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배심원 소환 규정 강화

단순히 언어 때문에 배심원 면제 요청하는 건 이유 불충분

          배심원 소환 규정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소환 편지를 받은 뒤 주거지 이전, 개인 사정 등으로 배심원 면제 요청을 하게 되면 법원에서 그에 따른 증빙 서류 제출 등을 까다롭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한국 등 해외에 거주하는 미국 시민권자가 배심원 편지를 받아도 예외는 없다. 최근 데이브 김(31·서울 거주)씨는 배심원 소환 편지를 받았다. 김씨는 미국에 살 때 LA카운티 지역 부모 집에 거주했기 때문에 그 주소로 배심원 소환장이 발송됐다. 김씨는 “해외에 거주하기 때문에 법원에 전화를 걸어서 배심원 참석 면제를 요청했더니 한국에 거주하고 있다는 증명서를 보내라고 하더라”며 “증명 못하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말에 증빙서류를 보내고 법원에 전화를 하느라 며칠동안 일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원칙적으로 영주권자는 배심원에서 면제된다. 하지만 시민권 신청 과정에서 소환 편지를 받았다가 배심원 출두 통보를 받은 한인도 있다. 이한솔(39·LA)씨는 “시민권을 신청하면서 이름을 영문으로 변경했는데 배심원 편지는 영주권에 쓰인 한국 이름으로 받았다”며 “상황이 애매해서 법원에 전화를 했더니 ‘시민권을 받은 상태’라고 하니까 이름 변경 서류와 함께 배심원에 출두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LA 수피리어 코트에 따르면 LA카운티에서만 매년 평균 300만 명에게 배심원 소환 편지가 발송되고 있지만 응답률은 50% 정도에 그치고 있다. 배심원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법원은 소환 및 벌금 규정을 강화해 배심원 소환율을 높이고 있다. 한인들은 배심원 면제 요청 사유로 주로 ‘영어 미숙’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최근 기각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LA 수피리어코트 프란시스 존스(배심원 담당) 행정관은 “일단 시민권을 취득하면 기본적으로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하다는 뜻”이라며 “단순히 언어 때문에 배심원 면제를 요청하는 건 이유가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배심원 소환에 응한 뒤 법원에 와서 판사에게 직접 영어 문제를 설명해야 한다”고 전했다. 최근 배심원 부족으로 인한 법원의 판결 적체는 심화되고 있다. 가주법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배심원 재판은 총 9450건으로 전년(9950건)에 비해 500건이 줄었다. 이는 2009년(1만2532건), 2010년(1만1053건) 등과 비교해도 계속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심원 소환 통보에 응답하지 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그만큼 배심원단 구성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다. 영주권자라도 배심원 소환 편지를 받게 되면 반드시 답변을 해야 한다. 영주권자 스티브 김씨는 “법원 웹사이트를 통해 배심원 면제 신청을 했는데 정보 몇 개가 안 맞았는지 법원으로 전화를 하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나중에 자동 응답기를 통해 정보를 기입해 면제를 받았지만 절차가 복잡해서 한인들이 면제를 받는 게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미주 한인 65세 이상 10명 중 2명‘빈곤’ 

           한인 실업률은 아시안 평균에 비해 낮지만 빈곤율은 오히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세 이상 한인 시니어들의 빈곤율은 아시안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돼 한인들의 은퇴 준비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연방센서스의 2015년 자료를 토대로 12일 발표한 ‘아시안 통계’에 따르면 16세 이상 한인 노동인구의 실업률은 5.6%로 아시안 평균인 6.0%보다 낮았다. 한국 출생자의 실업률은 5.0%로 더 낮았으며, 미국 출생 한인의 실업률은 7.0%로 집계됐다.  그런데, 빈곤율을 비교하면 한인이 12.8%, 아시안 평균은 12.1%로 역전된다. 연방정부가 정한 2015년 빈곤선은 4인 가족 기준으로 2만4250달러(개인 1만1770달러)다. 이는 한인들의 고수입 종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빈곤율을 연령대 별로 보면 18세 이하의 경우는 9.4%로 12.0%의 아시안 평균보다 오히려 낮다. 그러나, 노동가능 성인연령대인 18-64세 사이에는 다시 한인 빈곤율이 12.9%, 아시안 평균(12.1%)보다 높아진다. 65세 이상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심각해 진다. 한인 시니어 빈곤율은 19.3%로 아시안 평균보다 무려 6.5%포인트나 높아진다. 미국 전체의 빈곤율은 전체적으로 12%대에서 큰 변화가 없지만 한인들은 나이가 들수록 삶이 곤궁해 지는 모양새다. 이런 차이는 한인들이 은퇴 후의 삶에 대한 대비가 다른 아시안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것으로도 보인다. 또, 한인 부모들은 타 아시안들보다 노후를 생각하기보다 전통적으로 자녀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도 알 수 있다. 18세 이하 빈곤율 차이 2.6%포인트가 시니어들의 은퇴 후 삶에는 더욱 치명적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과 이민 온 한인들의 전체 빈곤율은 각각 10.5%, 14.2%의 차이를 보인다. 65세 이상 시니어 비교에서도 15.4%, 19.6%로 격차가 크다. 아무래도 미국에서 태어난 세대가 취업에 더 유리한 입장이고, 노후 준비에 대한 인식도 이민세대 보다 앞서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가구 주택소유 비율도 한인(47%)은 아시안 평균(57%)보다 10.0%포인트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 대한 소유욕은 이민 한인이 49%로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42%)보다는 7%포인트 높게 집계됐다. 16세 이상의 한인 취업자(자영업자 포함) 비율은 58%, 미취업자 비율은 3%로 다른 아시안의 61-4%와 차이를 보였다.

사상 최악이라던‘어마’… 신속한 대피령 피해 줄여

          허리케인 어마(IRMA)에 떨던 미국이 한시름 놨다. 사상 최악이리라던 예상과는 달리 생각보다는 피해가 적었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미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주에 상륙했지만, 당초 예상을 조금 빗겨난 경로로 움직인 덕에 피해 추산액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지난 주말 사이 2000억 달러 수준에 육박했던 피해 추산액은 500억 달러로 줄었다. 이는 지난달 말 텍사스주 휴스턴을 쑥대밭으로 만든 허리케인 하비의 피해액 650억~750억 달러보다 적다. 어마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적을 수 있었던 것은 버뮤다 고기압의 영향으로 어마의 진로가 서쪽으로 32㎞가량 휘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어마는 마이애미 등 플로리다 동부에 상륙하는 대신 서쪽으로 진입했다. 재난영향 평가업체 AIR은 플로리다 남서쪽 연안 토지의 가치는 총 1조 달러이지만, 마이애미를 포함한 남동쪽의 가치는 1조5000억 달러로 차이가 난다며 만약 어마가 마이애미를 바로 강타했다면 1000억 달러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으리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기상학적으로 운이 좋았다”고 진단했다. 허리케인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바람이 분다. 어마의 동쪽에 가장 강력한 바람이 불게 돼 있다. 인구가 적은 에버글레이즈 시와 마르코 섬이 이 부분에 포함돼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었다. 워싱턴포스트도 만약 마이애미 같은 곳이 걸렸다면 상상 이상의 재앙이 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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