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뺑이 효과’ 명문고 급감

         문재인 정부에서도 파워 엘리트의 핵심은 이른바 ‘스카이(SKY)’로 불리는 서울대ㆍ고려대ㆍ연세대 졸업생이었다. 14일 현재 임명되거나 지명된 55명의 차관급 이상 인사 중 43.6%가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명박 정부(53명 26명, 49.1%)와 노무현 정부(66명 35명, 53%)의 초대 내각 및 청와대 구성에 비해선 비율이 줄었지만 박근혜 정부(72명 중 26명, 36.1%)의 출발기에 비해선 늘었다.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졸업생을 합한 숫자는 37명(67.3%)에 달했다. 비율은 이명박(68%)ㆍ노무현(66.7%) 정부 때와는 비슷하고, 박근혜(41.7%) 정부와 비교하면 25.6%포인트 높아졌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성균관대 출신과 고시 합격자, 경기고 졸업생이 고위직에 많아 이른바 ‘성시경’ 정부로 불렸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김장수, 27기)과 경호실장(박흥렬, 28기), 국방부 장관(김관진, 28기)과 국가정보원장(남재준, 25기), 국가보훈처장(박승춘, 27기)까지 5명이 육군사관학교 출신이었던 전임 정부와 달리 이번 정부에선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혼자만 육사(38기)를 나온 것도 상대적으로 SKY의 비율을 올라가게 했다. 출신 고등학교를 기준으로 봤을 때 경기고ㆍ서울고 등 비평준화 시대의 전통 명문고 출신이 급감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김영삼(9명)ㆍ김대중(10명)ㆍ노무현(6명)ㆍ이명박(8명)ㆍ박근혜(9명) 정부에 이르기까지 매번 가장 많은 파워 엘리트를 배출했던 경기고는 문재인 정부에선 현재까지 단 한 명(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만 발탁됐다. 김영삼(6명)ㆍ김대중(2명)ㆍ노무현(6명)ㆍ이명박(6명)ㆍ박근혜(7명) 정부에서 경기고와 수위를 다퉜던 서울고도 이번에는 2명(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으로 줄었다.  경기·서울고 출신이 급감한 건 1974년 서울 지역에서 먼저 도입된 고교평준화 효과가 43년 만에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 파워 엘리트의 평균 나이는 58.2세로, 평준화 첫 대상인 1958년생과 비슷하다. 이른바 ‘뺑뺑이’(평준화) 세대가 주류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이 졸업한 경남고와 경희대 출신의 차관급 이상 인사는 아직까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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