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 학생회가 학생들을 상대로 ‘권력’을 휘두르며 중·고교 ‘일진회’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학생회 간부들이 폭력을 행사하거나 학생회비를 사적으로 유용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회 개혁에 앞장서던 대학의 자긍심을 되찾으려면 학생회부터 투명성과 도덕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수도권 A대 익명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학생회의 폭력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학생회와 학생회를 나간 한 학생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이 있었는데, 학생장이 그 학생에게 욕을 하며 피해 학생이 앉아있던 책상과 의자를 발로 찼다고 한다”며 “피해 학생이 장소를 벗어나려 하자 학생회 몇몇 사람이 이를 막았고, 학생장이 그 학생의 머리채를 잡기도 했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는 “그냥 넘어가선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해, 저희 학부 학생회 일을 제보하려고 한다”며 “이 일이 이렇게 묻힌다면 또 다른 학생이 피해를 볼 수도 있어 남 일처럼 방관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앞서 지난해 9월 B대에서는 수업 시간에 출석체크만 하고 도망갔다는 이유로 학생회 소속 학생 한 명이 달아난 일반 학생을 100여 명이 지켜보는 앞에서 폭행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주먹을 휘두르는 ‘일진놀이’뿐 아니라 학생회 간부가 학생회비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기도 한다. C대의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최근 ‘학생회비를 여자친구 아버지의 병원비로 쓰겠다’는 학생회장의 카카오톡 ‘공지’ 내용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학생회장은 자기 여자친구의 아버지가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며 “(학생회비가) 큰 금액이지만 개인으로 나누면 얼마 안 되는 금액이다.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싶고, 이럴 때만이라도 더 힘이 되고 싶다”며 140여만 원의 공금을 사용하고 싶다고 ‘통보’했다. 공금을 유용하는 게 큰 잘못이라는 인식조차 없었다. D대 커뮤니티에서는 “과 회장이 신입생들에게 꽃다발을 선물하는데 학과 회비를 사용했다”며 “매년 해 오던 행사도 아닌데 재학생들에게 사전 고지도 없이 회비를 사용해 당황스럽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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