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 다저스)이 올해 첫 시범경기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부활을 향한 청신호를 밝혔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애리조나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벌어진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동안 26개의 공을 던지며 삼진 2개를 잡고 안타는 1개만 내주는 깔끔한 무실점 피칭을 했다. 이날 30~40개 내외의 공을 던질 예정이었던 류현진은 단 26개의 투구로 2이닝을 마친 뒤 불펜에서 나머지 투구를 채웠다. 류현진의 이날 빠른 볼 구속은 평균 시속 86~88마일이었고 최고시속은 91마일까지 찍었다. 지난 2013, 2014년 14승씩을 올리며 다저스의 제3선발로 활약했던 류현진의 예전 모습을 다시 보게 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한 퍼포먼스였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 구속도 나쁘지 않았지만 무엇보다 빠른 볼과 변화구 모두 제구력이 예리했다. 1회 첫 타자 에릭 영 주니어를 2구만에 숏 땅볼로 처리한 류현진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펄펄 날고 있는 에인절스 2번타자 벤 리비어를 상대로 예리한 변화구 제구력을 앞세워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이어 다음 타자 대니 에스피노사는 날카롭게 떨어지는 커브로 투스트라이크 카운트를 만든 뒤 높은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해내 연속 삼진을 뽑아내며 12개의 투구로 1회를 마쳤다. 2회엔 첫 타자 제프리 마테를 숏 땅볼로 잡아낸 류현진은 다음 타자 C. J. 크론에게 초구 직구에 우전안타를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마틴 말도나도에게 불카운트 3-1으로 몰린 류현진은 5구 직구를 던진 것이 배트 중심에 잘 맞았으나 쭉 뻗어가는 타구를 우익수 트레이스 탐슨이 재빨리 달려가며 워닝트랙에서 잡아내 위기를 돌렸다. 호수비 덕에 한숨을 돌린 류현진은 다음 타자 셰인 로빈슨의 강한 땅볼타구를 몸 뒤쪽으로 글러브를 내밀어 잡아내는 감각적인 수비능력을 보여주며 이닝을 마치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팔의 스피드가 매우 좋고 투구동작도 꾸준히 유지돼 체인지업의 효율성이 뛰어나다”며서 “오늘은 그에게 정말 좋은 날이었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잘할 때는 정말 좋고 이것은 그런 방향으로 가는 첫 걸음이다. 하지만 류현진에 관해 우리는 매우 신중하다. 우리 팀 선발투수 선수층을 고려할 때 서두를 이유는 없다. 그가 불편한 느낌이 없고 계속 향상될 수 있도록 확실하게 해나갈 것”이라고 조심스런 자세를 견지했다.

손흥민 영국서 첫
‘해트트릭’

        손흥민(토트넘)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첫 해트트릭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토트넘을 FA(잉글랜드 축구협회)컵 4강으로 이끌었다. 특히 그를 겨냥해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댄 상대팀 팬들을 화끈한 골 퍼레이드로 통쾌하게 잠재웠다. 12일 영국 런던의 화이트하트 레인에서 벌어진 밀월과의 FA컵 8강전에서 손흥민은 전반 41분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슛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뽑아낸 것을 시작으로 후반 9분과 추가시간에 한 골씩을 더 보태 토트넘에서 자신의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그는 또 후반 34분에는 동료 빈센트 얀센의 첫 토트넘 필드골을 어시스트하는 등 3골 1도움의 만점 활약을 보였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맹활약을 타고 이번 대회 돌풍의 팀이었던 리그1(3부리그) 소속 밀월을 시종 압도하며 6-0 압승을 거두고 가볍게 4강에 올랐고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과 ESPNFC닷컴으로부터 모두 평점 10점 만점에 10점을 받았다. 지난 달 19일 풀럼과 FA컵 경기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선발로 나온 손흥민은 이날 초반부터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토트넘은 팀의 간판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이 전반 10분 만에 발목부상으로 교체돼 나가는 불운을 맞았으나 그 대신 들어온 크리스천 에릭센이 전반 31분 선제골을 터뜨려 리드를 잡았다. 이어 10분 뒤 상대 오른쪽 측면에서 볼을 잡은 손흥민은 안쪽으로 꺾어 들어오며 페널티박스 오른쪽 코너에서 그림 같은 트레이드마크 왼발 감아차기 슛을 골문 왼쪽 상단 코너에 꽂아 넣어 팀에 2-0 리드를 안겼다. 지난 1월28일 위컴과의 FA컵 경기에서 2골을 뽑아낸 이후 약 한 달 반 만에 터진 득점포였다. 손흥민은 후반에도 펄펄 날았다. 후반 9분 후방에서 키어런 트리피어가 수비라인 뒤쪽 공간으로 길게 올려준 볼을 달려들면서 바로 오른발 발리슛으로 때려 추가골을 뽑아내 팀에 3-0 리드를 안기며 사실상 승부를 끝냈다. 토트넘은 후반 27분 델리 알리가 4번째 골을 뽑아낸 데 이어 34분에는 왼쪽 측면을 돌파한 손흥민이 내준 패스를 얀센이 바로 왼발슛으로 연결, 리드를 5-0으로 벌렸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온 얀센은 네덜란드리그 득점앙 출신이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지금까지 페널티킥 골을 제외하곤 필드 플레이에선 한 골도 넣지 못했는데 마침내 손흥민의 도움으로 첫 필드골을 넣고 마음고생을 털게 됐다. 그리고 손흥민은 후반 추가시간에 기어이 해트트릭을 완성해냈다. 왼쪽에서 에릭센이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박스 한복판에서 왼발 발리슛으로 연결했고 볼을 골키퍼 다리사이로 빠져 골라인을 넘어갔다. 이 골로 영국 무대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은 이번 시즌 FA컵 4경기에서 총 6골을 기록하게 됐고 프리미어리그에서 7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1골 등 총 14골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 밀월 서포터스들은 경기 초반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대 FA가 정식 조사에 나섰고 밀월 감독은 경기 후 사과의 뜻을 밝혔다. 밀월 서포터스들은 지난 2005년 당시 울버햄프턴에서 뛰던 설기현을 상대로도 인종차별 구호를 외쳐 당시 울버햄프턴 감독이었던 폴 인스가 ‘인종차별주의자들’이라고 격노했었던 적이 있었다. 당시 설기현은 결승골을 터뜨려 울버햄프턴의 2-1 승리를 이끈 바 있는데 이날 손흥민도 환상적인 해트트릭쇼를 펼치며 밀월 서포터들을 침묵시켜 두 선수 모두 가장 완벽한 복수전을 펼친 셈이 됐다. 이날 결과로 올해 FA컵은 토트넘, 아스날, 맨체스터시티 등 세 팀이 4강행이 확정됐고 마지막 한 팀은 13일 벌어지는 첼시 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대결로 정해진다. 4강전 대진 추첨은 13일 첼시와 맨U의 마지막 8강전이 끝나면 바로 실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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