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포커스는 <기획시리즈 - 100세 시대>를 준비해서 지난 몇주간에 걸쳐 연재했다. 평균 수명 100세를 바라보는 이 시기에 우리들의 가장 큰 관심은 “어떻게 하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누구나 건강한 삶을 꿈꾸지만, 나이가 차츰 들어가면서 현실은 각종 성인병 약을 달고 살아가는 병든 몸이다. 그래서 주간 포커스는 우리 주변에서 80세 이상의 노인들 가운데 비교적 건강한  분들을 선정해 그분들의 건강 비결을 들어보고 건강한 삶의 아이디어를 얻어봤다. 이번 기획 시리즈의 마지막 주인공인 구자춘(88) 옹의 이야기는 주간 포커스가 얻은 아이디어의 정점을 찍는다. 구 옹은 1931년에 경기도 광주에서 9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다. 한국 전쟁이 발발하면서 아버지와 형은 인민군에게 끌려갔고,  당시 19살이었던 구 옹은 징집되어  4-5일 정도 총쏘는 훈련을 받은 후 바로 전쟁터에 투입됐다. 죽을 뻔한 고비를 몇번이나 넘기다가 인민군에게 붙잡혀서 이북에서 6개월 가량 포로 수용소 생활을 했다. 수용소의 생활은 척박했다. 그래서 수용소에서 만난 사람과 함께 탈출을 시도했다. 그런데 그 사람은 탈출에 성공했는데 구 옹은 붙잡히고 만다. 다시 힘겨운 수용소 생활이 시작되었고, 이렇게 살바에는 차라리 죽는게 낫다 싶어서 총알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다시 한번 더 탈출을 시도했다. 총에 맞아 죽더라도 크게 상관이 없겠다 싶어서 냅다 달렸는데, 총알이 옷을 뚫고 나가는 등 총알이 피해간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구 옹은 북한군 포로 수용소를  탈출 후 다시 남한군에 합류해 계속해서 군에 잔류하다 21살에  휴전협정이 체결되면서 군대를 나왔다.  집으로 돌아와보니 현실은 참혹했다. 인민군에 끌려간 아버지와 형은 생사를 확인할 길이 없었고, 바로 위의 큰 누이 역시 전쟁통에 죽어버렸다. 졸지에 가장이 되어버린 구 옹은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집을 팔아서 사업에 손을 댔다가 40일 만에 파산하는 등 힘든 시기를 거쳤다가 우연히 구두 기술을 배웠다. 앞창을 튼튼하게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는데, 백화점에 납품을 할 정도로 잘되어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을 찾게 됐다. 이후 1989년에 동생들의 뒤를 이어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오게 된다. 나이가 60에 가까와 오는 시점이었다. 구 옹 슬하의 1남 4녀 가운데 아들은 캘리포니아에 정착했고, 딸 둘은 콜로라도, 나머지 딸 2명은 한국에 남았다. 캘리포니아에서  살다가 3년 전 10월에 부인이 세상을 떠났고, 혼자 사는 아버지가 안쓰러워진 딸들의 요청으로 콜로라도로 온지 이제 1년 남짓 되었다. 구 옹은 나이가 88세이지만,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 비결을  묻자 구 옹은 “편안하게 산다. 마음이 편하니까 인상쓸 일도, 싸울 일도 없다. 음식도 따로 가리지 않는다. 있으면 있는대로 먹되, 너무 많이 먹으면 속이 답답하니까 되도록이면 소식을 한다. 대신 3끼를 꼬박꼬박 챙겨먹으려고 노력한다. 또 매일 적어도 30분씩은 걷는다.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보다는 조금씩이라도 움직이는 것이 몸과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간 포커스가 얻은 장수비결 5가지
주간 포커스가 지금까지 콜로라도내 한인 어르신들을 인터뷰하면서 얻은 건강 비결을 종합해보면 다음과 같다.
1. 긍정적인 마음 가짐을 가져라. 마음을 편하게 먹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장수의 최고의 비결이었다. 마치 물이 흘러가듯 자연스럽게 사람들과 어울리고, 작은 일에도 행복해하고 잘 웃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분들이 그렇지 않은 분들보다 훨씬 더 건강했다.
2. 몸을 많이 움직이라. 몸을 아낀다고 많이 움직이지 않으면 결국은 몸이 굳어서 각종 관절염이나 지병을 동반하게 된다. 너무 무리해서 움직이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가벼운 동네 산책이나 수영장에서 걷기 같은 운동은 몸의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되고 정식적으로도 훨씬 더 안정적인 신체 상태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3. 소식을 하라. 세상에 맛있는 음식들이 많지만, 인터뷰에 응한 어르신들은 하나같이 소식을 하는 공통점을 보였다. 식사량이 많은 분들은 아무래도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가 있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칼로리 소모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비만이 되기 쉽고 성인병도 뒤따르기 마련이다. 일반 성인보다 조금 적은 양의 식사를 하되 건강한 간식을 매 끼니 중간에 조금씩 챙겨먹는 식습관이 장수 노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4. 종교를 가져라.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서서히 죽음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 종교가 장수의 비결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 너머의 세상에 두려움을 가진다. 종교를 통해 내세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친구들을 사귀며, 마음의 안정을 찾는 어르신들은 그렇지 않은 어르신들보다 훨씬 더 즐겁고 마음 편한 삶을 살고 있었다.
5. 친구들과 어울려라. 마지막 비결은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이었다. 자녀들이 모두 독립하고, 은퇴해서 집에서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많아지게 되면 아무래도 외로움도 많이 타고,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문제도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또 혼자 있으면 참 시간이 더디게 간다. 그래서 친구들을 사귀고 함께 어울려 화투를 친다든지 수다를 떤다든지, 교회 활동이나 다양한 사교활동을 통해 많이 웃고 이야기하는 기회를 만듦으로서 더 즐겁고 행복한 노년을 영위해갈 수 있다.  이번 주간 포커스의 기획 시리즈를 통해 많은 분들이 건강한 노년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고  100세 시대를 준비해가는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끝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신 한인 커뮤니티 어르신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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