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에는 계속 협조하겠다”

          최순실씨와 공모해 삼성그룹 등에서 후원금 명목으로 18억여원을 받아낸 혐의로 수감 중이던 장시호씨가 8일 새벽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되었다.  “죄송합니다.” 카메라 조명과 취재진의 질문을 한몸에 받은 장씨는 말을 아꼈다. 고개를 숙인 채 별다른 표정은 없었다. “정유라씨가 대기업 지원에 대해 모른다고 했는데 거짓이냐””출소 소감이 어떠하냐”는 등 계속되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으며 이동했다.“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협조할 계획이냐”는 질문에 작은 목소리로 “네”라고 답한 것을 끝으로 바로 앞에 대기 중이던 변호인의 차에 올랐다. 이날 장씨의 가족들은 구치소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특검 수사 때부터 장씨의 변호를 맡아온 변호사가 귀가를 도왔다. 장씨는 최순실씨,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과 함께 삼성그룹·한국관광공사 자회사로부터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8억원을 부당하게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 기소됐다. 6개월째 구치소와 법원을 오가며 재판을 받아왔다. 장씨는 이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형사소송법상 1심 선고 전 피고인을 구속해 둘 수 있는 기간은 최대 6개월이다. 통상 6개월 안에 재판을 마치고 선고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장씨와 최씨, 김 전 차관 사건에 대한 심리를 모두 마쳤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기소되면서 검찰 구형과 변호인의 마지막 변론을 듣는 결심 공판을 미뤘다. 박 전 대통령 혐의와도 관련돼 있는 사건인 만큼 함께 결론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장씨 외에 구속기간이 만료된 다른 국정농단 관련자들은 새로운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석방되지 못했다. 장씨는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 당시 결정적인 증거와 진술을 내놓아 ‘특검 도우미’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모 최씨가 사용하던 태블릿 PC를 특검에 제출하고 박 전 대통령 차명폰의 존재와 번호를 알리는 등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했다.

IMF“한국 집값 안 비싸”
경실련“영국·독일보다 비싸”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집값이 최근 급등하면서 국내 주택 가격 과열 여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시민 단체들은 “국민 소득 대비 집값이 절대 금액으로 봤을 때 매우 비싸고 거품이 끼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 (IMF)이 “현재 한국 집값이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다른 나라보다 비싸지 않다”는 통계를 내놓았다.
◆ IMF “과거 한국 집값과 비교해 안 비싸”
IMF는 최근 올해 1분기 ‘글로벌 주택 동향’ 집계 결과를 업데이트했다. 이 자료에서 IMF는 2010년도 각국의 소득 대비 집값(PIR·price-to-income ratio)을 ‘100포인트’로 고정하고 이후 변동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소개했다. 한국은 조사 대상 31국 중 25위에 해당하는 86.4포인트를 기록했다. ‘소득 대비 집값이 7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13.4% 싸졌다’는 의미다. 뉴질랜드(137)가 가장 높고, 오스트리아(126), 독일(124), 스웨덴(123) 순이었다. 미국(105)은 13위, 일본(101)은 15위였다. 한국보다 낮은 국가는 슬로베니아, 그리스, 네덜란드,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뿐이었다. ‘임대료 대비 집값 비율(PRR·price-to-rent ratio)’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93포인트로 36국 중 25위였다. 터키가 150으로 1위였고, 뉴질랜드(140), 이스라엘(133), 캐나다(133)가 뒤를 이었다. 일본·영국·미국도 110~109였다. 다만 IMF는 별도 보고서에서 2010년 이후의 주택 시장 상황에 따라 세계 50여 나라를 ‘침체’ ‘호황 진입’‘호황’ 3단계로 분류했는데, 한국은 호황에 해당하는 21국에 포함했다.
◆ 경실련 “소득에 비춰 절대적으로 비싸”
시민 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작년말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평균 집값’을 발표했다. 작년 기준 한국의 평균 집값은 2억8300만원으로, 1인당 GDP(2만7633달러)의 8.8배로 비싼 축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미국·영국·독일·캐나다 등 4국과 비교했을 때 둘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 기준으로는 캐나다 집값이 1인당 GDP의 9.9배로 가장 비쌌고, 영국(6.8배), 독일(5배), 미국(4.8배)은 모두 한국보다 쌌다. 특히 경실련은 “주요 도시별 비교로는 서울 아파트가 가장 비싸다”고 주장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이 1인당 GDP의 17.3배로, 밴쿠버(16.1배), 런던(15.1배), 도쿄(14.9배), 로스앤젤레스(8배), 뉴욕(6.1배)을 모두 제쳤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심각한 과열 상태는 아니다’는 편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국민 소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1960~70년대 집값은 보통 사람이 평생 모아도 구매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며 “외국과 비교해도, 우리의 과거와 비교해도 과열로 단정하기는 무리”라고 했다.

“30살 넘은 여자들, 싱싱한 줄 알고…” 성희롱 교수 중징계

           학생들에게 폭언과 성희롱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김모 교수(54)를 학교 측이 중징계 했다. 서울시립대 징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회의를 열고 김 교수에 대해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해 이를 서울시에 통보한 것으로 7일 확인됐다. 징계위에서 정직, 해임, 파면 같은 중징계를 통보하면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된다. 이에 앞서 4월 서울시의회는 김 교수와 관련 ‘서울시립대 전임교원 파면 건의안’을 통과시켰다. 김 교수는 “30살 넘은 여자들은 본인이 싱싱한 줄 알고 결혼을 안 한다” 같이 여학생이 수치심을 느끼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학생과 상담을 하면서는 뜬금없이 “아이는 몇 명이나 낳을 예정이냐”고 묻기도 했다고 한다. 또 수업 도중 대답을 못 하거나 틀린 답을 한 학생에게 ‘빨갱이XX’ 같은 욕설을 하고 죽비나 주먹으로 팔이나 어깨를 때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의 이 같은 행실은 지난해 12월 여학생이 대자보를 통해 피해사실을 폭로하면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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