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업주에 8년형

          지난해 3월 자신의 그로서리 마켓에 침입한 절도범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온 한인 업주가 결국 8년4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워싱턴주 피어스 카운티 법원 존 힉맨 판사는 지난 23일 열린 김민식(31·영어명 벤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자신의 생명에 대한 위협이 없는 상태에서는 누구도 다른 사람의 등 뒤에 총을 가격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3월25일 밤 워싱턴주 타코마 인근 스패나웨이 퍼시픽 애비뉴에 있는 가족 비즈니스인 그로서리 마켓에서 일하던 중 20대 청년 3명이 가게 앞 주차장에서 술을 마시고 떠드 는모습을 목격했다. 김씨는 업소 밖으로 나가 이들에게 “떠나라”고 요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들 중 강도미수 및 납치미수 등 전과가 있는 자킬 메이슨(당시 21세)이 업소로 들어와 담배를 훔쳐 달아나려고 했다. 화가 난 김씨는 메이슨과 격투를 벌였고, 김씨는 허리에 차고 있는 총을 꺼내 문쪽으로 달아나던 메이슨을 향해 2발의 총격을 가했다. 총을 맞은 메이슨은 현장에서 숨졌다. 김씨는 지난 2015년 이 그로서리를 구입했지만 1년도 안돼 3차례나 강도를 당했으며 사건 전달인 지난해 2월에도 부인이 강도 총에 맞는 등 어려움을 겪어오다가 절도범과 몸싸움 뒤 순간적으로 홧김에 총을 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건에 대해 힉맥 판사는 김씨가 부인이 당한 사건이나 이날 사건 정황을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장하지 않은 누군가를 죽일 권리는 없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이날 선고가 내려지자 김씨의 부인과 장인 등 가족들은 울음을 터뜨렸다. 2급 살인혐의에 대해 유죄 인정했던 김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나는 자킬 메이슨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을 빼앗아갈 권리가 없다”며 “앞으로 남은 삶동안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삶을 살아가겠으며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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