘었고, 올해는 3479건이 펜딩 상태인 상황이다. 2순위는 1순위만큼 큰 폭으로 증가하진 않았지만 역시 지난해부터 급격히 증가해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1년 전체 계류 건수를 보면 1순위의 경우 2010년 60건으로 시작해 매해 두 배로 늘어 2014년에는 900여 건을 기록했다. 그러다 2015년 약 5000건으로 뛰었고, 2016년엔 2만7780건으로 급증했다. 올해는 7월까지만 집계된 현재 총 2만1400여 건이 계류 중이어서 올해 말까지 추산하면 지난해 건수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순위는 2015년 3000여 건에서 이듬해 1만6000여 건으로 늘었고, 올해 7월 현재 4700여 건이 진행되고 있다. 3순위도 2015년 2200여 건에서 지난해 1만 건을 넘었고, 올해는 1600여 건이 계류 중이다.  이 같은 취업 영주권 신청과 계류 상태가 증가하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취업비자의 취득이 상대적으로 어려워지면서 취업비자 신청 대신 아예 영주권을 신청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어차피 취업비자를 먼저 받더라도 나중에 다시 영주권을 얻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굳이 취득이 오래 걸리는 취업비자부터 신청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콜로라도에서 대학원을 막 마친 후 덴버에서 첫 직장을 구한 신수정 씨(가명)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취업비자 얻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들었다”면서 “앞으로도 미국에 계속 머물 예정이기 때문에 회사와 상의해서 우선은 졸업 후 최대 1년까지 일할 수 있는 OPT로 있으면서 그 동안 영주권 취득을 진행하는 것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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