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분야의 우버, 파키파이(ParkiFi)

          한국에서 운전을 하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느끼는 운전의 쾌적함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교통정체가 심하지 않다. 물론 최근 들어 덴버를 중심으로 유입 인구가 늘어나면서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 정체가 심심찮게 증가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서울의 교통체증에는 비할 바가 아니다. 도로 위가 주차장이라 걸어가는 게 더 빠를 때도 드물지 않기 때문이다. 둘째는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이 기본적으로 남을 배려한다는 점이다. 깜박이를 켜면 어지간하면 다른 차들이 쉽게 양보를 해준다. 서울이라면 깜박이를 켜는 순간 옆으로 속도를 내서 붙는 차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은 주차가 편하다는 것이다. 땅이 워낙 넓다 보니 수용할 수 있는 주차 대수 자체가 많기도 할 뿐더러 주차 공간도 한국보다 널찍하기 때문이다. 퇴근 후 아파트 주차장에 들어와서 주차할 자리를 찾기까지 또 수십 분을 낭비할 필요가 전혀 없는 삶이다.   그럼에도 주차 불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덴버대학 인근만 하더라도 주차료를 아끼려는 학생과 교직원들이 학교 주변의 스트릿 파킹을 선호하기 때문에 주차공간을 놓고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이 무료 주차를 위한 것이라면 유료주차 자체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곳이 덴버 다운타운이다. 이러한 운전자의 불편을 덜어주는 어플리케이션이 최근 인기다. 덴버에 위치한 ParkiFi에서 개발한 동일한 이름의 어플리케이션은 주차 공간을 찾아줄 뿐 아니라 주차요금까지 앱을 통해 지불이 가능하다. 콜로라도 볼더에 위치한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인 붐타운 엑셀러레이터(Boomtown Accelerator)를 2014년에 수료한 라이언 설리반과 리쉬 말리크는 다운타운에서의 교통체증 중 1/3은 주차공간을 찾기 위한 운전자들 때문에 발생한다는 데 착안해서 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이 어플리케이션의 장점은 주차를 위한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줄여준다는 데 있다. 말리크는“운전자는 더 이상 차에서 내려 요금 납부기로 걸어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다시 차로 돌아와 주차요금 영수증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ParkiFi를 사용하면, 운전자는 주차 ID 코드를 입력하거나 서비스 요청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도 앱을 통해 편리하게 주차 공간을 찾고, 안내를 받고, 주차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동방식은 간단하다. 블루투스를 사용하는 센서를 통해 운전자가 주차한 센서의 위치가 앱을 통해 전달되는 방식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주차 공간에 대한 정보를 운전자들에게 제공한다. 하키공 만한 크기의 주차 센서는 각 주차 공간의 중앙에 설치되며 수명이 반영구적이다. 이 센서는 자력을 통해 차량의 주차 유무를 감지하고 이를 근처의 기지국으로 전송하게 된다.  운전자는 앱에 구현된 지도상에 초록색으로 표시된 주차가능 공간을 찾은 다음 차를 몰고 거기로 가서 지불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주차비용의 지불까지 한번에 가능한 공간이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적으며 주차공간을 찾아도 그 자리가 예약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한편, 조만간 덴버 시에서 운용하는 주차 미터기가 설치된 주차장들도 이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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