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보다 3.4% 오른 2억1201만원을 올해 연봉으로 받게 된다. 다음으로 연봉이 높은 공무원은 황교안 국무총리로 1억6436만원으로 책정됐다. 정부는 5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무원 보수·수당 규정’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올해 연봉으로 ▶부총리와 감사원장은 1억2435만원 ▶장관 또는 장관급 공직자는 1억2086만원 ▶인사혁신처장·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식품의약품안전처장 등은 1억1912만원 ▶차관 또는 차관급은 1억1738만원을 각각 받는다. 인사혁신처는 “대통령과 장·차관을 비롯한 모든 공무원이 연봉과 수당을 합한 총 보수가 3% 인상된다”고 밝혔다. 예외적으로 국군 장병은 2년 연속 15% 인상률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병장 월급은 지난해 17만1400원에서 올해 19만7100원으로 오른다. 혁신처는 올해 공무원 보수 인상과 관련해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고 고위험 현장 공무원과 대민 접촉 부서 근무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보수 체계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소방공무원·경찰특공대 등 고위험도 직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위험 근무수당은 월 5만원(갑종 기준)에서 6만원으로 오른다. 이에 해당하는 공무원은 6개 직무에 8만9000여 명이다. 성과급을 연봉 중 일부로 받는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도 늘어난다. 과장 보직을 맡지 않는 4급(복수직 4급)과 5급 과장 재직자, 경찰관 중 총경 이상, 소방관 중 소방정 이상 등이 올해부터 이 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이미 성과연봉제 대상인 공무원의 성과급 비중도 커진다. 성과 평가에서 상위 S등급을 받은 공무원의 경우 부처 실장급(고위공무원단 가급)은 지난해 1200만원에서 올해 1800만원으로, 과장급(3급)은 49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성과 연봉이 각각 늘어난다. 경찰·간호직 등 대국민 접촉이 많은 공무원의 처우도 개선된다. 지구대·파출소 소속 경찰관은 야간(오후 10시∼다음날 오전 6시)에 112 신고를 받고 주요 범죄 사건 처리를 위해 긴급 출동할 때마다 건당 3000원(하루 최대 3만원)을 받게 된다. 담임교사를 맡은 교원에게 지급되는 담임수당도 월 11만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된다.


“꼭 정권교체 하세요, 꼭”
이희호 여사, 안철수 지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에게 사실상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가 5일 말했다. 전날 동교동 자택에서 20분간 이뤄진 비공개 회동에서다. 회동에 배석한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이 여사가 안 의원에게 ‘이번에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뭔가 이뤄질 수 있는 희망을 느꼈다. 꼭 주축이 돼 정권교체를 하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올해 총선에서도 많은 숫자(의석)를 가져가야 하는데”라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난 (2012년) 대선 때 내가 좋아했었다.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에서도 많이 좋아하고 응원했는데, 마지막에 후보를 내려놓게 돼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그런 뒤 “조금 강했으면, 조금 더 강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강한 모습이 보여 희망을 느꼈다”고 했다. 안 의원이 “건강하셔서 꼭 정권교체 상황을 보셨으면 좋겠다”고 하자 이 여사는 “꼭 정권교체 하세요, 꼭”이라고 재차 강조했다고 한다. 안 의원은 난 화분을 직접 들고 이 여사를 찾아 큰절을 했다. 이 여사는 안 의원에게 동교동 자택 마당에 있는 모과나무 열매로 만든 차를 대접했다. 이 여사는 안 의원에게 “맛이 좀 십니다”면서 모과차를 건넨 뒤 대화를 이끌었다고 한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동교동은 수십 년간 민주화를 위해 싸워온 분들의 살아 있는 역사 같은 장소”라며 “거기서 이 여사가 응원의 말을 더해 줘 감사하고 의미 있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교동계는 이 여사의 격려발언을 집단 탈당의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마디 말씀이 함의하는 것이 굉장히 컸을 것”이라며 “제가 볼 때는 ‘벽오동 심은 뜻’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벽오동은 전설의 새인 봉황이 깃들인다는 나무로, ‘벽오동 심은 뜻’은 꿈이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는 의미다. 그는 자신의 탈당 문제에 대해서도 “상당히 굳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교동계 좌장 권노갑 고문은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동교동계는 거의 전부 탈당으로 기울었다”며 “나에게도 독촉이 많이 오는데, 15일 전후해 결단을 하겠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 정무특보로 합류한 범동교동계 출신인 이동섭씨는 “동교동계는 이미 ‘안철수 신당’ 쪽으로 마음을 굳혔고, 좌장인 권노갑 고문도 마찬가지다. 권 고문이 지침만 주면 우르르 몰려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에게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했다. 한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7일 안 의원과 만나 수락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몸이 좋지 않지만 맡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날 안 의원은 오전 7시 영등포역 광장에서 환경미화원들과 빗자루를 들고 청소를 했다. 형광색 상·하의와 노란색 장갑, 흰색 헬멧, 귀마개 등 미화원 복장을 한 안 의원은 “여의도는 정말 깨끗하게 청소가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회장 지시로 새벽 산행하던 대보그룹 직원 숨져

        성탄절인 지난해 12월 25일, 회사 ‘단합대회’ 차원에서 지리산 천왕봉으로 오르던 대보정보통신 사업부 김모(42) 차장이 등산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날 새벽 4시부터 등산을 시작해 4시간쯤 지났을 때였다. 구조헬기로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심근경색으로 사인을 추정하고 있다. 부검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씨의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무리한 산행이 죽음을 불러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가족 측은 “평소 건강했던 이가 회사의 강제 산행 때문에 죽었다. 버스에서 쪽잠을 잔 뒤 새벽부터 산에 오른 게 문제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보그룹 측은 “회사가 주최한 것은 맞지만 업무나 건강상의 이유로 빠질 수 있는 행사였다”고 항변했다. 강제 산행이 아니라는 회사의 해명과 달리 김씨 가족과 동료는 최등규(68) 대보그룹 회장 등 경영진이 평소에도 산행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대보의 한 직원은 “회장의 지시로 강제적 등산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행사에 참가하지 못한 직원은 자비로 지리산에 가서 ‘천왕봉 등정 인증샷’을 찍어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이 회사에는 ‘점심시간 엘리베이터 사용 금지’ 규칙이 있다. 엘리베이터 사용이 적발되면 지하 2층~지상 10층 계단을 20회 왕복해야 한다. 경영진은 일부 직원들에게 체중 감량을 지시하며 각서를 쓰게 했다. 대보그룹 관계자는 산행이 회장 지시에 따른 것이었음을 부인하지는 않으면서 “건강 중시가 우리의 기업 문화다. 회장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직원들에게도 운동에 대해 많이 얘기한다. 35년간 등산 행사를 하면서 한 번도 사고가 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대보그룹은 건설·유통·정보통신·레저 사업을 한다. 연 매출이 1조원대다. 최 회장은 그린콘서트, 다문화가정 결혼식 등의 자선활동을 펼쳐왔다. 최 회장은 2014년 말 회사 돈 약 21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구속됐다가 다섯 달 뒤에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9000만원을 선고받았다. 현재 2심이 진행되고 있다. 기업 소유주나 경영진의 과도한 지시·행동이 논란을 부른 경우는 과거에도 꽤 있었다. 지난해 12월에는 김만식 몽고식품 명예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상습적으로 폭행과 욕설을 했음이 드러나 공개 사과를 했다. 2011년에는 피죤 창업자 이윤재 회장이 임원을 청부폭행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국가인권위원회 차별조사과 관계자는 “ 경영진에 의한 회사 내 인권 침해를 해소하기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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