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켈리에 이어 맥마스터 국가안보보좌관 임명

           백악관 ‘상황실’에 베트남전 이래 가장 치열한 미국의 전장인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에서 활약한 장성 3인이 포진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매티스 전 중부사령부 사령관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남부사령부 사령관을 국토안보부 장관에 임명한 데 이어 20일 현역 육군 중장인 허버트 R. 맥마스터(54, 사진 좌) 육군 중장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기용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21일 트럼프 대통령이 맥마스터를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 이라크참전 장성들로 강력한 안보 트로이카를 구성하게 됐다면서 국방·국토안보·국가안보보좌관 등 안보 수뇌부를 장성출신으로 동시에 임명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라크참전 경력을 가진 톰 코튼 상원의원(아칸소주)은 “신세대 장군들은 이라크 파병 미군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던 2004년, 2005년, 2006년 시기에 고군분투한 장본인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이라크에서 보안군과 정규군 부대가 우선으로 필요하지만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을 잘 이해한다”고 지적했다. 맥마스터를 국가안보보좌관에 천거한 코튼 의원은 이어 “이라크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 신세대 장군들은 예전 선배 장군들보다 아마도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코튼 의원은 “정통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는 대통령인 트럼프에게는 장시간 기존에서 벗어난 견해를 표시하면서도 그것이 올바르다는 것을 입증해온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오히려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정무직에 대한 군 장교들의 선호 현상을 우려하지만, 대부분은 매티스, 켈리, 맥마스터 등 세 사람이 트럼프 행정부의 ‘나쁜 생각’에 대해 제동을 걸 수 있는 인물들이라는 점에서는 오히려 환영할만하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백악관 근무 경력이 전혀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빈번하게 만날 가능성이 큰 맥마스터는 국방부, 국무부, 의회, 중앙정보국(CIA) 등 유관 기관들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당분간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 전략가, 숀 스파이서 대변인 등 트럼프의 최측근들을 다루는 방법도 터득해야 한다. 이들 3인방이 트럼프의 안보구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들 장성이 전장의 전과로만 유명한 것이 아니라고 NYT는 말했다. 매티스와 맥마스터는 ‘학자-군인’으로도 유명하다. 베트남전 당시 미군 지휘부의 실정을 분석한 논문으로 명성이 자자한 맥마스터는 미 육군의 미래상을 재설계하는 작업을 주도해왔다. 또 역사학도인 매티스도 로마 시대의 키케로부터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좔좔 인용하는 인물이다. 한 마디로 문무를 겸비한 인물이다. 또 켈리장관은 남부사령부 사령관으로 미국 남부 국경을 어떻게 방비하고 마약 밀매범들과의 전쟁을 기존과는 다른 방식으로 벌일 수 있는지 고민해온 데다 의회 해병대 최고 연락장교로 근무한 적이 있다. 로버트 게이츠 전 국방장관은 “전쟁이 이들의 경륜과 평판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들은 이라크전의 실전 경험뿐 아니라 그 이상의 폭넓은 이해와 깊이를 가진 인물”들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744시간 중
트윗 18시간·골프 25시간 … 기자회견에는 4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한 이래 한 달간 모두 128건의 트윗을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1일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한 달, 744시간의 동선을 분석해 실었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을 써서 올리는 데 총 18시간을 할애했다. 한 건 당 평균 8분 20초를 사용한 셈이다. 기자회견에는 그보다 훨씬 적은 4시간만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체시간의 72.3%를 워싱턴DC와 인근 지역에서, 24.4%는 ‘겨울 백악관’으로 불리는 휴양지 리조트 마라라고와 인근 플로리다 주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3.4%는 운송수단 안에서 보냈다.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16시간을 보냈으며, 출발지와 도착지는 대부분 마라라고가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였다. 업무 시간을 분석해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정상과의 전화 통화나 회동 등 외교 활동에 21시간을 썼다. 그 밖에 기자회견에 4시간을 보낸 것을 비롯해 정보브리핑 청취 6시간, 법안과 행정명령 서명 6시간, 다양한 집단과의 보고·논의 14시간 등이었다. 이 밖의 업무에는 221시간(워싱턴 182시간·플로리다 39시간)을 할애했으며 업무를 보지 않는 시간으로는 399시간(워싱턴 293시간·플로리다 106시간)을 보냈다. 트럼프는 대통령은 3주 연속 마라라고가 있는 플로리다를 찾아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골프 선수 어니 엘스, 로리 매킬로이 등과 6차례 골프 라운딩을 했다. 이 가운데 5차례는 18홀을 모두 돌았다. 여기에 든 비용은 약 1천만 달러(115억 원). 비용은 모두 미국인의 세금으로 충당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한달간 골프장에서 25시간이라는 많은 시간을 보낸 점이 다소 미심쩍다는 것을 그의 팀도 잘 알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것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나는 골프를 치러 갈 시간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에서 골프 외에도 회의에 참석하거나 외국 정상들과 전화 통화를 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아울러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지난달 20일부터 33일간 쏟아낸 주장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보니 거짓 주장이나 오해 소지가 있는 주장이 132건이었다고 집계했다. 132건 가운데 가장 많은 34건을 트위터로 전했고, 주제별로는 ‘이민’이 24건으로 최다였다.

WP의 새 모토‘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죽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가 22일 자사의 새 로고로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죽다’(Democracy Dies in Darkness)를 선택했다. 이 모토는 WP 홈페이지 첫 화면의 ‘워싱턴 포스트’의 사명 아래에 바로 등장한다. 다만 이날 발행된 신문에는 아직 이 모토를 쓰지 않았다. AP 통신은 WP가 새 모토를 이날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는 WP 소유주인 제프 베저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과거 발언에서 따온 것이다. 베저스는 WP를 인수한 2013년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 가운데 많은 사람은 지금 ‘민주주의가 암흑 속에서 죽는다’는 믿고 있고, 또 그런 가운데서도 어떤 기관들은 (희망의) 빛이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매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WP가 그렇게 하는 막중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공교롭게도 WP가 미국의 수도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WP의 이 모토는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거꾸로 가는 정책’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고 있다. WP는 지난해 대선 때 기자 20명을 투입해 미국 대선후보,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약점’을 파헤쳤으며, 특히 대선 한 달 전에는 그가 과거 유부녀 유혹 경험을 외설적인 용어로 자랑하는 ‘음담패설 녹음파일’을 폭로해 대선판을 뒤흔들었다. WP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반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해 이른바 ‘반미국적’ 정책들을 앞장서 비판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계속 각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WP를 비롯해 자신에 비판적인 주류 언론을 대놓고 ‘가짜뉴스’라고 부르며 연일 성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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