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양강구도 흔들리나

        12일 앞으로 다가온 5·9 ‘장미대선’이 중반전에 접어든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간 격차가 벌어지면서 ‘양강 구도’가 크게 흔들리는 양상이다. 불과 열흘 전만 해도 안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문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지만 최근 잇따른 조사에서는 격차가 오차범위를 벗어난 10% 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부터 이어진 TV토론과 안 후보에 대한 경쟁후보들의 잇따른 ‘네거티브 공세’로 중도·보수층이 이탈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선거판세가 ‘1강(문재인) 1중(안철수) 3약(홍준표 유승민 심상정)’ 구도로 재편될 것인지, 아니면 안 후보가 다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 명실상부한 양강 구도를 회복할 것인지 주목된다. JTBC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2천 명을 상대로 25~26일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3월 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인구 기준 성별 연령별 등 가중값 부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는 38.5%를 기록, 안 후보(25.2%)를 13.3%포인트 앞섰다. 홍 후보는 12.3%, 심 후보는 7.5%, 유 후보는 4.9%를 나타냈다. 앞서 한국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성인 남녀 1천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도 문 후보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오른 4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안 후보는 7%포인트 떨어진 30%에 그쳤다. 최근 문 후보와 안 후보의 판세는 약 열흘 전 조사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일보와 한국리서치의 7~8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37.7%)와 안 후보(37.0%)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이내인 0.7%포인트에 불과했었다. 조선일보가 14~15일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천5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3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가중치 부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는 문 후보 36.3%, 안 후보 31.0%로 오차범위내 경합이 벌어진 바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15~16일 전국 유권자 2천명으로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2%포인트. 3월말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가중치 부여.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는 문 후보 38.5%, 안 후보 37.3%로 오차범위 내 초접전 양상이 나타났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는 부동층의 표심이 어디로 꽂힐지가 앞으로 12일 남은 대선 기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일보가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23일 발표한 여론조사(21∼22일 1천30명, 95%±3.1%포인트)에서 부동층은 21.3%로 집계됐다. 2주 전 조사에 나타난 부동층(14.5%)보다 늘었다. 지지 후보를 바꿀 의향이 있다는 응답률도 30.8%에서 34.0%로 높아졌다. 또 안 후보와 홍 후보 사이를 왔다 갔다 하거나, 더 나아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일부 주시하고 있는 보수·중도층의 표심 향배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페북 친구 50만’… SNS 활용 1등은?
40명 SNS 관리팀 둔 문재인 후보 3.9점으로 1등

        SNS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SNS를 통한 대선 홍보 경쟁이 치열하다. 이에 본지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다섯 명과 대선 후보들의 SNS 선거운동을 평가해봤다. 전문가들은 각 후보의 SNS 활용도와 이의 확산성, 콘텐트 전략을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전문가들이 “SNS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 이는 조직력과 광범위한 지지층을 앞세운 문재인 후보다. 5점 만점에 평균 3.9점을 받았다. 50만3000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친구를 거느린 덕에 페북 포스팅마다 2000여 개의 ‘좋아요’, 1000여 개의 댓글을 받는 게 예사다. 문 후보의 강력한 무기는 조직력이다. 네이버 출신의 윤영찬 SNS본부장은 “SNS 관리에 40여 명 정도가 매달리고 있다”며 “매체별 특성에 맞게 콘텐트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직력을 내세운 문 후보와는 정반대인 경우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유승민 후보다. 유 후보는 페이스북 개인 계정이 없는 유일한 후보다. 선거 운동에 돌입하며 연 캠프 계정은 친구가 1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인 송동현 밍글스푼 대표는 “온라인 홍보에서 예산과 조직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문 후보와 유 후보의 SNS를 보면 잘 드러난다”며 “매체별 특성에 맞는 콘텐트 개발이나 지속적인 피드백에는 생각보다 많은 인력이 투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층의 화법을 이해하고 적절한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 SNS 선거운동을 두 번째로 잘한다고 평가받은 심상정 정의당 후보 뒤엔 SNS 관리팀의 ‘단짠 전략’이 있다. 이는 “달고 짠 음식을 번갈아 먹다보면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음식을 먹게 된다”는 원리를 활용한 중독 유도 전략이다.  이석현 정의당 SNS 부본부장은 “부드러운 이미지의 ‘심블리’ 캐릭터와 카리스마를 강조한 ‘사자후’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노출해 후보의 다채로운 매력을 보여주려 노력한다”며 “후보를 직접적으로 띄우기보다 오히려 희화화하는 화법이 젊은 층에 어필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센스가 다소 부족하다고 지적받은 이가 안철수 후보다. 그는 세 번째로 많은 페북 친구(11만명)를 거느리고 있지만 지난 1주일간 그를 언급한 페북 콘텐트는 1만3750건으로 심상정(9만976건) 후보나 문재인(7만5292건)에 크게 못 미친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팅회사 에스코토스의 강함수 대표는 “안 후보의 SNS는 마치 공약집을 보는 것처럼 딱딱하다”며 “SNS는 친근감을 강화시키고 대화를 나누는 장인데 말수가 적은 모범생을 보는 느낌”이라고 평했다.  홍준표 후보는 SNS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지만 오프라인과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 후보보다 나은 점수(2.2점)를 받았다. 물론 SNS 인기가 지지율로 직결되지는 않는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끼리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자신의 성향에 맞는 콘텐트만 지속적으로 접하는 ‘필터 버블’ 현상이 주된 이유다.  강정수 디지털사회연구소장은 “기존의 매체에선 자신이 보고 싶지 않은 뉴스도 어쩔 수 없이 보는 경우가 많지만 SNS를 통해서는 하루종일 자기가 보고싶은 뉴스만 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선거 캠프에선 SNS를 통해 반대 세력을 끌어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후보들이 SNS를 통해 ‘진짜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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